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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암을 화폐로 사용했던 나라가 있을까?

현장이야기 - 거대한 돈






- 스코트 피츠패트, 오레곤 대학 고고학 교수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화폐가 있다. 얍 섬에서는 거대한 원반 모양으로 가공한 석회암을 무려 수 백년 동안이나 주요 화폐로 썼다.

이름은 ‘라이’다. 얍 인들은 이 돈을 결혼식이나 인질 몸값 지불 등 중요한 사회적 거래에 사용했다. 그런데 얍 섬에서 ‘라이’가 활발하게 사용되던 시절에, ‘라이’의 주산지는 배를 타고 5~8일이나 걸리는 팔라우의 채석장이었다. 그래서 ‘라이’의 출처를 연구하고자 팔라우에 갔다.

석회암 채굴은 위험하다. 채석장을 연구하러 가는 일조차도 매우 힘들다. 팔라우는 지형이 거칠어 추락 사고를 일으켰다가는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그리고 덩굴 옻나무보다 1,000배는 더 독한 독덩굴들도 있다. 어느 해 여름에는 양충이 창궐해 속옷만 입고 일한 적도 있다. 그 벌레들은 아주 곤란한 곳으로만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친 지형과, ‘라이’를 가져오는 힘든 보트 여행이야말로 ‘라이’의 가치를 높여주는 요소였다. 어떤 ‘라이’는 “눈물 없는 돌”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었다. 그걸 깎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누구도 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알고 보면 큰 돌도 화폐로서는 보석과 비슷하다. 어떤 루비가 여왕의 소유물이었다면 그 루비의 가치는 올라간다. ‘라이’ 역시 관련된 이야기에 따라 가치가 변한다.



“눈물 없는 돌”의 가치는 매우 높다. 제작 및 운반 과정에서 사람이 죽지 않은 돌은 희귀하기 때문이다.

현재 얍 인들은 일상 거래에 미국 달러를 사용한다. 그러나 특별한 때에는 여전히 ‘라이’를 꺼내온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Kendra Pierre-Lou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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