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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 이원근 티이 대표 "섬에서 물을 만들 듯...에너지 세이빙 기술로 실력 인정받았죠"

IT사 세워 회사 운영 노하우 배우고

전문경영인으로 일하다 창업 재도전

에너지 절감 축냉 시스템 개발·공급

이대표의 '島泉' 이라는 '아호' 처럼

설립 6년 만에 강소기업으로 발돋움

'토털 에너지 솔루션' 사업 공략 추진

4년내 코스닥 상장·M&A도 나설것

티이 이원근 대표./송은석기자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에 있는 이원근(55·사진) 티이 대표이사의 집무실에는 ‘도천(島泉)’이라는 한자가 쓰인 액자가 걸려 있다. ‘섬에서 물이 난다’라는 뜻으로 이 대표의 아호(雅號)다. 물이 귀한 섬에서 물 자원을 개발하면 대박을 터뜨리듯 티이가 에너지 기업으로 번창하라는 뜻에서 지인이 지어줬다고 한다. 아호 덕분인지 티이는 지난 2012년 설립된 지 6년 만에 에너지 강소업체로 업계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에너지 절감 축냉 시스템을 대형 건물에 공급하는 티이는 최근 건설·에너지 업계에서 ‘에너지 세이빙 기업’으로 실력을 인정받으며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티이를 창업한 후 1군 건설사를 대상으로 에너지 절감형 축냉 시스템을 공급하면서 회사 규모를 키워왔습니다. 최근에는 에너지 소비가 많은 병원 등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규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회사 이름도 영문 ‘디 에너지(The Energy)’의 약자인 티이로 바꾼 만큼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에너지 절감 아이템으로는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차별화된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업계 최강자로 발돋움한다는 게 그의 목표다.

이 대표가 에너지 기업을 창업해 비교적 빠른 기간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하면서 경험을 쌓았던 결과다. 서울 대일고를 졸업하고 한국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한국개발리스 자회사인 한국렌탈주식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했다. 하지만 몇 년 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졌고 그는 1999년 회사를 나와 당시 벤처 붐을 업고 정보기술(IT) 솔루션 업체를 설립했다. 처음 세운 회사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전공과 관련한 분야에서 창업을 했어야 했는데 시장 분위기만 보고 회사를 설립한 게 패착이었습니다. 하지만 창업을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네트워크를 쌓으며 회사를 운영하는 노하우를 터득하면서 창업 DNA를 몸에 새기게 됐습니다.”

그는 자신을 위해 투자한 전략적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회사를 다른 업체에 매각하는 데 주력했고 결국 반도체 후공정 장비 업체인 다산씨앤아이에 회사를 약 40억원에 넘겼다. 이 대표의 회사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모두 원금 이상은 건졌고 이 대표는 자금운용 능력을 인정받아 다산피앤피의 전문경영인직을 5년간 맡았다.

이후 그는 나노기술 업체인 F사에 합류해 에너지 엔지니어링 회사인 E사 인수작업을 주도했고 2006년 양사 합병법인의 나노사업 부문과 에너지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전문경영인직을 다시 맡았다. 하지만 합병법인 오너와의 의견충돌로 회사를 나왔고 뒤이어 E사 주축 직원들이 이 대표를 따라 나와 다시 한번 창업을 하게 된다. 이 대표는 “당시 E사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에너지 분야의 베테랑들이었고 나는 투자 유치, 경영 쪽에 경험이 많아 의기투합해 회사를 차리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에너지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의욕적으로 창업 전선에 다시 한번 뛰어들었지만 난관도 적지 않았다. 창업을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객사로부터 큰 규모를 수주해 열심히 준비하던 중 별안간 계약해지 통보를 받게 된 것이다.

“창업 이후 회사 상호를 ‘티이에이’로 바꿨는데 발주처에서 이를 빌미 삼아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하더군요. 알고 보니 제가 몸담았던 전 회사에서 문제가 있다며 수주를 못하도록 방해를 했더라고요. 많은 경험을 해봤지만 다시 한번 사업은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죠. 특히 에너지 사업은 거래처와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맺고 양질의 기술 서비스를 꾸준히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네트워크 관리와 기술 개발에 힘썼습니다.”



티이의 주력 사업은 에너지 절감을 위한 축냉 시스템(빙축열·수축열)을 대형 건물을 짓는 국내 1군 건설사들에 공급하는 것이다. 빙축열은 값싼 심야전력을 사용해 심야시간(오후11시부터 다음날 오전9시)에 얼음을 빙축열조에 저장했다가 낮 시간에 녹여 건물 냉방에 사용하는 시스템이며 수축열은 값싼 심야전력을 사용해 물을 순환시켜 냉수(약 섭씨 4도)를 만든 뒤 수축열조에 저장시켜놓았다가 낮 시간 냉방에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티이의 축냉 시스템은 한국전력공사가 요구하는 기술 수준을 만족시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광화문 D타워, 아모레퍼시픽 사옥 신축공사 등에 티이의 빙축열 축냉 시스템이 적용됐다.

티이가 축냉 시스템에서 두각을 보이는 것은 이 대표가 인재 투자에 공을 들인 결과다. 그는 “회사 내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공학 석·박사는 물론 건설·공조냉동기계 분야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기술자들을 영입해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적 공동 과제인 에너지 절감 및 친환경 건축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지열 시스템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바닥 공조 시스템, 냉각탑, 항온항습기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축냉 시스템이나 바닥 공조 시스템, 냉각탑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핵심 제품을 수입해 시스템에 접목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냉각탑 회사인 말리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슈나이더의 제품이 대표적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이 대표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이라는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병원 등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건물을 대상으로 최고 15%의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그는 “현재 주요 건물에는 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이 설치돼 있는데 에너지 소비 분석 기능에 그치고 있다”며 “분석을 넘어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솔루션까지 개발해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티이는 최근 8개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로부터 55억원 규모의 과제를 수주했고 건양대병원과 ‘에너지 15% 절감을 위한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연구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 대표의 가장 큰 목표는 티이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4년 안에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는 것이다. 매출액도 현 200억원 수준에서 4년 안에 500억원 규모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는 “우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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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전남 고흥 △1982년 서울 대일고 △1987년 한국외국어대 경영학 석사 △1999년 다산P&P 사장 △2003년 아주대 경영대학원 마케팅 석사 △2006년 에프티이앤이 사장 △2012년 티이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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