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은혜초 폐교 소식에 상처...버림 받은 기분"

편지로 심정 전한 학생들

절절한 편지에 학부모 눈물

"우리학교 지켜달라" 호소도

폐교·입학허용 가처분 신청 등

학부모들 법적대응도 고려

지난 17일 서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입학식 날 가슴에 빨간 꽃을 달고 축하인사를 받았어요. 그때는 제가 소중한 사람이 된 것 같았는데 지금은 버림받은 기분이에요.”(6학년 박지민양)

“친구들과 스키캠프를 가서 물총놀이와 눈싸움을 했던 기억들이 눈에 선해요. ‘마지막’이 아닌 ‘제50회 졸업생’으로 남고 싶어요.”(6학년 한경서양)

17일 서울 은평구 은혜초 강당에서 열린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에서 재학생들은 편지를 통해 폐교 위기에 놓인 심정을 전했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절절한 편지에 눈물을 훔쳤다.

학생들은 “행복하게 다니던 학교가 왜 갑자기 폐교되는지 이해되지도 믿기지도 않는다”며 “우리가 사랑하는 학교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은혜초 학부모 비대위에 따르면 은혜초 재학생 총 235명 중 100명가량은 이미 전학을 가기로 결정하고 주변 학교들을 알아보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135명은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들은 학교가 폐교 방침을 바꿔 다시 학교를 다닐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학교 측과 교육 당국 간 협의를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개학이 오는 3월2일로 불과 40일 남짓 남았지만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서울시교육청은 “은혜초의 폐교인가 신청을 승인할 수 없다”며 “학생들을 분산 수용할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하지 않고 학교 정상화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교 측이 폐교를 강행할 경우 시교육청이 대응할 수 있는 카드도 딱히 없는 것이 현실이다. 4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당장 돌아오는 학기에 아이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만 발을 동동 구르는 게 한스럽다”고 전했다.

폐교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은혜초를 계속 다니기 위해 전학하지 않고 기다리던 학생들은 ‘미아’로 전락할 수 있다. 게다가 은혜초 주변의 신도초·불광초 등 인근 공립초등학교 학부모들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은혜초 학생들이 한꺼번에 전학을 오면 한 반에 학생이 2배 가까이 늘어나기 때문에 교육의 질 하락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특히 은혜초와 비교적 가까운 경기 북부 지역에 살면서 학교를 보냈던 50여명은 주변 사립학교로 옮기지 못할 경우 서울이 아닌 경기도의 학교로 보내질 가능성도 있다. 2학년과 5학년 자녀를 둔 또 다른 학부모는 “큰 아이는 서울 인근 학교로 전학이 가능할 것 같은 데 둘째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악의 경우 큰 애는 서울에서, 둘째는 경기도에서 초등학교를 다녀야 할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전했다.

학교를 지키기로 한 학부모들은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넣고 대외 호소문을 각계에 보내는 등 학교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폐교 가처분 신청, 신입생 입학허용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기로 했다.

학부모 비대위 관계자는 “만일 무단으로 학교 문을 닫더라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2일 아이들을 정상 등교시킬 것”이라며 “일방적 폐교 추진을 막고 학교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각계에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