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13일 “‘무한도전’ 변화에 대해서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논의한 끝에 3월 말 시즌을 마감하고 휴식기를 가지기로 결정했다”며 “김태호 PD는 당분간 준비할 시간을 갖고 가을 이후 ‘무한도전’ 새 시즌 또는 새 기획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러 가지로 해석될 가능성이 많은 공식입장이다. 오는 31일 ‘무한도전’이 마지막 방송을 한다는 것 외에는 향후 행보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MBC가 앞서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을 끝내면서 시즌 종영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에 비춰봤을 때, ‘무한도전’이 이대로 막을 내릴 가능성도 농후한 것.
개운치 않은 입장이지만 이해는 된다. ‘무한도전’은 어느덧 13년 차를 맞이한 MBC의 간판 프로그램. 청와대 홈페이지에 종영 반대 청원까지 올라오는 등 ‘국민 예능’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파급력이 있는 프로그램이었기에 단호하게 폐지를 선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한도전’의 변화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지난달 ‘무한도전’ 측은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연출에서 하차한다. 이후 크리에이터로서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원년 멤버들의 하차설도 흘러나왔다. 김태호 PD에 이어 유재석, 박명수, 하하, 정준하 등 원년 멤버가 하차한다면 사실상 ‘무한도전’의 색이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
‘무한도전’의 내부적 변화를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었다. 13년을 이어 온 ‘무한도전’이 조금 더 함께하길 바라는 입장도 있었고, 이제는 놓아줄 때가 됐다며 아름다운 이별을 말하는 입장도 있었다. 다만 공통된 것은 김태호 PD가 연출에서 손을 놓고 원년 멤버가 바뀔 경우 더 이상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을 유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었다.
권석 MBC 예능 본부장은 지난 7일 취재진과 만나 ‘무한도전’의 새 판을 언급하며 “모든 멤버들이 다 같이 가는 것을 원해 설득 중”이라고 밝혔다. MBC 측에서도 어마어마한 광고수익과 파급력을 자랑하는 ‘무한도전’을 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휴식기’라는 이름 하에 시간을 버는 것.
4월부터는 기존 ‘무한도전’과는 상관없는 새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앞서 김태호 PD 후임으로 거론됐던 최행호 PD의 신작이다. ‘무한도전’ 시즌2가 아닌 새 포맷의 새 프로그램이며, 당연하게도 ‘무한도전’ 멤버들은 참여하지 않는다.
13년의 책임감을 감당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일 터. 끝을 확정 짓지 않았기에 더욱 아쉬운 이별이다. ‘무한도전’이 과연 휴식기를 접고 시즌2로 돌아오게 될까. 기약 없는 이별의 끝에 김태호 PD와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양세형, 조세호 6인의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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