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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2 폭격기, 성능개량으로 100년 넘기나

미, 2030년에 B-1BㆍB2 퇴역키로…B-21로 교체

보다 구형인 B-52H는 개량 거쳐 2050년까지 유지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B-2 ‘스피릿’이 이르면 2030년대 초반 퇴역한다.

반면 이들 기체보다 구식으로 1952년 초도 비행 후 베트남전, 걸프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등에서 활약한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는 잇따른 성능개량작업 덕택에 오는 2050년까지 운영, ‘100년 현역 폭격기’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히더 윌슨 미 공군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차세대 B-21 ‘레이더’ 전략폭격기 생산이 계획대로 진행돼 오는 202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배치되면 B-1B와 B-2에 대한 퇴역 수순을 밟을 계획임을 밝혔다고 AP 통신, 디펜스뉴스, 비즈니즈 인사이더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죽음의 백조’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 고속비행이 가능해 지난 40여년 동안 미국이 해외에 전개하는 최우선 전략자산의 위치를 지켜왔으나 2030년대 초반 퇴역할 예정이다./사진=위키미디어




미 공군 B-1B와 B-2 두 기종의 퇴역은 공군이 B-21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두 기종은 오는 2030년대 초반까지 운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지난 1952년 선보인 B-52H 폭격기를 2050년까지 유지한다는 계획에 따라 2019 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에 B-52H 엔진 성능개량작업 예산 2억8,000만 달러(3,028억 원)를 편성했다. 윌슨 장관은 폭격기 전력의 구조 변경에 따른 정치적 여파를 고려해 폭격기 대수를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제출한 전력구조를 의회가 승인한다면 기존의 폭격기 기지가 미래에도 사용될 것”이라며 “폭격기 기지에는 B-52와 B-21 폭격기들이 배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잉이 1952∼1962년 사이에 모두 8종을 제작해 실전 배치된 B-52는 이에 따라 최소한 90년 넘게 운영되는 ‘명품 폭격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B-52 폭격기 중 일부 기체가 2052년 이후에도 운용돼 전 세계 공군의 모든 항공기를 통틀어 100년 이상 현역을 지킨 기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 공군의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의 비행 장면. 고도의 은밀성을 자랑하지만 도입 가격과 운용 비용이 비싸 상대적으로 일찍 현역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사진=위키미디어


미 공군은 현재 노스다코타주의 미노 공군기지와 루이지애나주 박스데일 공군기지에 72대의 B-52H를 분산 운영 중이다. B-52H는 최근에도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의 ‘돈줄’인 마약 제조시설 등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작전에도 참가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미 공군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B-52H 개량작업에는 차세대 항전장치, 지도 표시 시스템, 적재 무기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이 2단계로 이뤄진 내부 무기창 개량작업(IWBU)이다. 1단계는 지난해 마무리됐으며, 2단계는 오는 2022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1단계 개량작업을 거친 B-52H는 날개 하단 파이런에 든 12발 외에도 최대 8발의 합동 정밀직격탄(JDAM)을 추가로 적재할 수 있게 된다.

미 공군 관계자는 “내부 무기창 개량작업으로 무기 적재량이 기존보다 66%가량 늘어나게 돼 예전보다 적은 출격으로도 훨씬 많은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의 B-52H 전략폭격기. 기체 원형은 지난 1952년 초도비행했으나 꾸준한 개량으로 아직까지 일선을 지키고 있다. 미 공군은 획기적 개량프로그램을 적용, 무장적재량을 66% 가량 증가시킨 새로운 기체를 제작할 예정이다. 예상 퇴역시기는 2050년대 초반으로 100년 이상 현역을 지키는 사상 초유의 항공기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3대째 B-52 폭격기 조종사 가족이 이미 배출된 미 공군에서는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에 이어 증손자와 고손자까지 B-52폭격기를 조종하는 진기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위키미디어




B-52H는 핵탄두 적재가 가능한 AGM-129 순항미사일(12발)과 AGM-86A 순항미사일(20발) 외에도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AGM-84 하푼 공대함 미사일(8발), AGM-142 랩터 지대지 미사일(4발), JDAM(12발), 500 파운드(226.7㎏)와 1천 파운드 무게의 재래식 폭탄 81발, GPS 형 관성유도 폭탄(JSOW) 12발 등 모두 32t의 무기를 적재할 수 있다. 개량작업을 통해 또 날개 하단에 싣는 폭탄을 제거함으로써 연료 효율성도 높일 수 있게 됐다. 연료는 덜 쓰면서도 장착량은 훨씬 많아져 ‘슈퍼 폭격기’로 재탄생한다.

미 공군은 애초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를 오는 2040년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B-52H 개량작업과 B-21 도입 및 유지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퇴역 시기를 10년 이상 앞당겼다. 보잉이 제작한 B-1B는 우여곡절이 많은 기종이다. B-52를 대체하기 위해 1970년대 개발된 이 폭격기는 1974년 초도 비행에 성공한 이후 모두 240대를 양산할 계획이었으나 소련의 방공망과 요격망을 뚫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지미 카터 행정부가 1977년 양산 계획을 취소했다.

군비 증강에 나선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1981년 이를 부활했지만, 1988년 100대 생산을 마지막으로 양산이 중단됐다. 애초 B-1B는 핵전쟁을 상정해 B28, B61, B-83 등 다양한 핵폭탄을 적재하도록 설계됐지만, 러시아와 체결한 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에 따라 지금은 재래식 무기만 적재할 수 있다.

미 공군이 개발 중인 B-21 차기 전략폭격기 개념도. 이와 다른 형상이 공개적으로 거론된 적도 있다. 개발이 여의치 않을 경우 B-1B, B-2 전략폭격기의 퇴역이 미뤄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사진=위키피디아


그러나 B-1B는 최근에는 구축함이나 호위함 등 이동하는 대형 해상 표적을 800㎞ 밖에서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최첨단 스텔스 장거리 대함미사일(LRASM)도 장착할 수 있게끔 개량됐다. 미 공군은 현재 텍사스주 다이스 공군기지 등에 62대를 분산 배치했다.

노스럽 그루먼이 1980년대 제작한 B-2는 세계 최초의 스텔스 폭격기로 현재 20대만 운영 중이다. B-2는 특히 지하 요새 깊숙이 은신한 적 지휘부를 족집게처럼 파악해 정밀타격할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폭격기로 알려졌다. 미 공군은 B-2에 대한 무장개량작업을 통해 차세대 디지털 핵폭탄인 ‘B-61 모드 12’(B61-12) 체계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B61-12는 현재 사용 중인 B61-3, 4, 7, 10 등 4종의 비유도식 핵폭탄에 디지털 레이더와 GPS가 내장된 꼬리 키트(tail kit)를 부착한 것으로 정밀 타격에 효과를 발휘한다. 무게가 350㎏인 B61-12는 TNT 폭발력 기준으로 5만t 수준의 소형 원자폭탄으로 목표에 따른 폭발력 조절도 가능해 불필요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B61-12는 특히 원거리에서 발사해도 표적에서 벗어나는 오차(원형 공산 오차, CEP)도 B83 등 기존 핵폭탄의 20% 수준인 30m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도를 자랑한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B-2기는 또 지하 6m까지 뚫고 들어가 목표를 파괴하는 능력이 뛰어난 B61-11 핵폭탄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현재 B-52H만 운영하는 신형 장거리 원격 핵 순항미사일(LRSO)도 탑재한다. LRSO는 공중발사 순항미사일(ALCM) 교체용이다. 이와 함께 사거리가 1천㎞로 확대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JASSM-ER) 16발, GPS 형 관성유도 폭탄인 JSOW 16발, 합동 정밀직격탄(JDAM·GBU-30) 80발, 2천 파운드 급 JDAM(GBU-32) 16발 등도 실을 수 있다.

미 공군은 최대 800억 달러(86조6천88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최대 100대의 B-21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B-21’의 제원은 알려지지 않지만,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이 강화된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 유·무인 조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작될 전망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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