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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디지털 시대 M&A, 성장 아닌 생존 문제다

정기환 EY한영 재무자문본부장





요즘 젊은 직장인이나 대학생은 택시를 기다리지 않는다. 따뜻한 카페나 편의점에서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사용해 택시를 부르면 된다. 자기가 있는 장소와 목적지를 말하지 않아도 택시가 알아서 찾아오고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 게다가 추운 겨울 길에서 택시를 잡으려 ‘따블’을 부르는 많은 이들의 부러운 눈길을 받는 것은 덤이다.

카카오택시가 만들어낸 모습이다. 지난 2017년 글로벌 사모펀드 TPG컨소시엄이 자본금 20억원인 카카오택시를 1조5,000억원의 가치로 평가했다. 카카오택시를 서비스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TPG컨소시엄의 투자 결정 이후 소프트뱅크에서 2조5,000억원의 가치로 투자제안을 받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송 서비스와는 아무 상관이 없던 모바일 기업 카카오가 만든 기업이다. 기존 운송 산업에 디지털을 접목해 ‘창조적 파괴(Disruption)’를 일으킨 것이다. 카카오택시의 창조적 파괴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 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당장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카카오택시의 기업가치를 산정했다면 조 단위가 넘는 평가를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카카오택시의 가치 평가를 비롯해 구글의 유튜브 인수,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는 모두 전통적인 인수합병(M&A) 계산법으로는 나올 수 없는 결과들이다. 전통적인 M&A나 지분투자에서는 투자 검토 시점에 매수대상 기업이나 사업의 적정가치와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실사(Due Diligence)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인수대상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작업은 기존과 같이 재무적인 접근이나 영업현황에 대한 접근으로는 불가능해졌다.



개별 기업이 수많은 사람이 만들어내는 아이디어와 혁신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A를 통해 외부의 인재와 자원을 흡수하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된다. 다만 디지털 시대에 성공적인 M&A를 위해서는 과거의 방법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에 대한 확신과 변화를 읽는 선견(Forward Looking)을 가지고 기업의 실사와 평가에 임해야 한다. 또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가치 평가를 인수금융에 설명하기 위한 논리와 실행계획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 기업의 사운을 가르는 M&A를 위해서는 디지털 전략을 지원해주고 미래 산업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의 도움도 필요하다.

이제 디지털이 불러일으키는 창조적 파괴는 기업의 성장을 위해 고민할 문제가 아닌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 전통 기업이 성장을 위해 사용했던 M&A 전략도 디지털 환경에서는 생존을 위해 고민할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8년 이후 M&A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통한 기업의 생존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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