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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기술 소형 전기차 출시 초읽기 국내외 틈새시장서 돌풍 노리겠다”

이정용 (주)새안 회장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새안은 소형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다. 독자 기술을 가진 새안은 지난해 역삼륜 전기차 ‘위드유’와 소형 4륜 전기차 ‘위드’를 개발해 시장에 공개했다. 새안을 설립한 이정용 회장은 국내 전기차 개발자 1세대다. 2005년부터 전기차 개발에 매진해 관련 특허를 82건이나 출원했다. 전기차 개발에 인생을 건 이정용 회장을 만나 그가 꿈꾸는 미래 사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있었던 1인승 역삼륜 전기차 ‘위드유’. 양산형 모델 소개 행사 모습. 이정용 회장이 파란색 차량에 타고 있다.





새안은 1인승 역삼륜(앞바퀴 두 개, 뒷바퀴 1개 구조) 전기차 ‘위드유’와 2인승 소형 4륜 전기차 ‘위드’를 개발해 시판을 눈앞에 두고 있는 회사다. 완성차 업체가 아닌 작은 기업에서 개발한 전기차는 어떤 수준일까. 이정용 회장을 만나기 전 호기심부터 생겼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정용 회장은 소탈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전기차에 대단한 열정을 가진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이정용 회장에게 판매를 앞둔 전기차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 이 회장이 말한다. “역삼륜 전기차 위드유는 4월부터 판매할 겁니다. 2인승 소형 4륜 전기차 위드는 올해 6월 양산형 모델을 발표하고 하반기에 판매할 예정이에요. 차체 설계부터 차량 소프트웨어 로직 구성, 주행 시뮬레이션까지 새안이 가진 자체 능력으로 차량을 개발했습니다.”

이 회장이 차량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시한 것은 실용성과 안전성이다. 차체 골조는 강성이 뛰어난 강화 탄소강으로 만들었다. 고성능 경주용 차량 제작에 적용되는 롤케이지(Roll Cage) 방식 구조 공법을 적용해 차량이 전복되는 상황에서도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시켜 운전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안전한 구조 설계 외에도 기존 2륜차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에어백과 안전벨트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운전자가 옆으로 튕겨져나가는 상황을 대비한 프로텍션 도어(Protection Door)를 설치해 안전성을 높이기도 했다.

새안이 만든 전기차는 정격출력 5kW(최고출력 15kW) 전기 모터를 사용해 주행 성능도 뛰어나다. 최대 시속 110km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지만, 안전 속도를 시속 80km로 설정했다. 또 탈착식 나노 리튬폴리머배터리(LiB)를 장착해 저속 전기차 전용 충전기 기준으로 40분 만에 완전 충전할 수 있다. 220V 가정용 전기로도 180분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도심주행에 적합한 100km다.

새안은 운전자 편의를 위한 기술도 차량에 탑재했다. 차량 내부에 와이파이를 장착해 차 키가 없어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옵션)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한번 등록하면 차량 제어시스템이 자동으로 스마트폰을 인식해 운전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새안은 조만간 앞 유리 전체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 사용할 수 있는 모델도 내놓을 계획이다. HUD는 앞차와의 거리, 주변 지리 정보 등을 운전자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해 안전한 주행을 돕는 장치다.


(왼) 프로토타입 제작 모습, (오) 연구원들과 전기차 개발 회의를 하고 있는 이정용 회장.



새안은 현재 충청남도 홍성에 생산공장을 준비하고 있다. 3월 중 완공 예정인 이곳에서 위드유와 위드를 생산한다. 차량 판매는 협력사인 ‘EV존’을 통해 판매한다(새안이 EV존 지분 20%를 소유하고 있다). 차량 가격은 650만~800만 원 수준이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고려하면 300만 원대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위드유와 위드의 연간 판매량을 각각 7,000대와 2만 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전기차 성공에 대해 상당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초소형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이 회장은 “벌써 단체 구매 주문도 들어왔다”며 “제주도에서 한 건설사가 800대를 주문했는데,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에 입주하는 주민들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은 해외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미국 등이 그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미국은 이미 현지법인을 만들자는 제안까지 받은 상황이다. 말레이시아와는 조금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 자동차 메이커 ‘프로톤’이 지난해 중국 지리자동차에 매각된 후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고심을 해왔다. 그 고민의 결과로 나온 결론은 전기차 육성이었다. 말레이시아 국제무역산업부 산하 ‘자동차산업국(MAI)’은 자국 브랜드 전기차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 파트너로 새안을 지목했다.

이 회장이 말한다. “벌써 6차례나 미팅을 했습니다. 최근에는 전기차 2개 차종을 개발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죠. CUV(크로스오버 자동차)와 2톤 트럭을 순수 전기차로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5년 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내년 4월에 열리는 말레이시아 국제모터쇼에서 콘셉트 모델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새안은 말레이시아 대학에서 전기차 기술 관련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쿠알라룸푸르 대학, PAHANG대학과 협력의향서(LOI)도 각각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실현되면 새안은 말레이시아에서 기술 로열티를 받는 것은 물론, 개인용 스쿠터 시장이 발달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용 회장은 위드유와 위드의 연간 판매량을 각각 7,000대와 2만 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용 회장은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고2 때부터 미술학원을 다니기 시작해 동국대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어렵게 생활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컴퓨터그래픽을 배웠다. 그 후 광고 제작 프로덕션에 입사해 자동차 모형을 직접 만드는 일을 담당했다. 그는 그 때부터 자동차에 빠져들었다. 자동차 전문 지식을 제대로 쌓기 위해 호주로 날아갔다. 이 회장은 “자동차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모두 배울 수 있는 커리큘럼이 있어 호주 유학을 선택했다”며 “학비도 영국이나 미국보다 저렴해 나에겐 최적의 유학지”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호주 왕립 멜버른 공대(RMIT)와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대학교에서 자동차 디자인.엔지니어링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학을 마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평화자동차 연구실장으로 둥지를 틀었다. 그러다 2005년 전기차 업체 ‘레오모터스’를 설립했다. 당시 레오모터스는 국내 완성차 업체 의뢰를 받아 연구용 전기차를 만들거나 일반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하는 사업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레오모터스가 구조 변경한 차량은 1회 3시간 충전으로 320km를 주행할 수 있었다. 최근 출시된 전기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성능을 갖추고 있었다. 당시 일반 전기차 주행거리는 60km에 불과했다. 이 회장이 개발한 전기차용 파워트레인은 다양한 주행 모드를 갖추고 있었다. 자동차에 브레인을 넣은 셈이었다. 그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전기차 주행 거리를 늘렸다. 이 회장이 내연기관 자동차 ‘모닝’을 개조한 전기차는 일반 차량과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주행능력이 우수했다. 사업은 번창했다. 전기차 개조 범위도 승용차에서 트럭과 버스로 확장돼 나갔다. 국내외 판매망도 조금씩 넓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손에 잡힐 것처럼 가까워 보였던 성공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그는 2011년 말 교통사고를 당했다. 스포츠카를 몰고 가다 빙판길에 미끌어져 큰 부상을 당했다. 그는 8시간이나 걸린 수술을 6번이나 받아야 했다. 그 결과 다행히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결국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1년이 지나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회사는 어려움에 처해져 있었다. 그는 등기이사들로부터 퇴사를 권유 받았다. 2013년 고심 끝에 이 회장은 본인이 만들고 키워온 회사를 떠나게 된다. 그의 나이 마흔 일곱 때 일이었다. 그는 빈털터리가 됐지만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그는 다시 일어나기 위해 투자자를 구하러 다녔다. 백방으로 수소문을 하며 도움의 손길을 구했다. 이 회장이 말한다 “주머니에 천원짜리 한 장만 있었습니다. 1시간 이상 걸어가 친구 사무실에서 자료를 인쇄했어요. 그 뒤 다시 2시간을 걸어 투자자를 만났습니다.”

물질적인 자산은 사라졌지만 그에게는 전기차 관련 기술이 남아 있었다. 이 회장은 레오모터스에서 전기차를 개발할 때 특허를 82건이나 출원한 바 있었다. 그리고 그때 쌓은 원천 기술이 재기의 발판이 됐다. 그는 기술개발 경험을 살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준비해 나갔다. 바로 전기차 충전기용 친환경 발전기였다.

이 회장은 말한다. “전기차 충전기에 사용하는 소형 친환경 발전기가 있습니다. 전력 효율을 높여주고 충전 속도를 높여주는 기기죠. 시장을 살펴보니 개발이 더딘 분야였습니다. 주행거리 확장형 전기차의 핵심부품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제품이었습니다. 덕분에 투자금 5억 원을 유치할 수 있었어요.”

2013년 11월 그는 다시 회사를 설립했다. 교통사고를 당한 지 2년 만의 일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회사가 바로 지금의 새안이다. 이정용 회장은 말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아닙니다. 저는 전기자동차 연구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새안이 만든 자동차에는 제 열정과 노력이 그데로 담겨있습니다. 누구나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새로운 컨셉의 전기차를 만들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게 저의 유일한 꿈이자 희망입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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