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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교수 "'만들어낼 수 없다면 이해하지 못한 것' 파인먼 말에 영감받았죠"

■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이희승 KAIST 화학과 교수

형태 다양한 자연계 물질에 호기심

고정관념 도전하며 '폴덱처' 개발

이희승 KAIST 교수.




“세계적인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이 ‘내가 만들어낼 수 없다면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What I can not create, I do not understand)’라고 한 말에 영감을 받아 과학자로서 도전을 즐기게 됐죠.”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3월 수상자인 이희승(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는 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고 연구실 학생들과 졸업생들의 노고에 고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자기력으로 움직임을 제어하는 유기화합물 ‘폴덱처(foldecture)’를 개발하는 등 독창적인 합성화학 연구 분야를 개척해왔다. 처음에는 ‘자연에 존재하는 생명체나 구성요소는 왜 단순한 구형이 아닌 다양한 형태를 갖추고 있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했다. 이후 ‘어떻게 하면 천연 단백질(효소)과 견줄 만한 인공물질을 쉽게 합성할 수 있을까’ ‘자연계의 자기조립 현상을 실험실 플라스크에서 모방해 인공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폴덱처로 명명한 ‘인공 펩타이드를 활용한 3차원 자기조립체’ 연구에서 시작해 그동안 금속 물질로만 만들 수 있었던 자기나침반을 이 교수가 순수 유기화합물로 처음으로 개발한 과정이다. 결국 호기심을 갖고 기존 고정관념에 도전한 것이 세계 최초 연구라는 성과를 낸 것이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반자기성 물질은 금속 물질에 비해 민감성이 낮아 응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단순 비자기성 물질로 취급했다”며 “하지만 반자기성 유기분자도 일정한 규칙으로 정렬된 초분자구조체를 만들 수만 있다면 자기장에 반응하는 물질로 합성할 수 있으리라 봤다”고 말했다. 실험 결과 순수 유기화합물 펩타이드를 일정한 규칙으로 정렬한 초분자구조체인 폴덱처가 자기장의 방향에 따라 정렬되는 것을 확인했다. 막대 모양의 폴덱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물론 물속에서 실시간으로 회전운동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다.

이 교수는 “지난 2016년 노벨화학상은 분자 기계의 개념을 초기 수준에서 정립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며 “기계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실시간으로 회전운동하는 초분자 구조체를 펩타이드로 만들어 응용연구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자기장은 다른 외부자극과 독립적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한 나노·마이크로 분자 기계 개발 플랫폼으로서 주목된다.

이 교수는 “강성호 KAIST 화학과 명예교수님으로부터 연구 열정을 배웠고 부모님이 제가 어려서 책을 읽고 상상하며 한가롭게 노닥거려도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호기심을 키울 수 있었다”며 “연구 초기부터 ‘플라스크에서 인공 펩타이드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거울상 인공효소를 합성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는데 긍정적인 답을 얻고자 계속 도전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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