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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금리역전시대 맞은 이주열 2기의 과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행 1.25~1.5%인 기준금리를 3개월 만에 또다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정책금리 상단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웃돌게 됐다. 한미 정책금리 역전은 10년7개월 만이다. 익히 예고된 인상인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의 반응은 일단 차분했다.

정부와 한은은 22일 한목소리로 “이번 한미 간 금리 차이로 자본유출 우려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금리 격차만으로 글로벌 자금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투자국의 경제성장과 기업 실적, 환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자본이탈 압력은 점차 커질 수밖에 없다. 한미 금리 역전이 장기화하고 격차마저 커지면 충격파가 언제든 들이닥칠 가능성은 상존한다. 과거 두 차례의 양국 금리 역전기에 우리 시장에 큰 혼란은 없었다지만 2013년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에 따른 ‘긴축발작’을 경험한 바 있기도 하다. 해외자금 이탈도 걱정이지만 국내 시중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문제는 탄탄한 경제회복 경로를 밟고 있는 미국에 비해 한국의 성장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다. 연준은 이미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세 차례 인상을 예고했지만 한은은 통화정책 운용이 그리 녹록지 않다. 이는 양국의 금리 역전이 기조적으로 정착될 공산이 높다는 얘기다. 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해 섣불리 금리 인상을 단행하다가는 자칫 경기회복의 불씨를 꺼뜨릴 위험성이 있고 그렇다고 방관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21일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로 연임이 확정된 이주열 한은 총재의 책무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진 연유다.



이 총재는 국회 답변에서 “선제 대응 못지않게 섣부른 대응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냉정한 현실 인식이다. 통화정책이 성장과 시장안정·가계부채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지대한 만큼 한은이 너무 늦지도, 너무 이르지도 않은 긴축의 묘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시장 동향의 모니터링에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지만 무엇보다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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