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미군 표준 탄약 교체 추진…150년만의 변혁 일어날까

'美 총알탄 사나이' 보병 전투력 10배는 더 세진다





과연 150년 만의 변혁이 일어날까. 지난 시리즈에서는 무려 60~80년간 세계 소총시장의 터줏대감으로 군림해온 AR(M16 시리즈의 원형)와 AK(AK-47 훼밀리)가 갈수록 확산되고 정교해지는 현상을 살펴봤다. 견고하기만 한 AR와 AK의 아성은 총기 자체보다 탄약 때문에 변화할 가능성이 짙다. 미 육군이 신형 탄약인 CT탄(Cased Telescoped Ammunition)의 보급 여부를 이르면 올해 안에 결정해 오는 2020년부터 실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 육군은 탄약과 함께 소총까지 바꿀 생각이다.

◇탄두내장형 탄약이란=말 그대로 탄두가 탄피에 내장된 형태의 탄약이다. 현재 사용되는 황동제 탄약(Full Metal Jachet)은 탄두 후부를 황동합금 탄피가 감싸고 있다. 화약의 폭발에너지를 탄두에 몰아주는 방식이다. 금속통 앞에 탄두를 다는 방식은 1830년대부터 선보여 1880년에는 요즘과 비슷하게 구리로 탄약을 감싸는 방식이 개발됐다. 현재 사용되는 탄약은 약 150년의 역사를 가진 셈이다. CT탄의 최대 식별점은 세 가지. 외형이 짧고 원통형이며 외피가 플라스틱 재질이다. 무거운 황동합금 대신 플라스틱 탄피여서 같은 구경이라면 무게가 30% 가볍다. 짧고 가벼우며 싼데다 위력은 그대로라는 점에 미 육군은 주목하고 있다. 미 육군 참모총장은 “신형 탄약과 전용소총 등 미래형 보병이 전투력을 10배가량 높여줄 것”이라고 공언한다.

5.56㎜ 구경, 원거리 교전 한계

7.62㎜탄 대안 6.5㎜ CT탄 부상

가볍고 짧은 탄피로 살상력 높아



◇왜 교체하나=화력 강화를 위해서다. 1939년 일본군이 주력소총을 38식(메이지 38년·1905년)에서 99식(황기 2599년·1939년)으로 교체한 이유와 같다. 38식 소총의 구경은 6.5㎜. 99식에서는 7.7㎜로 늘렸다. 탄약의 지름이 클수록 위력도 강해진다. 7.7㎜라면 당시 미군의 M1 개런드 소총의 7.62㎜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미군 표준인 7.62㎜는 전후 서방세계 소화기의 표준구경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1964년 미군은 거꾸로 소화기 구경을 줄이는 단안을 내렸다. 원거리 교전능력과 살상력이 뛰어난 M14(7.62㎜) 소총 대신 M16(5.56㎜)을 채택한 것이다. 정글의 전투환경에서 장거리 교전보다 근거리 전투가 많아 작고 가벼우며 연사 능력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력소총의 구경을 바꾸자 미국 때문에 억지로 7.62㎜를 받아들였던 서유럽 동맹국들은 반발했으나 미국은 밀고 나갔다. 결국 5.56㎜는 자유세계 소화기 표준구경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환경이 또 바뀌었다. 20세기 후반 이후 미군이 경험한 전투에서는 원거리 교전이 많아진 것이다.



구경 변경 위한 동맹국들과 합의

막대한 재고 탄약 처리는 변수



◇원거리 교전 많아져, 5.56㎜는 약하다=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저항세력과 탈레반은 미군의 압도적 화력을 경험한 뒤부터 멀리서 저격하거나 치고 빠지는 전술로 바꿨다. 먼 거리의 적을 상대하려니 5.56㎜의 한계가 드러났다. 미국에서는 이때부터 7.62㎜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졌다. 급한 나머지 한때는 터키가 제작한 7.62㎜ 신형소총 도입까지 검토한 적도 있다.

문제는 탄약의 구경이 높아지면 무게도 증가한다는 점. 개별 병사들의 전투력 극대화를 위해 전투체계 경량화를 추진하던 미군의 목표와도 상반되는 7.62㎜를 선택하는 대신 대안으로 떠오른 게 플라스틱 탄약이다. 미군은 각종 구경의 CT탄을 비교 평가한 결과 6.5㎜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구경이 6.5㎜인 경량화 기관총과 차기 소총이 개발되고 있다. 처음에는 경량화 기관총 개발이 빠른 것 같았으나 최근 들어 소총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미 텍스트론사가 개발 중인 6.5㎜ CT탄 소총에는 외형상 M16 시리즈의 흔적이 엿보인다.

◇난제도 적지 않지만…미래 추세는 확실=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미군이 보유한 천문학적 단위의 탄약 재고가 부담이다. 구경을 변경하려면 동맹국들과의 합의도 필요하다. 과연 목표연도인 2020년까지 신뢰성을 확보한 차기 소총을 개발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여러 난제에도 불구하고 CT탄은 장점이 많고 미군의 사정은 급하다. 미 육군에서는 CT탄이 도입되기 전까지만이라도 7.62㎜를 한시적으로 사용하자는 논의까지 나온다. 결국 시간 문제라는 얘기다. 이미 기관포는 유럽에서 실전배치 단계다. 여러 측면에서 우리의 대비가 필요한 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