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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없는 대학...6개월짜리 학위...세계는 교육혁명중

'미네르바스쿨'·'나노학위' 확산
국내대학도 커리큘럼 혁신 필요

  • 성행경 기자
  • 2018-01-14 18:01:41
  • 기업 8면
캠퍼스 없는 대학...6개월짜리 학위...세계는 교육혁명중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서울에서 학기를 보낸 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이 학기 도중 진행한 기업들과의 프로젝트 내용을 정리하는 심포지움을 갖고 있다./사진제공=미네르바스쿨

정해진 캠퍼스 없이 학기마다 전 세계 주요 도시를 돌아다니며 수업을 듣는 ‘미네르바스쿨’이 이번주에 5기 신입생 모집을 마감한다. 400명 안팎을 뽑는데 지원자가 벌써 2만5,000명을 넘겼다. 4기 신입생 모집 때보다 4,000명, 3기 모집보다는 무려 9,000명이나 늘었다. 경쟁률도 높지만 지원자들의 수준도 아이비리그 대학 지원자 못지않을 만큼 우수하다. 미네르바스쿨 재학생들은 4개월마다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베를린·런던·부에노스아이레스 등 전 세계 7개 도시를 옮겨 다니며 공부한다. 2·3학년 250여명은 지난해 9월 서울을 찾아 4개월을 보낸 뒤 지금은 인도 하이데라바드로 옮겼다.

지난 2011년 벤처기업가 출신인 벤 넬슨이 “기존 대학 모델을 바꾸겠다”며 미네르바스쿨을 설립됐을 때만 해도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친 이들은 많지 않았다. 2014년 개교 후 4년이 지난 지금 졸업생도 아직 배출하지 못한 미네르바스쿨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학이 됐다.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정해진 교실에서, 정해진 교수가, 정해진 진도를 나가는 기존 대학 교육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미네르바스쿨은 학생들을 모아놓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공지능(AI)이 인간보다 지식을 빨리 습득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창의적이고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고 이러한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대학도 일방통행식 강의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프로젝트 중심 교육(Project Based Learning·PBL)’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네르바스쿨은 온라인 수업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쌓고 방문 국가의 대학·기업에서 인턴십을 하거나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문제 해결력을 키운다. 서울에서도 네이버·SAP코리아·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의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재학생 최다나씨는 “창의적 사고, 비판적 사고, 효과적 의사소통, 효과적 상호작용 등을 120가지 주제로 나눠 수업을 하고 나아가 실전에서도 적용하는 훈련을 한다”면서 “수업은 모두 ‘거꾸로 교실’로, 과제를 미리 해야만 참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스페인의 몬드라곤팀아카데미(MTA)는 PBL의 극단적 사례로 꼽힌다. 2007년 설립된 MTA 역시 미네르바스쿨처럼 캠퍼스나 강의실이 없고 심지어 교수와 강의도 없다. 대신 팀 코치가 창업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면서 기업가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15명 안팎의 학생들은 팀을 이뤄 4년 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소통·협력하는 방법을 배운다. 학생들은 매년 20개 내외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쌓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선다. 현재 MTA는 스페인뿐 아니라 중국·네덜란드·멕시코·인도 등 6개국에 11개 랩을 운영할 정도로 창업 교육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미네르바스쿨과 MTA가 프로젝트 기반의 교육으로 고등교육의 혁신 사례로 꼽힌다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최신 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는 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MOOC)는 기업들이 선호하는 인재 확보의 통로가 되고 있다. 딥러닝 분야의 석학인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가 설립한 코세라와 서배스천 스런 구글X 초대 소장이 설립한 코세라와 유다시티가 대표적인 MOOC로 꼽힌다.

2012년 설립된 코세라는 29개국 161개 대학·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2,600개 안팎의 온라인 강의 코스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수강한 인원만 2,500만명이 넘는다. AI와 딥러닝, 자율주행차 등에 특화된 강의를 제공하는 유다시티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단기간에 양성하면서 ‘실리콘밸리의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구글이나 아마존, 엔비디아 등 IT 기업들은 유다시티와 제휴를 맺고 강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이를 수강하거나 6개월 또는 1년 과정의 ‘나노 학위(nano degree)’를 취득한 수강생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미래 인재를 팀 프로젝트 기반의 컨텍스트 교육과 무크 기반의 콘텐츠 교육의 융합을 통해 양성해야 한다”면서 “국내 대학들도 사회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존 학제와 커리큘럼 혁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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