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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사 '신탁업 갈등'에…눈치만 보는 금융당국

법 개정 필요한데 원론만 되풀이

업계 "규제완화 방향 뭐냐" 부글

금융권 진입 문턱을 낮추겠다는 금융 당국이 신탁업만큼은 명확한 추진 방향을 잡지 못해 개편이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신탁업을 둘러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권 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어 관련 법 개정에 소극적인 모양새다.

13일 금융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에 발표되는 보험·증권·신탁업 등 ‘금융권 진입규제 개편방안’에 신탁업 개편을 위한 법적 검토 내용은 담기지 않을 예정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신탁업 세분화 및 자본금 요건 완화 등의 개편방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탁업 인가 개편의 핵심은 신탁업을 활성화하도록 비금융기관도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법무법인이나 병원도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위탁자 사후에 배우자나 자녀 등 지정자를 위해 재산을 관리·운용하는 등 신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규제 완화를 명시하는 법적 테두리를 어떻게 설정하는가 하는 것이다. 현재 신탁업은 자본시장법에 법적인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신탁업법을 별도로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금융투자업계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해 이 문제로 양측은 치열한 논쟁을 벌였고 올해 들어서는 권용원 신임 금투협회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신탁업법 분리는 자본시장법 내에서 해결하는 게 맞다”며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두 업권의 갈등은 신탁업 활성화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영역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령화 등 사회 변화에 따라 신탁 상품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신탁업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양측의 신경전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말 신탁 수탁액은 715조원으로 전년(601조원) 대비 약 16% 늘었다.



금융당국이 법 개정에 소극적인 건 두 업권 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해 신탁업법 분리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양측의 논쟁이 격화된 만큼 올해에는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신탁업 개편을 위해 법적 검토가 필수적인 만큼 이를 미루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형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탁업 활성화를 위해 신탁업법 별도 분리든 자본시장법 개정이든 법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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