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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제재 완화 '北 노림수'에 방어막...최강 압박카드 빼들어

[방북 초청이후 각국 셈법-강공 수위 높이는 트럼프·아베]

中 등 반발 감안해 미뤄뒀던

'北해상봉쇄' 카드까지 꺼내

대화가능성도 열어둬 '강온 병행'

日외상도 싱가포르 외무 만나

北선박 불법환적 방지 협력 요청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형성되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포괄적 해상 차단(maritime interdiction)’이라는 강력한 제재 카드로 압박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그간 강력한 대북제재를 위해 공들인 국제공조가 북측의 외교전으로 허물어지는 것을 저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을 앞세워 평창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며 제재 완화를 노리는 데 대해 방어막을 친 셈이다. 여기에 한국 정부가 평창 모멘텀을 곧장 남북정상회담으로 끌고 가며 해빙 무드에 속도를 내는 것을 경계하려는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둠으로써 강온전략을 병행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해상 봉쇄 검토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강수는 아니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 이후에도 미국은 독자제재 옵션 중 하나로 대북 해상 차단을 고려한 바 있다. 당시 중국 등의 반발을 감안해 미뤘던 카드를 미국이 집어들려는 것은 평창올림픽 개막을 전후한 북한의 외교 행보로 제재 효과가 무색해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국제공조가 약화되지 않도록 대북 강경 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주 방한에 앞서 “북한의 선전전이 올림픽 메시지를 납치하도록 방치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데 이어 지난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자리에서 “전례 없이 강력한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대북 압박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최근 미국이 대북 강경 입장을 보이는 데는 한국 정부가 급속히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한미일 삼각동맹의 틀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기자들을 만나 “올림픽을 매개로 한 남북 간 교섭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말하기에는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도 평창을 무대로 한 북한의 외교전에 강한 경계심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 유력지 중 대북 정책에서 트럼프 정부와 성향이 비슷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한국의 유화정책과 남을 잘 믿는 서방언론 덕에 ‘감옥국가’ 북한이 평창에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한미관계를 틀어지게 하고 대북제재를 중단시키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겨냥하는 최대 압박을 지속하되 트럼프 행정부가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사흘간의 방한 일정 내내 대북 압박 메시지를 냈던 펜스 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귀국 전용기에서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를 갖고 “최대의 압박과 (외교적) 관여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며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WP는 북한의 양보를 얻어낼 때까지 최대한 압박을 한 후 대화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중요한 변화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방한 기간 문 대통령과 가진 두 차례의 실질적인 대화를 통해 한미가 북한과의 추가적인 (외교적) 관여를 위한 조건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과의 대화에 한국이 먼저 나서고 미국도 뒤따를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12일 방문한 이집트에서 “북한이 언제 미국과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결정할지는 북한에 달린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같은 대북 노선을 이어가는 일본은 대북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 1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비비언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을 만나 북한의 선박 간 불법환적 등을 막기 위한 협력을 요청하며 미국 측의 대북 해상 차단에 지원 의지를 보였다. 그는 전날 “북한의 ‘미소외교’에 눈을 빼앗기는 일 없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해 제대로 연계해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변재현기자 runiron@sedail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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