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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박세영 “‘금사월’은 굉장한 훈련, ‘돈꽃’은 이제야 시작”

배우 박세영이 ‘돈꽃’으로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가다듬었다.

최근 박세영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MBC 주말드라마 ‘돈꽃’(극본 이명희, 연출 김희원) 종영 인터뷰를 나눴다. ‘돈꽃’은 돈을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에 살지만 실은 돈에 먹혀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나모현 역을 맡은 박세영은 운명적 사랑을 꿈꿨지만 강필주(장혁 분), 장부천(장승조 분)의 정체를 알고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돈꽃’은 초반 10%대(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에서 시작해 마지막 회에 23.9%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주말드라마에다 방송국이 파업으로 어수선하던 때 시작해 초반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빠른 전개와 흡인력 있는 연출, 배우들의 열연으로 입소문을 탄 것. 작품성과 화제성 모두 잡았다는 호평을 들었다.

“잘될 거라는 기대는 있었다. 시청률이 저조하면 힘이 빠질 수도 있는데 차근차근 매주 1~2%씩 계단 오르듯 오르더라. 저희도 점점 더 신나서 하게 됐다. 배우들끼리 대본 보면서 농담으로 ‘이거 시청률 2% 올라갈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촬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올라갔다.”

물론 빡빡하고 힘든 스케줄이기는 했다. 그러나 시청률도 잘 나오고 사랑받으니 힘든 것이 별로 생각나지 않았다는 것. 박세영은 “사실 이런 걸 즐길 시간도 몇 달 없는 거니까 좋다고 생각하며 촬영했다”고. 그러면서 “늘 얘기하지만 배우들만큼 스태프들도 고생이 많다. 그런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게 느껴지니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회상했다.

‘돈꽃’은 ‘기승전사랑’인 드라마들과 비교할 때 러브라인에서는 소득이 없는 드라마였다. 서로가 첫사랑이었던 나모현과 강필주도 결국 완벽히 맺어지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박세영은 “마지막에 이어지지 않아서 시청자들이 많이 아쉬워하신 것 같다. 모현이와 필주는 성향과 성격, 살아온 인생이 다르다. 또 모현이는 욕심만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에도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석했다.

“필주가 여태 너무 고생했으니 편안하게 하고 싶은 것 하고 살라고 아름다운 이별을 한 거라고 생각한다. 열린 결말이지 않나. 모현이는 이사가 됐고 필주도 회장이 될 것 같으니 계속 만나지 않을까. 뜨거운 사랑을 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마음에 따뜻하게 담아두고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록 극 중에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박세영은 장혁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아직 10년이 채 되지 않은 박세영에게 연기 경력 20년의 장혁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 배우. 박세영은 “장혁 선배님만큼 잘했으면 말하지 않아도 툭툭 맞는 것이 있을 텐데 아직은 제가 준비를 많이 해와도 부족한 점이 있더라”라며 겸손하게 운을 뗐다.

“선배님이 저에게 맞춰서 설명을 해주셨다. 어떻게 분석해 왔냐고 물으시고, 제가 대답하면 아이디어 제안도 해주시고. 표현할 때 방법도 설명해주시면 저는 받아먹기 바빴다. 그러다 보니 선배님이 흐뭇하게 잘 봐주신 것 같다.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장혁 선배님의 칭찬과 조언이 저를 훈련시켰다.”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박세영 외에도 장혁, 장승조 등 배우들이 입을 모아 말한 것은, 훌륭한 선배님들 덕분에 현장 자체가 곧 배움터였다는 것. 특히 40년 경력의 이미숙, 60년 경력의 이순재와 바로 옆에서 호흡한 것은 무엇보다 큰 영광이었다. 물론 이미숙과 이순재의 어마어마한 카리스마와 기에 눌리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편한 분위기였다는 것이 꽤나 인상적이다.

“장혁 선배님도 아우라가 있는데 하물며 이미숙 선생님, 이순재 선생님은 어떠시겠냐.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하시고 웃고만 있어도 기에 눌린다. 그러면서도 편하게 대해주시고 많이 풀어주셨다. 두 분께서 되게 쾌활하고 유머러스하시다. 사실 촬영할 때는 웃는 신이 없었다. 기싸움을 하고 눌리지 않으려는 연기를 했는데 ‘컷’하면 바로 웃었다. 엄마, 할아버지처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해주셨다. 가족적인 분위기라는 것을 경험했던 현장이었다.”

훌륭한 배우들 사이 화룡점정은 김희원 PD였다. 앞서 장혁과 두 작품을 함께 했던 김희원 PD는 장혁의 추천으로 인해 ‘돈꽃’ 연출을 맡게 됐다. 그만큼 두 사람은 현장에서 신뢰를 보였고 그런 분위기가 배우들에게도 영향이 갔다고. 또한 김희원 PD는 특유의 섬세함과 카리스마로 현장을 지휘할 줄 아는 연출가였다.



“김희원 감독님을 보면서 정말 열심히 배우들과 소통하신다고 느꼈다. 몇 달 동안 밤을 새다보면 피곤하실 텐데도 불구하고 리허설도 직접 하시고 어떻게 대본을 해석하고 찍을지 배우들과 상의하는 부분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연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저에게 와서 귓속말로 설명을 해주시더라.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한 배우도 소홀히 대하지 않으신다. 배우들이 모두 감독님 팬이 될 정도였다.”

대중은 박세영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누군가는 SBS ‘신의’(2012)에서 노국공주를, 또 누군가는 MBC ‘내 딸, 금사월’(2015)에서의 오혜상을, 또 누군가는 SBS ‘귓속말’(2017)에서의 최수연을 인상 깊게 봤을 것이다. 박세영은 노국공주, 오혜상, 나모현을 차례로 언급하며 연기하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노국공주를 연기할 때는 데뷔 6개월 차였다. 최소 10년 이상의 선배님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잘해야지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돈꽃’처럼 유산을 했다. 그때 제가 25살이었는데 그 슬픔을 어떻게 알았겠나. 큰 언니가 아이를 낳고 주변 언니들이 결혼을 해서 많이 물어봤다. ‘돈꽃’에서는 친구들에게 물어보게 되더라. 그렇게 시간이 흐른 거다. 노공주는 생각하면 아련하다. 작품 자체도 그렇고 예쁜 그림으로 남겨진 느낌이다.”

그 다음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최고시청률 34.9%를 기록한 ‘내 딸, 금사월’이다. 여기서 박세영은 처음으로 악역을 맡았다. 물론 자신을 각인시키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역할이었지만 그만큼 힘든 것도 당연했다.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내 딸 금사월’ 때는 중간에 조금 힘들기도 했다. 굉장한 훈련을 끝마친 느낌이랄까. 소리도 많이 지르고 화도 많이 내봤다. 특히 애들한테 화낼 때 마음이 아팠다. 나중에는 무섭다면서 피하더라. 색다른 경험이었다. 악역도 처음 해봤고 극적인 감정을 남들에게 표출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촬영하는 7개월 동안 훈련을 받는 것 같았다. 이후 ‘귓속말’과 ‘돈꽃’을 하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최근작인 ‘돈꽃’. 박세영은 ‘돈꽃’을 마치고 난 후 처음 데뷔했을 때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연기를 제대로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는 그는 “데뷔하고 지금까지 5~6년 동안 정말 많이 배우고 훈련했지만 20년, 40년, 60년 연기 인생을 지내신 선생님들을 보니 이제야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돈꽃’으로 인해 제 자신이 많이 깨졌다. 작품 하는 내내 벅찬 배움의 시간이었다. 저는 작은 그릇으로 연기를 한다면 선생님들은 가마솥같이 큰 그릇을 가지고 계시더라. 보는 것만으로도 가르침이 됐다. 잘 소화하고 제 그릇에 담기 바빴다. 그만큼 큰 의미로 다가온 작품이다.”

그러면서 박세영은 인생캐릭터로 나모현을 꼽았다. ‘돈꽃’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나모현이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더 끌린 부분이 있다고. 특히 강한 인물로서 힘든 과정을 건강하게 극복해나간다는 것이 크게 다가왔단다. 배우로서도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그러면서도 “아마 5년 뒤에는 또 바뀔 거다”라는 예상을 덧붙였다.

“2012년에 데뷔하면서 10년 동안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고 느낄 때까지 해보자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부족한 것도 느꼈고, 생각보다 더 쉽지 않다는 것도 느끼면서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6년이 흘렀다. 선생님들이 40년, 60년 동안 열정을 가지고 연기하시는 것을 보면서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것도 커지지만 즐거움, 보람, 기쁨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더 깊이, 더 많이 연기를 하고 싶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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