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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여신도 AI…설 자리 없는 뱅커

승인여부·금리 10분내 뚝딱…하나·국민 등 앞다퉈 도입

"조직 효율성 높여" 긍정 평가에

기존 여신인력 8만여명 초긴장





인공지능(AI)이 시중은행의 기업여신 업무의 최대 40%까지 담당할 정도로 AI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신용대출과 달리 대출 금액이 큰데다 재무 분석과 현장 실사 등 정성적 평가가 더해져야 하는 기업대출은 AI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으로 인식돼왔지만 이미 기업여신 업무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일반화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여신 업무에 AI를 처음 도입한 KEB하나은행의 경우 도입 4개월 만에 AI가 전체 기업여신 업무의 40%가량을 차지했다. 하나은행 AI시스템을 통하면 영업점 창구에서 승인 여부뿐 아니라 금액과 기본 금리까지 수 분 안에 결론이 난다. 재무제표·신용등급 등 입력된 데이터를 통해 대출 승인 여부를 컴퓨터가 결정하는 방식이다. 만약 거절이 나와 지점에서 재심사를 요청하면 별도 심사역들이 보완검토를 하는 구조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AI가 1차 필터링 역할을 하고 재심사 요청이 있으면 별도 심사역이 검토하지만 결과가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 사람이 하던 기본 자료 입력부터 로직에 따라 심사까지 하니 범위도 상당히 넓어졌고 속도가 빨라져 효율성이 크게 늘었다”면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향후 프로세스 자동화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도 기업여신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업여신에 대해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했다. 은행원이 전반적 여신 심사를 담당하되 대출 실행 직전 기업에 대한 폐업 여부, 연체 내역 등을 컴퓨터가 최종 점검한다.



신한은행은 기업여신 심사 중 일부를 컴퓨터에 맡기는 ‘기업대출 자동화 시스템’을 연내 도입한다. 대기업과 개인사업자 중간 단계에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은행원이 각종 데이터를 입력하면 컴퓨터 시스템이 신용등급과 대출 한도 등 결과 값을 산출하는 방향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관련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데이터를 넣으면 시스템이 합산해서 결과 값을 알려주는 정도기 때문에 로봇이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의미의 AI라고 부르긴 아직 어렵다”면서도 “앞으로 활용 영역은 더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여신마저 AI가 급속히 대체해나가면서 조직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긍정 평가와 함께 기존 여신 인력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공존한다. 본부의 여신심사 전문인력에다 현장 대출 업무를 맡은 영업점 인력은 시중은행 전체 인력의 7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17개 시중은행 전체 인력이 11만624명인 점을 감안하면 7만7,436명이 여신 인력으로 분류될 수 있다. 여신 업무에 AI 도입이 확산될수록 이들 인력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순 상품 상담뿐 아니라 여신에도 AI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대출 업무의 정확도와 신속성이 올라가되 기존 은행원의 업무 형태는 점차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기존 여신 인력의 업무량이 줄어들어 마케팅 등 다른 업무로 활용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원·황정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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