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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잘되니 판매 쑥쑥"…수입차시장 '코리안 CEO' 전성시대

'BMW' 김효준·'캐딜락' 김영식 등

소비자 성향·시장 이해도 높아

한국인 사장 9곳 판매 17% 늘어

외국인 CEO 브랜드는 9% 감소

차기 수입차협회장 누가될지 관심





국내 수입차 시장에 한국인 사장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한국인 사장이 이끄는 브랜드들의 판매량은 많이 늘어난 반면 외국인 사장들이 이끌고 있는 브랜드들의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한국 시장을 잘 이해하고 고객과 딜러·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무기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고객·딜러·직원과 소통 잘되고 정확한 시장 이해가 비결=21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사장이 경영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 9곳의 판매량은 12만9,698대로 전년 대비 17.4% 늘었다. 반면 외국인 사장이 경영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량은 10만5,460대로 9.15% 감소했다. 외국인 사장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판매가 22% 늘었던 것을 고려하면 벤츠를 제외한 대부분의 브랜드의 판매가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인 사장이 경영 중인 브랜드 중 판매를 크게 늘린 곳은 BMW코리아가 대표적이다. 수입차 1세대 김효준 회장의 BMW코리아는 지난해 판매량은 5만9,624대로 1년 전보다 23% 늘었다. BMW코리아의 역대 최대 연간 판매 기록이다. BMW 외에도 김영식 사장이 이끌고 있는 캐딜락이 82.2% 늘며 역대 처음으로 2,000대 판매 시대를 열었고 김광철 사장의 마세라티도 2,000대 이상을 팔며 7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정우영 사장의 혼다코리아는 각종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지만 판매는 55.2% 증가했다. 송승철 사장의 한불모터스(푸조·시트로엥)이 7.1% 증가했다. 백정현 사장의 재규어랜드로버는 랜드로버가 대활약하며 3.2%, 지난해 취임한 허성중 사장의 한국닛산 역시 올해 인증 취소 등 각종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판매를 늘렸다. 한국인 사장이 경영하고 있는 브랜드 중 판매가 줄어든 곳은 포드가 유일하다. 정재희 사장의 포드는 판매가 4.4% 감소했다. 지난해 쿠가 등 새롭게 출시한 주요 모델 판매가 부진했고 ‘익스플로러’를 제외하면 딱히 판매를 늘리지 못하는 것이 이유다. 정 사장이 한국수입차협회(KAIDA) 회장을 겸직하고 있어 경영에 주력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국인 사장이 외국인 사장보다 경영 실적이 더 양호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소통’을 가장 큰 무기로 보고 있다. 국내 수입차 업체들은 한국법인(수입사)이 여러 곳의 딜러사와 함께 판매한다. 주요 전시장이나 서비스센터 투자한다. 사실상 운명 공동체로 평가받는다. 한국인 사장은 주요 딜러사 사장들과 자주 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이나 전략 등을 함께 짠다. 외국인 사장보다 아무래도 딜러들과의 친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임기가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가는 용병 성격의 외국인 사장과 달리 한국인 사장들은 한국 시장에 공을 많이 들인다. 김효준 BMW 회장이 한국에 드라이빙센터 유치를 위해 본사를 설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윤모 볼보 사장이 XC60 가격을 유럽보다 3,000만원 가량 낮게 설정할 수 있었던 것도 본사를 설득했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과 기호, 그리고 시장의 분위기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도 강점이다. 올해 판매가 늘어난 주요 브랜드 중 BMW·캐딜락·혼다·마세라티·푸조시트로엥 대표들은 국내 수입차 1세대 경영인으로 20년 가까이 시장에서 역할을 해온 인물들이다. 수입차 시장이 연 1만~2만대 수준일 때부터 브랜드를 이끌어온 인물들이다. 소비자들의 성향이나 제품 기획력이 우수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외국인 사장들은 한국 시장 파악뿐 아니라 이질적인 한국 생활에도 적응해야 해 정상적인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는 6개월 이상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며 “영어 등 다른 언어로 일반 직원들과 소통해야 하는 만큼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협회장 누가 될지도 관심=올해 3월이면 정재희 한국수입차협회 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정 회장은 3연임 해 더는 회장직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수입차협회를 누가 이끌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수입차협회는 3월 정기총회를 통해 신임 회장을 선출한다. 입후보에 국적 제한은 없다. 후보자가 복수면 회원사 투표로 정해진다. 협회장은 전통적으로 한국인 사장이 맡아왔다. 정부와 소비자들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고 임기가 비교적 덜 유동적인 한국인 사장이 이끌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비주류 브랜드가 맡을 차례라는 말이 나온다. 다만 일본 업체들은 최근 들어 인증 문제나 품질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자칫 수입차협회장을 맡아 브랜드 이익만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 독일과 일본 브랜드를 제외하면 이윤모 볼보 사장, 김영식 캐딜락 사장, 백정현 재규어랜드로버 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올해 수입차협회에 가입하는 마세라티의 김광철 사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협회장의 역할이 점점 커지는 만큼 대표성을 띠는 브랜드가 업계를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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