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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꿈꾸는 도시] 친환경 첨단산업 도심으로 이전...'일-생활-여가' 3박자 갖춰야

<중> 4차산업혁명시대의 도시재생

4㎢ 혁신지구 조성한 보스턴

빌딩 리모델링 스타트업 유치

3만개 일자리 창출 성과 괄목

中 선전 화창베이 전자상가도

IT분야 창업자 대거 끌어들여

세계 최대 특허출원지역 우뚝

보스턴 혁신지구에 입주한 창업기업 지원기관(액셀러레이터)인 매스챌린지 직원이 신생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보스턴은 바다와 인접해 일찌감치 항구와 부두·조선소가 들어서면서 산업도시로 발달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미 조선산업 침체로 보스턴으로 입항하는 국제 선적도 감소하면서 인구감소·도심쇠퇴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보스턴시 정부는 도심 기능 회복을 위한 장기계획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2010년부터 도심 재생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대표적인 게 ‘보스턴 혁신지구(Innovation Disctict)’ 조성이다. 보스턴 인근에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다양한 대학들이 있고 이들 대학의 기술을 사업화하려는 기업 수요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혁신지구를 만들어 벤처기업가·창업보육기관들을 끌어들이기로 한 것이다.



보스턴시 정부는 보스턴 남부 수변지역에 4㎢(122만평) 규모로 혁신지구를 조성했고 이곳에 있던 빌딩들을 리모델링해 정보기술(IT)·헬스케어 등 첨단산업 분야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과 액셀러레이터(창업기업 지원기관)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910년대 보스턴 육군 물자 창고로 쓰였던 빌딩은 현재 ‘보스턴디자인센터’로 탈바꿈했으며 다양한 업종의 스타트업과 세계 최대 비영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매스챌린지’가 입주해 있다.

보스턴 혁신지구의 가장 큰 특징은 생산기능을 도심으로 이전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도시는 제조업을 도심 외곽으로 옮겨 생산 기능을 약화시켰다. 그 결과 도심에는 소비와 서비스 기능만 남아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보스턴 혁신지구는 창조적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들이 도심 안에서 거주하면서 시제품을 생산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도심재생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업종도 대부분 첨단산업이기 때문에 환경 공해가 일어나지 않아 도심에서의 생산이 가능하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보스턴 혁신지구는 생산기능을 도심으로 가져와 ‘일(work)-생활(live)-여가(play)’가 조화를 이루도록 해 도시 재생 대표 모델로 손꼽히고 있으며 뉴욕 등 세계적인 도시로 확장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보스턴 혁신지구의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보스턴의 첨단기술 분야 연평균 고용증가율의 경우 2002~2010년까지는 -2.1%였는데 보스턴 혁신지구가 들어선 후 2011~2014년까지는 9%로 증가했다. 보스턴시는 혁신지구를 통해 3만개의 일자리를 추가 창출하고 연 6,700만달러(713억원)의 세수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선전시에 위치한 화창베이 전자상가에서 방문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제공=서울시


중국 선전시 푸톈구에 위치한 화창베이 전자상가도 창업자들을 끌어들여 생산기능을 강화해 더 발전한 도심 재생 모델이다. 이곳에는 사이거전자 등 11개의 대형 전자 도매시장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인근에 전자·통신부품 및 전자기기 프로토타입(기본모델) 전문 제작소가 밀집해 있다. 선전시 정부는 이곳으로 창업기업을 대거 유치해 생산기능을 강화시켜 더 활발한 도심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자제품 분야 스타트업에 ‘메이커스페이스(제품 제작을 위한 공간)’를 제공해 아이디어 작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핵(HAX)액셀러레이터’ ‘잉단(Ingdan)’과 같은 하드웨어 스타트업 육성 전문 기관과 연결해 창업기업이 네트워크 확보를 통해 판매처를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기에 화창베이 전자상가에 더 많은 방문객들이 올 수 있도록 2016년 차량 중심의 중앙도로를 보행중심으로 변경했다.

강희은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재생정책과장은 “화창베이 전자상가는 짝퉁 제조 생산단지에서 세계 최대 특허출원 지역으로 발돋움했고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며 “서울 용산 전자상가가 재생 모델로 참고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독일 베를린의 ‘팩토리 베를린’ 프로젝트도 스타트업 유치를 통해 도심 가치를 업그레이드한 사례다. 베를린은 독일의 정치적 수도일 뿐 산업·경제적으로는 동서독 통합 이후에도 별다른 기반이 없었다. 베를린 주 정부는 슈프레강 주변을 중심으로 2011년 팩토리 베를린이라는 창업단지를 만든 뒤 세계적인 IT·자동차 창업기업 유치에 나섰다. 창업자들을 위해 저렴한 임대료, 대출 혜택을 제공하면서 유럽 각국의 젊은 인재들을 끌어모았고 베를린을 유럽에서 가장 활기찬 도시로 바꿔 놓았다.

생산 기능 회복을 통해 도심 재생을 도모한 국내 모델로는 서울 세운상가가 있다. 1967년 지어진 국내 최초 주상복합타운인 세운상가는 한때 대한민국 전자 메카로 불렸지만 강남 개발 여파로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서울시는 세운상가를 다시 ‘핫플레이스’로 만들자며 2015년부터 재생사업을 추진했고 지난해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시민들에게 새 모습을 공개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세운상가에 스타트업 창작·개발 공간을 만들어 지능형 반려 로봇 등 신기술을 연구하는 청년들에게 임대했다는 점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세운상가에 오랫동안 터를 잡은 기술 장인과 청년 창업가들이 협업해 다양한 생산활동을 도모할 수 있다”며 “세운상가가 4차산업을 이끌 창의제조업의 혁신적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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