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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잠재적 성매도충"...'미투' 조롱하는 예비법조인

女검사 성추행 폭로 둘러싸고

로스쿨 커뮤니티 여혐글 난무

검찰, 성추문 원점부터 재조사

인권위도 사상 첫 직권조사





“모든 남자화장실에 들어오는 청소 아줌마들이 강제추행으로 처벌받길 원한다. me too(미투)”

“몸을 파는 사람의 9할 이상이 여자입니다. 이쯤 되면 ‘여자=잠재적 성매도충’쯤 되겠군요ㅎㅎ”

국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법조인과 재학·수험생들이 가입한 대표적 커뮤니티인 ‘로이너스’에 지난 1일 올라온 글의 일부다.

최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2010년 법무부 간부였던 안태근 전 검찰국장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인사상 불이익까지 입은 사실을 폭로한 뒤 법조계를 중심으로 ‘미투(Me too·나도 성추행 피해자)’ 운동이 활발하다. 하지만 예비 법조인 사이에는 이를 조롱하는 표현들이 난무하고 있다.

1일을 전후해 로이너스에 올라오는 미투 관련 게시글이나 댓글에는 “다음 생에는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여자는 잠재적 영아 살인범” 등 조롱·혐오성 표현이 많았다. “꼴페(극단적 페미니스트)들아 기분 나쁘면 성희롱이냐”처럼 극단적 표현도 등장했다. 상당수 글에는 여성이 수치심을 느낄 만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미투에 반발하는 게시글은 “남성을 잠재적 성폭력 가해자로 보는 시선이 불쾌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대다수였다. 이에 대해 미투 운동에 공감하는 회원들은 “피해자에 대해 공감은커녕 비아냥대는 것이 안타깝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로이너스에는 2일에도 고객이나 로스쿨 재학생, 동료 법조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불특정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를 조롱하는 악성 게시글과 댓글의 수도 만만찮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로이너스 게시글들은 성폭력 문제에 대해 법조계뿐 아니라 예비 법조인의 무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과거부터 일어난 내부 성추문들을 원점부터 재조사할 뜻을 밝혔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문무일 검찰총장은 전국 28개청에 소속된 여성 검사·수사관·실무관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검찰 내 성폭력 문제와 개선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것이다. 서 검사 사태에 이어 출범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검사장)’도 2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 활동을 개시했다. 조사단은 서 검사 사건뿐 아니라 과거 유사 사례까지 원점에서 재조사한다는 방침이다. 2015년 한 재경 지검에서 후배 여검사를 강제 추행하려던 남성 검사가 정확한 사실 규명 없이 검찰을 떠난 사건이 대표적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사상 처음으로 검찰 직권조사에 나섰다. 조영선 인권위 사무총장은 이날 “성희롱 피해 사실을 용기 있게 고발한 서 검사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낸 ‘2010년 성추행 사건과 2차 피해에 관한 조사’ 진정을 어제 접수했다”며 “인권위 상임위원회는 직권조사 실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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