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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가상화폐와 이야기꾼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네오50 연구소장





최근 가상화폐 시장을 두고 회자되는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다. ‘기존 화폐의 신뢰성을 가상화폐가 대체한다더라. 가상화폐는 4차 산업혁명의 기폭제다. 증권시장 신뢰훼손으로 투자자들이 가상화폐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한다. 비트코인 10만~50만달러까지 갈 수 있다더라. 가상화폐시장 참여자가 중고생을 포함해 26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가상화폐는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투자로 돈 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듣고 드는 생각은 무엇인가? 대부분 남들이 다하고 돈을 버는데 나만 그렇지 않다고 느낀다고 한다. 그러면 나도 참여해야 하나? 사람들은 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드는 것일까?

장대익 서울대 교수는 저서 ‘울트라 소셜’에서 “만일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인간을 알고자 한다면 어떻게 할 것 같으냐”는 질문을 던진다. 외계인은 사피엔스의 역사와 문명을 연구하면서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알게 될 것이라 했다. 외계인이 알게 된 인간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그것은 초사회성이다. 소집단으로 소통 가능한 규모를 150명 정도로 인식할 때 인간만이 오늘의 대규모 사회구조를 만들 수 있었고 그 핵심이 공감능력이라고 했다. 잘 짜인 이야기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폭제다. 이야기에 빠져드는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그러나 투자의 세계에서 잘 짜인 이야기가 회자되면 이미 전체 그림이 거의 완성된 상태다. 그런데 참여하고 있지 않은 나는 불안하다. 결국 참여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모든 투자의 끝에 나타나는 현상은 ‘남이 하면 나도 반드시 참여해야 직성이 풀린다. 참여할 수 있는 모든 자금이 모두 들어온 다음 하락한다. 아줌마·농민·군인·공무원이 제일 마지막에 참여한다’로 귀결된다. 이때 정부가 개입한다. 가상화폐에 대해 ‘1인당 거래한도 제한 검토, 은행의 가상계좌 서비스 제한,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도 검토할 수 있어’ 등이 그것이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 없다’는 말도 있지만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다. 그리고 TV에서 가상화폐를 주제로 토론하고 거의 매일 신문과 온라인 매체에 가상화폐가 뉴스로 올라온다. 이론 및 제도 전문가들의 논쟁은 치열함을 넘어 격렬하다. 논쟁 자체가 너무도 완벽한 이야깃거리가 된다.

일반 투자자가 가상화폐의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투자의 현장은 잘 짜여진 ‘카더라’ 이야기가 들릴 때부터 조심해야 한다. 지금 주변을 둘러봐 너무도 잘 짜인 이야기가 들리는 모든 투자의 대상은 ‘합리적 의심’을 해봐야 한다. 이야기꾼의 말이 너무도 그럴듯해 보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그때부터 투기가 될 수 있음이다. 물론 최종 결과의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것이다. 그것이 치명적이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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