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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김영남, 손녀뻘 김여정 허락받고 먼저 자리 앉아

조명균 통일, 김영남에 착석 권유하자

많아야 31세 김여정 눈치보다 먼저 앉아

조명균(왼쪽) 통일부 장관이 9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게 자리에 앉기를 권하자 김영남(오른쪽부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서로 상석을 양보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허락을 받고서야 자리에 앉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1928년생으로 올해 ‘졸수’(卒壽)로 불리는 90세다. 반면 김여정은 정확한 출생연도는 알려지지 않았고 1987년생이나 1989년생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과 31세나 29세다. 북한의 국가 수반도 김일성 직계 자손인 ‘김씨일가’에게는 새까만 손녀뻘이더라도 자리에 앉는 것마저 눈치를 본 셈이다.

9일 오후 1시 46분께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을 비롯해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남관표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이 게이트를 통해 북측 대표단과 함께 나왔다. 3명의 북측 기자들을 앞세우고 김 상임위원장과 남 차장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 뒤를 김 제1부부장이 따랐다.

북한 대표단을 기다리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하자 김 상임위원장은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김 제1부부장도 대기하던 남측 인사들을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 등은 조 장관의 안내를 받아 공항 내 의전실로 이동했다. 북한 대표단 단장인 김 상임위원장의 뒤를 따른 김 제1부부장은 검정 코트와 털 목도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김 제1부부장은 시종일관 많은 말을 삼간 채 미소를 띠고 있었다. 주변의 취재진을 바라볼 때는 턱 끝을 들어 올려 다소 도도해 보이는 인상을 풍기기도 했다.



의전실로 입장한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은 조 장관, 천 차관, 안 차장의 맞은편에 섰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카운터파트너인 김 상임위원장에게 자리에 앉을 것을 제안했다. 순간적으로 김 상임위원장은 눈치를 보며 김 1부부장에게 1인용 소파를 가리키며 먼저 앉으라고 권했다. 김 제1부부장이 웃으며 앉으라는 손짓을 하자 그제서야 먼저 자리에 앉았다. 조 장관의 반대편에는 김 상임위원장이 앉았고 김 제1부부장은 김 상임위원장의 오른편에 앉았다.

할아버지뻘이라는 나이를 떠나 김 상임위원장은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이다. 북한 권력 서열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이어 2위로 평가받는다. 김 1부부장의 공식 권력 서열은 김 상임위원장보다 한참이나 못 미친다. 북한내 ‘김씨일족’에는 나이는 물론 권력 서열도 무의미하다는 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이날 김 상임위원장은 “지금 대기 온도가 몇 도나 되나”라고 묻자 현장 관계자가 15도임을 알려줬고 조 장관은 “많이 풀렸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조 장관의 말을 받아 “평양 기온하고 별반 차이 없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며칠 전까지도 꽤 추웠는데 북측에서 귀한 손님이 오신다고 하니 날씨도 그에 맞춰 따뜻하게 변한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예전에 우리가 동양예의지국으로 알려진 그런 나라였는데 이것도 우리 민족의 긍지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라고 답했다. 언론에 공개된 환담 시간에 김 제1부부장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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