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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화혈색소 8~12% '중등도 당뇨병'도 인슐린 주사제 치료를

■ 8개 대학병원 환자 2년간 추적 결과
조절목표 7% 미만 유지율, 약 복용군의 2.8배
초장에 써야 췌장의 인슐린 분비회복 효과 ↑

당화혈색소 8~12% '중등도 당뇨병'도 인슐린 주사제 치료를

중증 당뇨병은 아니지만 진단 초기 혈액 속 당화혈색소가 8~12%로 꽤 높은 중등도(中等度) 환자도 초장부터 인슐린 주사치료를 하는 것이 혈당 조절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슐린 주사를 맞은 환자들은 정상혈당 회복 후 2년간 치료를 받지 않아도 당뇨병 합병증 위험이 크지 않은 ‘당화혈색소 7% 미만’ 유지율이 53%로 혈당강하제 복용군의 2.8배나 된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당화혈색소의 비율이 중간 수준으로 높은 중등도 당뇨병 초기 환자를 중심으로 처음부터 인슐린 주사치료를 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췌장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능력이 떨어진 제2형 당뇨병에 걸렸다고 처음 진단받은 사람 가운데 중등도 이상 환자는 30~35% 정도다.

12일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우정택·전숙·이상열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은 당화혈색소의 비율이 8~12%인 중등도 당뇨병 초기 환자로 진단돼 지난 2007~2012년 국내 8개 대학병원에서 인슐린 주사제 또는 먹는 혈당강하제로 치료받은 97명의 혈당조절 상태를 2년간 추적 관찰했다.

인슐린 치료군은 매일 4회(하루 지속형 인슐린 글라진 1회, 식사 직전 속효성 인슐린 글루리신 3회) 주사를 맞았다. 혈당강하제 복용군은 2종(글리메피리드와 메트포르민 성분)을 함께 먹었다. 3개월 이내 치료받은 97명은 모두 정상 당화혈색소(6.5% 미만)를 회복했으며 이후 2년간 치료를 받지 않았다.

추적 관찰 결과 인슐린 주사군은 당화혈색소가 중등도 이상 당뇨병 환자의 조절 목표인 7% 미만을 2년간 유지한 사람이 53.3%로 혈당강하제 복용군(18.8%)의 2.8배나 됐다.

인슐린 주사를 맞은 환자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향상되고 장기간 유지되는 현상도 관찰됐다. 우정택 교수는 “중등도 당뇨병 초기 환자에게 집중적인 인슐린 치료가 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당뇨병 치료지침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는 “당뇨병 진단을 받을 무렵 인슐린 분비 기능이 50% 미만으로 떨어져 있는 중등도 환자에게 처음부터 인슐린 제제를 주사하면 정상혈당 회복 속도도 빠르고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이 일정 부분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되면 치료를 중단해도 일정 기간 혈당이 잘 조절될 수 있다. 반면 먹는 혈당강하제는 인슐린 분비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적다”고 설명했다.

당화혈색소 8~12% '중등도 당뇨병'도 인슐린 주사제 치료를
당화혈색소는 혈액 내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혈색소가 당화(糖化)된 비율로 지난 1~3개월 평균 혈당 조절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식사 전후, 무엇을 먹었는지에 따라 변동이 심한 공복·식후 혈당과 달리 꽤 안정적이다. 대략 6.5% 이상~8% 미만이면 경증, 8% 이상~12% 미만이면 중등도, 12% 이상이면 중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국내 당뇨병 진료지침은 혈당 조절이 심하게 안 되는 당화혈색소 12% 이상 환자, 12% 미만이라도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량이 많고 체중이 급감하는 등 고혈당 증세가 심할 경우에는 처음부터 인슐린 치료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인슐린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과 번거로움 때문에 먹는 약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중증 환자가 적지 않다. 인슐린 주사를 맞는 중등도 환자도 매우 드물다.

당뇨병은 다양하고 치명적인 합병증 때문에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고혈당 상태가 수 년에서 수십 년간 이어지면 지방질 등과 함께 혈관 벽에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망가진다. 우리나라는 심혈관계·콩팥·망막 질환과 당뇨발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당뇨병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자는 취지에서 당화혈색소 6.5% 이상을 당뇨병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경증 환자를 빼면 당화혈색소를 7% 미만으로 떨어뜨리기가 쉽지 않고 7%면 합병증 위험을 크게 높이지 않는 수준이어서 중등도 이상 환자는 7% 미만을 조절 목표로 잡는 것이 국내외 가이드라인이다. 당화혈색소가 7%면 평균 혈장혈당이 154㎎/㎗, 8%면 183㎎/㎗, 12%면 298㎎/㎗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당화혈색소 6.5% 이상이 아니더라도 하루 중 아무 때나 측정한 혈당이 200㎎/㎗ 이상, 8시간 공복혈당 126㎎/㎗ 이상, 포도당 75g 용액을 마시고 2시간 뒤 측정(경구당부하 검사)한 혈당 200㎎/㎗ 이상 중 하나에 해당하면 당뇨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2016년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70만여명이지만 실제 환자는 4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당뇨병 환자의 36%가량이 이런저런 이유로 치료를 받지 않고 있어서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4.4%(남자 15.8%, 여자 13.0%)로 7명 중 1명꼴이다. 연령대별 당뇨병 진료 인원은 60대가 28%로 가장 많았고 50대(26%), 70대(23%), 40대(12%) 순이었다. 당뇨병 환자 가운데 65%는 고혈압도 함께 앓았다. 최근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젊은 비만 인구가 늘면서 30세 이하 당뇨병 환자도 늘고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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