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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스르는 고향동네 골목길

대구시청 주변 근대골목 조성

이국적인 '선교사주택' 인기

광주 펭귄마을 긴 골목 활용

1970~80년대 생활용품 전시

광주광역시 양림동 펭귄마을은 좁은 골목을 지나는 어르신의 불편한 몸 움직임에서 동네 이름이 생겨났다. 이곳에서는 오래되고 낡은 물건들이 지역문화의 상징으로 다시 태어나 방문객을 맞는다. /사진제공=한국문화원연합회




이제 곧 고향에 도착한다. 고향에 가면, 아니 꼭 고향이 아니라도 국내 곳곳에는 구석구석 동네 골목길마다 어린시절 향수로 가득한 문화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는 14일 서울경제신문 의뢰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지역 문화콘텐츠들을 소개했다.

‘김광석 거리’로 유명한 대구에는 시청 주변인 중구 일대의 역사성을 원천콘텐츠로 ‘대구 근대골목’이 조성됐다. 한국전쟁 당시 다른 지역에 비해 피해가 덜 컸기에 근대유산이 비교적 잘 유지돼 있어 걸으며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경상감영공원에서 대구근대역사관을 지나 달성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이 대표적이다. 1900년대 초 미국 선교사 사택으로 지어진 ‘선교사주택’은 아기자기한 풍경과 이국적인 건물 덕에 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근대박물관을 겸한 이곳을 지나면 3·1만세운동길이 펼쳐지고, 대구가 낳은 근대화가 이인성의 그림으로도 유명한 ‘계산성당’으로 이어진다. 시인 이상화, 독립운동가 서상돈의 옛집을 거쳐 약령시한의약박물관 등 굽이굽이 골목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를 일이다.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은 긴 골목길로 이뤄져 있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마치 펭귄처럼 걷는 것 같다고 해 마을 이름이 붙었다. 긴 골목길로 이루어진 펭귄마을은 지난 1970~80년대 이곳 주민들이 사용하던 시계, 그릇, 텔레비전 등 각종 생활용품과 폐품들을 활용한 이색 전시품들로 광주의 새로운 명소가 됐다. 언뜻 보면 쓰레기 같을지 모르나 친숙한 옛 물건 사이에 밴 시간의 향기가 숨은 재미를 전한다. 타임머신을 탄 듯 과거로의 추억여행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가면 우암산 아래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한 달동네가 있다. 벽화마을 수암골이다. 이곳은 경남 통영 동피랑마을, 부산 감천마을과 더불어 국내 3대 벽화마을로 꼽힌다. 수암골은 한국전쟁 후 피난민들이 모여살던 대표적 빈민촌이었지만 벽화로 탈바꿈했다. 숨바꼭질하는 꼬마의 모습을 그린 벽화로 긴 골목길 입구가 시작된다. 전봇대, 대문, 담벼락, 의자 밑 곳곳에 40여 점의 벽화가 숨어있다. 청주 출신의 드라마 작가 김수현 씨의 이름을 딴 전시관 겸 한류체험 공간 ‘김수현 아트홀’이 내년 4월 이후 이곳에 문을 열 예정이다. 실제 이곳은 ‘제빵왕 김탁구’ 등의 드라마 촬영지로도 각광받았다.

이 같은 골목길을 더 발굴하기 위해 231개 지역문화원을 회원으로 둔 한국문화원연합회가 힘을 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지방문화원 원천콘텐츠 발굴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의 향토문화자원을 활용해 특색있는 지역 콘텐츠를 개발하고 향토문화의 부가가치를 높이고는 게 목표다.

현재는 부산시문화원연합회가 ‘부산의 길 찾기’를 진행중이다. 부산지역의 옛길, 신작로, 테마길, 도심길 등 다양한 자원을 시간별, 공간별, 테마별로 자료를 구축한 다음 스토리텔링화 한다. 여기에 일반 시민의 참여는 물론 작가, 제작자, 생산자, 소비자가 만나 2차, 3차 문화콘텐츠를 재생산할 계획이다. 길을 따라 사람이 모여 도시가 만들어진 그곳에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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