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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사라졌다] 목동·상계동 매수 문의 '뚝'...집주인 "어떻게하나" 걱정만

매도·매수자 치열한 눈치싸움

"가격 조정 불가피" 전망 우세

일단 임대사업자 등록해놓고

장기전 돌입 집주인도 늘 듯





“매수의사를 내비치는 사람은 끊겼다고 봐야죠. 싼 물건이 나오면 연락해달라는 요청만 조금 있습니다. 초조한 쪽은 집주인들인 거 같아요. 집을 처분해야 하는 건지, 집값이 어떻게 될지 많이 묻습니다. 또 강남 집값을 잡는데 다른 지역이 이용돼야 하는지 불만도 큰 분위기입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 F공인 관계자)

정부가 ‘안전진단 강화’ 카드로 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부터 틀어막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재건축 사업에 이제 막 발을 디딘 서울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 등에서는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앞으로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부터 넘어서기 힘들게 되자 이들 지역의 중개업소에서는 매수 문의가 줄어들고 집주인들은 시장의 분위기만 지켜보는 상황이다. 당장의 하락세는 보이지 않았지만 당분간 매도자와 매수자 간 치열한 눈치 싸움이 진행되며 가격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1일 부동산 업계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정책에 현 정권 아래에서 사실상 서울의 재건축은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서울의 주요 재건축 단지의 중개업소에는 매수 문의가 줄어든 분위기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B공인 대표는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지도 않지만 매수 문의도 없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 정책을 예상하지 못해 집주인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향도 정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목동 K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어떻게 될지 전망을 묻는 문의만 있다”면서 “단기간에 가격이 많이 올라 매수세가 최근 주춤했는데 앞으로 매수 문의는 더 줄어들 것 같다”다고 했다.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지구 일대와 송파구 문정동의 ‘올림픽훼밀리타운’,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등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집주인들은 당황한 기색이 많고 매수세는 뚝 떨어진 모습이다. 상계동의 D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강화한다고 했을 때도 매수 문의는 무 잘리듯 떨어졌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면서 “매도자 매수자 모두 정부 정책을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13억원을 호가하는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103㎡는 시세 변화가 없다”면서도 “이제 막 재건축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주민들의 실망이 큰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우선하고 ‘장기전’에 돌입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고민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로 임대사업 등록으로 마음을 굳힌 사람도 있는 것 같다”면서 “정부 정책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집주인과 매수자 간의 눈치 장세가 이어지며 가격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벌써 매수 문의가 끊기는데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추지 않고 버틸 수 있겠냐”라면서 “가격 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잠실동의 W공인 관계자는 “아시아선수촌은 예전부터 매물이 많지 않았고 정부 정책에 따라 가격이 요동치지 않았던 단지”라면서도 “다른 초기 재건축 단지들이 가격 조정을 받기 시작하면 아시아선수촌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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