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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현대판 차르 등극] 최장수 통치자 길로 'PUT IN'…"反서방" 신냉정시대로 'PUT IN'

'구소련 영광 재현' 민심 공략

네번째 러시아 대권 잡아

스탈린 이은 두번째 장기 집권

나토 확장 거부 등 '스트롱 러시아' 속도낼 듯





‘현대판 차르’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이하 현지시간) 대선에서 오는 2024년까지 집권 연장에 성공하며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 이후 최장 통치의 길로 들어섰다. 대선을 앞두고 영국에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이 발생하며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지만 ‘강대국 러시아’를 외친 푸틴에게는 흠집 하나 내지 못했다. 오히려 서방국가로부터 지탄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합병일에 재선에 성공한 그는 앞으로 더욱 반서방 정책을 강화해가며 국제사회에서 옛 소련 시절의 위상 회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8시 극동 캄차카 지역에서 시작된 러시아 대선은 대륙의 가장 서쪽에 있는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주 투표소에서 오후8시(한국시각 19일 오전3시)에 마감됐다. 6년 임기의 대통령을 뽑기 위한 이날 선거에서 푸틴의 당선은 확정적이다. 그를 제외하고 대선주자로 나선 7명의 후보는 이미 ‘들러리’로 전락한 지 오래다. 러시아여론연구센터(브치옴)가 이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푸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힌 반면 나머지 7명의 후보는 각각 7% 이하의 저조한 예상득표율을 보였다.

이번 선거로 푸틴은 2024년까지 집권기간을 늘리며 31년(1922~1953년)간 러시아를 호령한 스탈린 전 서기장에 이어 러시아 현대사에서 두 번째로 긴 장기집권자가 된다. 지난 1999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권한대행으로 대통령직을 시작한 푸틴은 2000년 제3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른바 ‘푸틴 시대’를 열었다. 임기 4년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수행하고 연임 제한에 따라 2008년부터는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에게 대통령 직함을 내준 뒤 총리로 막후에서 권력을 휘둘렀다. 이제 곧 제6대 대통령으로 취임해 집권 4기를 앞둔 푸틴 대통령은 벌써 임기가 끝나는 2024년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후계자를 내세울지 헌법을 고쳐 연임을 철폐할지 방법에 대한 예측은 갈리지만 푸틴이 임기 후에도 계속 실권을 주도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독재 지도자의 부활로도 볼 수 있는 푸틴의 장기집권은 사실 국민들의 열성적인 지지가 만들어낸 결과다. 미 CNN방송은 “푸틴의 과두정치에 대한 피로감에도 그는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진정으로 인기 있는 인물”이라며 “소련 붕괴 후 러시아에 안정을 찾아준 구원자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냉전시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옛 소련에 대한 향수에 더해 영광의 시대를 재연할 수 있는 강한 지도자라는 확신이 푸틴의 독재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푸틴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을 강행하고 서방의 요구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을 거부하는 등 반서방 행보로 러시아인들의 자존심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당선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이 서방과의 대립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1일 국정연설에서는 신무기를 소개하면서 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하는 가상영상을 내보내 미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영국과의 관계도 최악으로 치달은 상태다. 영국이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의 책임을 묻기 위해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하자 러시아도 17일 모스크바 주재 영국대사관 직원 23명을 추방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러시아 군사전문가인 알렉산드로 골츠는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이미 신냉전의 시작을 알렸다”며 “푸틴의 위협이 실제든 아니든 미국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며 양측 간 갈등이 신무기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가 4기 체제를 이끌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조되는 서방과의 갈등으로 인한 경제난 타개가 당장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는데다 국내에서 번지는 ‘반푸틴’ 목소리도 그의 장기집권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의 젊은 층과 야권에서 반정부 시위가 번지는 등 푸틴 지배체제에 대한 반항이 이어지고 있어 애국심에 호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푸틴은 1일 국정연설에서 장밋빛 포퓰리즘 공약을 설파하며 민심을 사는 데 집중했지만 악화한 경제상황이 4기 체제에서 개선되지 않는다면 반푸틴 목소리는 더욱 증폭될 수 있다.

한편 ‘스트롱맨’ 푸틴이 4번째 집권에 성공하면서 미국과 본격적인 힘겨루기를 예고하는 가운데 한반도도 그가 부추기는 신냉전체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미대화 기류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박민주·김창영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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