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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대구? 저항적인 대구?

대구미술관 눈에 띄는 기획전 3題

아방가르드 미술 50년 정리한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

끊임없는 변화 모색하는 남춘모 작가 대규모 개인전

치솟는 수직충동, 이완하는 수평충동...소장품 전

대구는 흔히 ‘보수적인 도시’로 불리지만 그 내면에는 저항의 꿈틀거림과 예술적 기질이 공존하고 있다.

한국 근대화단의 중요한 작가인 이인성,이쾌대 등이 대구 출신이며 국내파 비디오아티스트 박현기를 비롯해 이강소, 최병소 등으로 그 개척자 정신이 이어졌다. 미술시장을 이끄는 힘도 강력해서 지난해 열린 ‘대구아트페어’는 기획력이나 출품작 수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마침 대구미술관에서 3개의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기획전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에 선보인 이승택의 작품. /사진제공=대구미술관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미술관 1전시실과 어미홀에서는 한국 아방가르드미술을 총정리 한 기획전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이 열리고 있다. 외부기획자 윤진섭, 김찬동 씨가 참여해 아방가르드 미술가 22명의 1960~80년대 작품 50여 점과 관련 아카이브 자료 2,000여 점을 전시했다. 강국진, 김성배, 김장섭, 김구림, 김영진, 박석원, 박현기, 성능경, 신영성, 육근병, 이강소, 이건용, 이명미, 이승택, 이향미, 정강자, 정복수, 최병소, 하용석, 하종현, 홍명섭을 비롯해 작가그룹 ‘제4집단’까지 참여작가들의 면면이 눈부시다. 1960년대말부터 서울올림픽이 열리기 직전인 1987년까지의 한국의 전위예술의 전모를 다룬 의미있는 전시다.

한국 행위미술의 시작은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앙공보관화랑에서 열린 ‘청년작가연립전’에서 ‘무’동인과 ‘신전’동인 멤버들이 벌인 ‘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이 한국 최초의 해프닝(행위예술의 한 종류)으로 기록됐다. 또한 해외미술계를 중심으로 일어난 ‘단색화’ 열풍에 이어 최근에는 이승택, 김구림, 이건용, 이강소, 성능경 등 1세대 행위예술가들이 국내외 유명 미술관과 화랑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 행위예술 50주년을 맞아 그 미술사적 의미를 작품은 물론 치밀한 아카이브 자료로 정리해 보여준다. 미술관 측은 “전위예술의 개념을 형식주의 모더니즘이나 사회적 리얼리즘을 제외한 형식과 사회적 비판을 동시에 추구하며 양자의 경계지점의 긴장을 유지하고 있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설정했다”면서 “미술사적 조명이 활발했던 앵포르멜이나 단색화, 민중미술 등 이미 제도권에서 다루어졌던 주류적 미술활동 이면에 주류에 편승하기 거부하며 상대적으로 주변부에서 활동해온 입체, 개념예술, 해프닝, 미디어 등 실험적 작가들을 중심으로 조명”했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전위예술이 가지는 특유의 한국적 전통과의 교차점은 서구미술과의 차별성인 동시에 한국현대미술의 정체성으로 작동했다. 이번 전시는 “전위미술의 속성을 기존의 제도나 관습에 대한 이단적 의미를 가지며, 끊임없이 기성의 권위나 제도에 대한 부정과 새로운 영토를 찾아 쉼 없이 탈주하는 태도로 파악하고 있다”는 게 기획자 쪽 설명이다. 5월13일까지.

기획전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 전시 전경. /사진제공=대구미술관


남춘모 ‘풍경이 된 선’ 전시 전경. /사진제공=대구미술관


남춘모 ‘풍경이 된 선’ 전시 전경. /사진제공=대구미술관


◇남춘모 ‘풍경이 된 선’=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세계를 누비며 활동하는 남춘모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이 미술관 2,3전시실과 선큰가든 등지에서 열리고 있다. 회화부터 영상까지 약 100여점이 선보인다. 대표작인 ‘스트로크 라인’을 통해 선을 반복적으로 그은 그 형태의 근원에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되짚게 한다. 선(線)이라는 결과물로 들어났지만 그 과정에서는 끊임없는 움직임과 다채로운 시도가 있었다. 흔히 남 작가는 모더니즘의 범주 안에서, 혹은 후기 단색화 유파의 하나로 불리지만 이번 전시는 그의 다른 면모를 확인시킨다. 1년 넘게 준비해 온 대형 입체 작품들이 특히 인상적이다. 16m의 대형 설치구조물도 있으며 때로 어떤 작업은 공중에 떠 있기도, 바닥에 누워있기도, 벽에 기대어 서 있기도 한 형태로 드러난다. 변화를 모색하는 작가의 의지가 읽힌다. 5월7일까지.

남춘모 ‘풍경이 된 선’ 전시 전경. /사진제공=대구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수직충동, 수평충동’ 전시 전경. /사진제공=대구미술관


◇수직충동, 수평충동=미술관의 수준은 그 소장품이 말해준다. 4,5 전시실에서는 소장품전 ‘수직충동, 수평충동’이 열리고 있다. 회화, 조각, 사진, 설치, 영상 등 50여점이 펼쳐진다. 강운, 권부문, 김용수, 김윤종, 김인배, 박석원, 박찬민, 박현기, 심문필, 원범식, 이광호, 이명호, 이배, 이수경, 이영륭, 전국광, 최병소, 최정화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인 국내 주요작가 뿐만 아니라 댄 플래빈, 리처드롱, 리처드 세라, 잉카 쇼니바레, 줄리안 오피, 쿠리바야시 타카시, 토니 크랙 등 굵직한 외국작가도 눈에 띈다. 미술관 측은 소장품 중에서도 ‘수직’과‘수평’의 구조적 형태를 보이는 작품들을 선별해 이번 기획전을 마련했다. 수직과 수평은 조형표현의 기초적 형태지만 이것이 예술가와 ‘충돌’할 때 고유의 결과물로 드러낸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수직적 구조를 지닌 작업들은 단순한 구조와 엄격한 규칙성을 갖춘 기하학적 형태부터 세우고 오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까지도 대변한다. 수평적 구조의 작업들은 공간과 형태 간의 관계를 주목하게 한다. “수직적 구조의 방이 불안과 긴장감을 강조하고 있다면, 수평적 구조의 방은 걷고 바라보고 쉬고자 하는 정서적 이완을 제공한다”는 게 미술관 측의 설명이다. 4월29일까지.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소장품 기획전 ‘수직충동, 수평충동’ 전시 전경. /사진제공=대구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수직충동, 수평충동’ 전시 전경. /사진제공=대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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