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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이윤택 공개사과]"어떤 벌도 받겠다" 고개숙였지만...성폭행은 전면 부인

"성관계 맞지만 폭력적 방식 없었다" 성폭행 의혹 일축

안마 등 빙자한 성추행만 인정, 성범죄 논란 지속될 듯

성추행 폭로 김수희 대표는 "감옥 갈 준비나 하라" 분노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개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계 전반에 불어 닥친 ‘미투(me too)’ 열풍 속에서 성범죄 논란에 휩싸인 연극 연출가 이윤택(67·사진)은 19일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겠다”면서도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이윤택이 안마와 발성 연습을 빙자한 성추행만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성범죄 의혹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택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저지른 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포함해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자신의 성추행 전력이 처음으로 폭로된 이른바 ‘안마 호출’과 관련해서는 “극단 내의 일부 선배 단원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항의를 해서 제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매번 약속했는데 번번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단에서 18년 가까이 진행된 관행적이고 관습적인 나쁜 행태라고 생각한다”며 “어떨 때는 이게 나쁜 일인 줄 모르고 저질렀을 수도 있고 또 어떨 때는 죄의식을 가지면서도 저의 더러운 욕망을 억제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윤택은 또 “피해자들을 일일이 직접 찾아가 사과할 용의가 있다. 가능하면 직접 만나겠다”고도 했다.

이윤택은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앞서 연극배우 A씨는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2001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밀양과 부산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이윤택은 “성관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하지 않았다. 성폭행은 인정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A씨와 나는) 상호 간 믿고 존중하는 관계였다”며 “(성폭행을 둘러싼) 진실 여부는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수사가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다른 어떤 심판을 받더라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윤택은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2명인데 그중 한 명은 두 차례 중절 수술을 받았고 다른 한 명은 임신 불가 판정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는 질문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한 뒤 “SNS에 올라온 주장 중에는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 사실과 진실에 따라 모든 것이 심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윤택은 발성 연습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발성 연습을 할 때 불가피하게 가슴이나 배 등 부적절한 신체접촉이 일어날 수 있다”며 “피해 당사자가 성추행이라고 느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윤택은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저는 더 이상 연극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연극계 은퇴를 시사했다. 앞서 그는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14일에도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을 통해 “앞으로 예정된 모든 공연 일정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윤택은 지난 1986년 부산에서 연희단거리패를 창단한 이후 ‘오구’, ‘죽음의 형식’, ‘시민K’ 등 독창적인 작품을 잇따라 발표하며 30년 가까이 ‘연극계 대부’로 군림해 왔다.

이윤택의 성추행 전력을 처음으로 폭로했던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성관계였다고 말하는 그 입에 똥물을 부어주고 싶다”며 “우리는 다음 수순을 밟을 테니 (이윤택씨는) 감옥갈 준비나 하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한편 연극계 안팎에서는 이윤택 외에도 또 다른 거물급 연출자들이 수차례 성추행을 한 전력이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미투’ 운동과 관련한 추가 폭로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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