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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나눔사다리 ③]이상호 만드로 대표 "돈 때문에 전자의수 못사는 슬픔 없도록 해야죠"

의수 비싸서 못 산다 사연 듣고

3D프린터 활용 전자의수 개발

스마트폰 연동 신제품 출시준비도





‘손과 팔을 잃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가격에 전자의수를 쓸 수 있다면….’

원래 3차원(3D) 프린터 소프트웨어(SW) 개발 업체였던 만드로가 전자의수로 방향을 돌린 것은 이상호(36·사진) 대표의 남다른 꿈 때문이다. 의수를 쓰고 싶은 누구나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는 이 대표 스스로에게 던진 미션이기도 하다.

경기 부천 춘의테크노파크 내 작업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국내에 손·팔을 잃은 수만 명 가운데 1%도 안 되는 극소수만 제대로 된 의수의 혜택을 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의수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만드로의 전자의수는 배터리 충전 거치대까지 포함해 150만원 정도다. 움직이지 않는 일반 의수가 200만~300만원대인 것에 비해 저렴하고 5개의 손가락이 작동하는 외국산 제품이 4,000만~5,000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30분의1에 불과하다.

기능 면에서도 우수하다. 칼이나 펜 등을 거뜬히 잡는다. 15개의 손가락 관절을 움직여 실제 손처럼 쓸 수 있을 정도다. “양손을 잃은 한 40대 여성은 전자의수를 착용하고 아이를 위해 그림을 그려줬다며 만족감을 표시했어요. 아직 악력과 제한된 팔목 회전, 미관 등에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개선된 제품을 꾸준히 내놓을 생각입니다.”

전자의수라 하더라도 사람마다 절단 부위가 달라 맞춤형 금형 방식으로 제작하면 비용이 치솟는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3D 프린터다. 70여개에 달하는 부품들은 설계도면만 있으면 3D 프린터가 너끈히 찍어내고 팔 부분이 들어가는 원통형 소켓도 3D 스캐너로 비정형 모양을 입력할 수 있다. 물론 개발은 결코 쉽지 않았다. 1년6개월 동안 1,000번 넘게 디자인을 수정했다. 절단 부위의 근육 움직임을 감지하는 근전도 센서는 협력사와 머리를 맞대 10분의1 이하 수준으로 낮췄다.

이 대표는 “3D 프린터가 없었던 10년 전이라면 이 가격의 전자의수는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며 “1인 제조, 이른바 ‘제조의 민주화 시대’가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생산 방식을 바꾸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품 개발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책임연구원 출신인 이 대표도 사실 의수를 잘 몰랐다. 3년간의 연구원 생활을 접고 지난 2014년 3D 프린터 SW업체를 세운 이듬해 3D 프린터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이 전환점이 됐다. 공장 프레스 사고로 양손을 잃은 동호인이 기존의 의수가 너무 비싸다는 얘기에 딱 한 달만 재능기부하는 셈 치고 개발한 것이 시작이다. “그 동호인이 만드로 전자의수를 쓴 후 우울감을 벗고 가정도 화목해져 최근에는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이처럼 좋아하는 사용자가 반, 높은 기대치에 아쉬워하는 쪽이 반입니다.”



최근 1년여 동안 전자의수를 제공받은 국내 장애인이 56명, 요르단·탄자니아 등 해외를 합치면 80명 정도다. 교육용으로는 300여대가 보급됐다. 코이카의 해외 지원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2018년까지 요르단 등에 의수 500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저렴하더라도 제값을 받기 위해 북미·유럽 시장 진출 욕심도 있다.

이 대표는 “전자의수 사용자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하는 것만큼이나 회사가 망하지 않는 것도 목표”라며 “앞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제조 분야의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이 대표는 “‘생각과 말에 그치지 말라(Show me. Don’t tell me)’는 메이커 정신을 되새겼으면 좋겠다”며“아이디어를 썩히지 말고 실행에 옮기고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만드로 전자의수는 현재 다섯 번째 버전의 제품이 나왔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다음 버전도 올해까지 개발해 내놓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다양한 절단장애 유형에 맞는 제품을 더 많이 만드는 것도 새해 소원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글·사진=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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