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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바이오·제약 사업 진출 30년, ‘신약·백신’서 최초 기록 등 내공 탄탄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K그룹에서 바이오·제약 사업을 가장 오랫동안 영위해온 계열사가 바로 SK케미칼이다. 1980년대 후반 제약 사업에 처음 진출한 SK케미칼은 신약과 백신 분야에서 빛나는 성과를 쌓아왔다.


SK케미칼 직원이 L하우스에서 스카이셀플루가 생산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1999년은 우리나라 제약업계에서 역사적인 해로 기록된다. ‘국산 1호 신약’이 탄생한 해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SK케미칼이 10여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출시한 위암 치료제 ‘선플라’였다. 선플라는 대한민국 100년 제약산업 역사상 최초의 국산 신약이었다.

선플라의 탄생은 국내 제약업계에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 국내 제약회사들이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실제 선플라 등장에 고무된 국내 제약업계가 신약 개발에 뛰어든 덕분에 지금까지 26개의 국산 신약이 개발되는 성과를 낳을 수 있었다.

선플라 출시 당시 SK케미칼은 제약 사업 연혁이 고작 10년 남짓했다. 그 때문에 오랫동안 사업을 펼쳐온 제약회사들이 더욱 분발하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른다. SK케미칼이 제약 사업에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은 1987년이었다. 당시 선경합섬(현 SK케미칼)은 생명과학연구소를 신설하는 한편 삼신제약을 인수하며 제약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SK케미칼은 제약 사업에 진출하면서 ‘신약 개발’이라는 목표를 정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제약회사들은 대부분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생산·판매에만 골몰할 때였다. 하지만 SK케미칼은 다른 제약회사들의 사업 방식을 답습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군림하는 제약시장에서 신약 개발 없이는 궁극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SK케미칼은 신약 개발에 집중했지만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외환위기가 덮치면서 제약 사업은 고비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신약 개발의 꿈을 저버리지 않고 연구 인력들을 더욱 독려했다. 그 얼마 뒤에 선플라 탄생이라는 고진감래의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SK케미칼은 선플라 외에도 제약시장의 호평을 받은 히트작들을 다수 선보였다. 국내 천연물 의약품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세계 최초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에스’, 세계 최초 관절염 치료 패치 ‘트라스트’, 국내 최초 단일 의약품 연간 수출 100억원을 기록한 위궤양 치료제 ‘오메드’, 국내 은행잎 추출물 혈액순환 개선제 시장 1위 ‘기넥신’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의약품들이 SK케미칼의 작품이다.

SK케미칼은 바이오 신약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낸 바 있다.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가 대표적인 사례다. SK케미칼이 2009년 호주 제약회사 CSL에 기술을 수출한 앱스틸라는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캐나다 보건당국(Health Canada)의 시판 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17년 유럽 의약국(EMA)으로부터도 최종 시판 허가를 얻었다. 국내에서 기술을 개발한 바이오 신약으로는 최초의 성과라는 설명이다.

특히 SK케미칼은 2000년대 중반부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예방의학의 첨병인 백신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어 주목된다. 세계적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전략이다.

현재 SK케미칼은 경북 안동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공장 ‘L하우스’를 보유하고 있다. 2012년 준공된 L하우스는 모든 기반기술과 생산설비를 보유해 세포 배양 독감 백신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 백신 공장은 연간 최대 생산량이 1억4,000만도즈(1도즈=1회 접종)에 달한다. 특히 최첨단 무균 생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새롭게 발생하는 전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도 신속하게 개발하고 대량생산할 수 있다.



SK케미칼은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의 결실로 2015년 국내 최초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3가’ 개발에 이어 2016년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스카이셀플루4가’로 명명된 이 백신은 출시 첫 해에만 250만도즈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 번 접종으로 네 가지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광범위한 예방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또 SK케미칼은 프리미엄 백신 중 하나인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개발에도 성공했다. 스카이 조스터는 지난해 12월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됐다. 대상포진은 국내에서만 70만명가량(2016년 기준)의 환자들이 고통받는 질환이다. 지금까지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글로벌 제약회사 MSD의 ‘조스타박스’가 독점해왔다. 하지만 스카이조스터 출시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SK케미칼은 스카이조스터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 데 이어 향후 세계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국내에서만 1,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잠재적 대상”이라며 “그동안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 스카이조스터를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국민건강 수호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SK케미칼은 자체 개발한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 생산 기술’을 글로벌 제약회사인 사노피 파스퇴르(Sanofi Pasteur)에 수출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이는 SK케미칼의 백신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임을 입증한 성과이기도 하다.

사노피 파스퇴르는 20여종의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을 개발해 매년 전 세계 5억명 이상의 인구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독감 백신 제조·공급업체다. 사노피 파스퇴르는 ‘범용 독감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SK케미칼의 기술을 사들였다.

SK케미칼은 올해 안에 백신 사업을 분사시켜 별도 법인을 신설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백신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글로벌 프리미엄 백신 회사로 도약시키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SK케미칼은 백신 사업을 분사시키면 전략적 투자자를 적극 유치하는 한편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윤현 기자 unyon@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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