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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카카오 쿠폰 결제요? 배달 안 됩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

최저임금에 배달비 급등했는데

8%나 되는 카카오 수수료 '부담'

"남는 것 없다" 거부 확산될 듯





# 얼마 전 친구에게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치킨 교환권을 받은 A 씨는 배달 주문에 30분 넘게 걸렸다. 한 블록 거리에 두 곳이나 매장이 있는데도 홈페이지에선 온라인 주문이 불가능했다. 대표전화로 전화한 가장 가까운 매장에서는 해당 메뉴가 없다며 거절 당했다. 다음 매장에서는 가게 주인으로부터 20여 분 하소연을 들어야 했다. 카카오톡 수수료가 8%나 되는데다, 프랜차이즈 대표번호나 홈페이지 온라인 주문 역시 건당 200원~800원 수수료를 받아가 큰 폭으로 뛴 배달비까지 생각하면 도저히 남는 게 없다는 것. A 씨는 선심 쓰듯 이번에만 배달해준다는 가게 주인 말에 짜증이 나고 말았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배달료 역시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을 중심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의 배달을 거부하는 사례가 확산 되고 있다. 인건비와 배달료가 오른 상황에서 수수료까지 지불 하면 남는 게 없어서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고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배달 거부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가맹본부에서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본지가 서울 강남권 치킨 업소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례는 적지 않았다. 서울 강남의 A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인근 가맹점에서 온라인·전화 주문 모두 거부해 조금 거리가 멀지만 (본인이) 대신 배달해주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대표전화로 카카오톡 선물하기 상품을 사용하면 이중으로 수수료를 내게 돼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언뜻 보기엔 유통채널이 늘어난 것 같지만, 프랜차이즈 본사의 대표전화나 홈페이지 온라인 주문도 다 수수료를 내야하는 서비스”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배달료까지 오르면서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배달 거부 사례를 보면 ‘해당 메뉴가 없다’, ‘지금 바쁜 시간이다’ 등 다양하다.



보통 치킨 한 마리 가격은 1만 5,000원~2만원 정도. 생산비용을 살펴보면 먼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공을 거쳐 공급하는 생닭 1마리 값이 4,000~4,500원. 여기에 튀김유가 마리당 700~800원 수준이다. 또 제품 포장과 치킨무·콜라 등을 합치면 원 부자재만 7,000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여기에 월 300만 원 정도 드는 배달직원을 쓰거나 배달앱 서비스를 이용하면 한 마리당 대략 3,000~4,000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가게 임대료나 인건비 등 고정비와 기타 비용을 합치면 실제 가맹점주가 가져가는 수익은 10% 미만이다.

문제는 오른 인건비는 제외 하더라도 최근 배달비 가격도 뛰면서 수익이 더 떨어졌다는 것. 이렇다 보니 치킨 값의 10% 내외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카카오 선물하기는 가맹점주 입장에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오른 배달료를 지불하고 수수료까지 내면 이익이 거의 제로이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계약이 카카오 측 계약 대행업체와 가맹점 사이에 직접 이뤄져 본사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B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하면서 개별 가맹점이 사전 동의를 한 부분”이라며 “간혹 사용을 거부하는 가맹점이 있겠지만 본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C 치킨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배달을 거부하는 가맹점이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가맹점주들이 알아서 판단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지난 10여 년 간 치킨 판매가격은 그대로인데, 예전에 없던 배달앱 서비스나 모바일 플랫폼 수수료가 더해지며 가맹점이나 본사나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며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배달비까지 오르면서 현재로는 제품가격 인상 외엔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가맹점주들은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에 가격 인상을 더욱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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