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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에 빠진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을 따라 갑자기 움직이기 전에, 잠시라도 생각을 해 보라.





우선, 공황에 전염되지 않아야 한다.

2017년 12월 11일, 뉴욕 시 포트 어소리티 버스 정거장에서 파이프 폭탄이 폭발했다. 이 사건으로 5명이 부상을 입었으나, 이후 이어진 신속한 대피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중상자는 없었다.

유감스럽게도 언제나 이렇게 좋게 풀려주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5년 바그다드에서 폭탄 테러가 벌어졌을 때, 교량에서 960명이 압사 당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미나에서도 2015년 메카 성지 순례철에 사람들이 마구 몰려 800명이 죽었다. 1989년 영국 쉐필드에서도 축구 경기 도중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100명이 죽었다. 물론 말은 참 쉬운 법이지만, 전문가는 이러한 상황에서 반드시 심호흡을 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연구자들은 공공장소 설계를 개선하기 위해 이러한 사고들을 연구하는 것은 물론, 많은 사람으로 이루어진 집단의 행동 특성을 연구했다. 이들은 스타디움이나 버스 정거장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 클렘슨 대학의 컴퓨터 공학자인 이오아니스 카라모우자스는 사람들의 평시 행동 양식을 연구하고, 또한 패닉을 일으키는 외부 스트레스 요인인 큰 소리나 끔찍한 광경이 가해졌을 때의 행동 양식도 연구했다.

보행자들은 보통 주변의 사람들에 계속 주의를 기울인다. 하지만 일반적인 보행자가 거리에 새로 나타났을 때에도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는 않는다. 사람은 주위 사람들의 이동속도와 방향을 계속 계산한다. 그리고 충돌 빈도가 높아질수록 불편함을 크게 느낀다. 카라모우자스는 “누구도 다른 사람과 부딪치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빈둥거리며 천천히 걷는 사람들과 충돌할 확률을 줄이기 위해 보도 가장자리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충돌 없는 보행 환경을 만들기 위해 눈도 마주치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더욱 번잡한 상황에서도 이 원칙을 지킨다. 라이브 콘서트의 경우 사람들은 앞에 조금이라도 빈 공간이 있는 자리를 찾는 경향이 있다. 물론 가장 음질이 좋은 자리는 사운드 엔지니어의 자리이지만 말이다. 이로서 빈 공간을 사람들이 메울 때 움직임의 파형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자꾸 서로 모이게 된다.

움직일 여지가 사라졌을 때 이런 상황은 극단화된다. 폭발이나 폭력 등 앞서 말한 외부 스트레스 요인이 가해졌을 경우 문제가 생긴다. 사람들은 공격성이 강해지고, 스스럼 없이 다른 사람을 밀치고 나아가게 된다. 가고자 하는 방향(재해의 경우에는 탈출로)을 다른 사람들이 꽉 메우고 있어 그 곳으로 갈 수 없다면 사람들은 빈 공간을 찾아 나아가려고 더욱 필사적이 된다. 그리고 인구 밀도와 불안감이 높은 상태에서는 필연적으로 압사 사고가 터진다. 카라모 우자스는 말한다. “빈 공간을 얻기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을 밟고 지나가도 상관 안 하게 된다.”

연구자들은 비상 상황에서의 행동 요령에 대해 직접적인 조언을 하기를 꺼린다. 특정 상황을 자세히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군중 과학과 교수인 G. 키스 스틸은 잠시라도 진정하고 상황을 판단하면 생존률이 증가한다고 말한다. 그의 학생 연구자들은 실제 위협으로 인한 부상자보다, 사람들의 생각 속의 위협에 의한 부상자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다. 스틸은 이것이 위험에 대한 인간의 집합적 감각이 매우 발전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인터넷과 TV를 통해 폭력 사건을 접하는 빈도가 계속 늘고 있다. 따라서 섣불리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공황에 빠지기 쉬운 심리 상태가 되어 가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은 생각 없이 달리다가 중상을 입는다. 위험해 보이는 상황이 와도 우선 상황을 평가하고 섣불리 움직이지 말라. 몇 초만 투자해도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ELLEN AIR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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