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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놀이로 배우니 재밌고 쏙쏙 이해돼요"

■'서울경제와 함께하는 경제·금융교실' 가보니

참여 아이들 팀 나눠 CEO 게임

게임머니 '아이' 벌어 밑천 마련

사업 아이템 정해 직접 경영 체험

투자 등 어려운 단어도 쉽게 이해

지난 14일 인천시 계양구 임학지역아동센터에서 ‘서울경제와 함께하는 경제·금융교실’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밝은 표정으로 교재를 들어보이고 있다. /인천=이호재기자




“경제를 학교에서 배울 때는 재미가 없어서 집중을 잘 못했는데 게임을 하면서 공부하니까 더 재미있어요. 지루하게 앉아서 듣는 것보다 게임을 하면서 ‘경제가 이런 것이다’라고 설명을 들으니 이해도 더 잘 되고요.” (손보영·14)

설 연휴 전날인 지난 14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에 자리한 임학지역아동센터. 어린이 21명이 공부방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재잘거렸지만 평소와 달리 이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서울경제신문이 지역·소득계층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마련한 ‘서울경제와 함께 하는 Fun뻔 경제·금융교실’에 참여한 아이들은 조별 활동을 통해 게임머니인 ‘아이’를 벌어 밑천을 마련하고 직접 사업에 나서면서 경제의 기본 원리를 깨우쳤다.

이날 수업은 ‘나는 CEO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한 어린이는 ‘서비스’의 뜻을 묻는 질문에 “공짜로 주는 것이에요”라는 다소 엉뚱한 대답을 내놔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수업이 진행될수록 몰입하는 눈빛으로 바뀌었다. 수업이 1시간 가량 지난 뒤에는 ‘투자’와 ‘소득’, ‘분배’ 등 어려운 단어를 묻는 질문에도 어려움 없이 대답하면서 금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어린이에게 다소 지루하고 어려울 수 있는 경제 개념을 적극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한 주요 요인은 놀이와 접목해 흥미를 갖도록 했다는 점이다. 강사로 나선 경제교육 전문기업 이코노아이의 박원배 대표는 “오늘 수업의 이름인 ‘Fun뻔’은 재미있으면서도(Fun) 뻔하지 않은(뻔) 수업이라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이어진 ‘창의상상퀴즈’에서는 ‘은행이나 우체국에 예금하면 받을 수 있는 것’을 물으면서 자 두개가 겹쳐진 사진을 힌트로 내보였다. 한 어린이는 문제를 보고 손을 번쩍 들며 “자가 두 개니 ‘이자’에요”라며 정답을 맞췄다. 문제가 나올 때마다 아이들은 저마다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엉뚱한 대답을 내놓거나 정답을 맞추면서 웃고 떠들었다. 그러는 사이 아이들의 머릿속엔 경제 상식이 차곡차곡 쌓였다.



수업에 참여한 21명은 4개 조로 나눠 팀 이름을 짓고 CEO 게임에 참여했다. 각 조가 하나의 회사인 셈이다. 조마다 ‘대표(CEO)’와 ‘재무이사(CFO)’를 두고 이들을 중심으로 게임을 진행했다. 이날 수업을 맡은 장정륜 선생님은 ‘토지·천연자원, 노동, 자본’을 ‘생산의 3요소’라고 설명하면서 여러 자원과 자본을 구분한 그림 카드를 나눠줬다. 아이들은 각자 받은 카드를 조합해 여러 생산품을 만들어 내면서 점수를 쌓았다. 이 게임에서 2조 ‘빨간책상’ 팀은 400점을 얻어 회사 자금 5만 아이를 획득했다.

어린이들은 조별 대항 게임으로 벌어들인 회사 자금을 바탕으로 각자 사업 아이템을 정해 본격적인 ‘회사 경영’에 나섰다. ‘어린이 CEO’들은 와플 기계를 사서 다른 조 친구들에게 와플을 구워 팔거나 과자를 사서 되팔기도 했다. 샌드위치를 만들어 파는 조도 있었다. 손거울이나 수첩, 열쇠고리 등과 같은 공산품도 함께 팔았다. 스스로 정한 아이템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판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각자 가진 자금에 맞춰 아이템을 정하고 판매 계획을 세웠다. 상품 가격도 스스로 정했다. 너무 비싼 값을 매긴 아이템은 다른 조 어린이들 사이에서 잘 팔리지 않았다. 3시간 가량 진행된 수업에서 아이들이 지루한 기색도 없이 한마음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본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아이들의 집중력에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경제 경제·금융교실은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학습 동기를 이끌어내 계층이동의 작은 사다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날 교육이 진행된 임학지역아동센터는 맞벌이 가정 등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는 곳이다. 이명숙 센터장은 “부모의 경제력 때문에 아이들에게 교육 혜택이 적게 주어질 수 있는데, 그렇게 아이들이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며 “어려서부터 경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생각도 다르고, 돈 쓰는 것도 다르다. 세상을 보는 시각도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은 오는 7월까지 전국 지역아동센터와 초중고교를 찾아 경제·금융교실과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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