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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우버, 프리우스, 그리고 현대·기아차

맹준호 산업부 차장





과거에는 많은 미국 출장자가 공항에 내리자마자 렌터카를 빌렸다. 뉴욕 등 일부 대도시를 빼면 대중교통을 타고 일을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공유(라이드셰어) 서비스가 완전히 자리 잡으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많은 출장자가 공항에 내리자마자 스마트폰을 꺼내 우버를 부른다. 여행자를 포함해 차가 없는 모든 사람이 어디든 정확하고 빠르고 값싸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차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나라로 인식되던 미국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런 차량공유 사업은 당연히 자동차 수요를 감소시킨다. 전문가들은 공유차량 1대가 신차 3~5대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이미 미국 대도시의 20~30대 중에서는 굳이 차를 안 사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에도 오히려 각광 받는 차가 있으니 바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다. 우버로 준중형급 차를 부르면 십중팔구 프리우스가 온다. 우버 드라이버가 가장 많이 쓰는 차가 바로 프리우스이기 때문이다. ‘왜 거의 모든 우버 차는 프리우스인가’라는 제목의 기사까지 있을 정도다. 많은 사람이 프리우스를 보면 ‘저건 우버 차’라는 생각을 떠올린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우버 드라이버들은 왜 프리우스를 좋아할까. 답은 간단하다. 영업용 차는 값이 싸고 내구성이 높고 잔고장이 안 나야 한다. 기름을 적게 먹고 유지·보수비도 낮아야 하는데 이 조건에 가장 잘 부합하는 차가 바로 프리우스다. 영국 자동차 전문지 ‘톱기어 매거진’은 “프리우스는 오직 우버 드라이버들을 겨냥해 만든 것 같다”며 이 차의 실용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우버 측도 드라이버들이 프리우스를 많이 쓰는 이유가 내구성과 연료 효율성이라고 설명한다. 한 우버 드라이버의 후기는 ‘프리우스로 차를 바꾸니 기름값이 반으로 줄었다’는 것이었다.

도요타는 ‘고장 없는 차’의 대명사로 미국 시장 1등을 차지하더니 이제는 전동화 친환경차로 미래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동시에 공유경제라는 거대한 시대 흐름에도 부합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2017년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차 등 전동화 친환경차를 152만대 팔았는데 이는 당초 목표를 3년 앞서 달성한 것이다. 도요타는 오는 2025년까지 전 차종의 전동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현대·기아차의 미래차 경쟁력은 아직 미약하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도요타의 아성을 깨는 데 실패했음은 물론이고 친환경차의 대세가 전기차로 급속히 넘어가고 있는 현재도 제대로 팔릴 만한 전기차를 아직 내놓지 못했다. 수소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을 놓치면 수소경제 시대가 와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산업의 발전을 위해 보조금 확대, 충전기 확충 등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 지원에는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현대차는 우선 제품 경쟁력부터 갖춘 뒤 정부의 역할을 요구하는 것이 순서다. 글로벌 5위 자동차그룹인 현대·기아차는 더 이상 국가의 보호 아래 곱게 자란 응석받이가 아니다.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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