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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의 근원 잇몸병...제대로 닦아야 잡는다

잇몸 속 세균 혈관 통해 침투

동맥경화 등 각종 질환 유발

2030 환자도 6년새 두배 늘어

칫솔질시 잇몸·치아 사이 잘 닦고

3~6개월마다 정기 검진 받아야





흔히 잇몸병이라고 하는 치은염·치주질환으로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은 1,518만명으로 지난 2012년보다 1.7배 늘어났다. 국민 10명 중 3명꼴이다. 급성 기관지염(1,619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20~30대 잇몸병 진료인원은 6년 새 209만명에서 약 430만명으로 2배 불어나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 치과 조기검진이 늘어나고 흡연, 스트레스, 식습관·음주문화의 변화 때문이다.

강경리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과거에는 치아 청결 작용에 도움이 되는 섬유질이 많은 식품을 주로 섭취했지만 육류와 부드럽고 치아 표면에 잘 달라붙는 식품, 당분이 많은 음료 섭취 증가로 충치·잇몸병 환자가 늘고 있다”며 “연 1회 스케일링(치석 제거)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치과 검진을 받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잇몸병은 치아를 둘러싼 치아뿌리를 덮은 분홍색 점막조직인 치은에서 시작된 염증(치은염)이 치아를 지지하는 잇몸뼈·치주인대 등으로 확산(치주염)되면서 악화한다. 잇몸이 붓고 피가 나거나 주저앉으며 통증·압박감이 생기고 이가 흔들리거나 시리며 입냄새가 심해진다. 관리하지 않으면 제대로 씹지 못하다 치아를 잃을 수도 있다. 치조골과 치주인대는 나이가 들수록 약해진다.

김성훈(왼쪽) 서울대치과병원 교수가 잇몸병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대치과병원


입안에는 약 700종의 세균이 산다. 세균이 치태(플라크)와 치석 안에 침투하면 염증이 발생한다. 치태는 세균이 뭉쳐서 생긴 얇은 막이다. 세심하게 칫솔질을 하고 치간칫솔·치실로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와 치태를 없애야 한다. 입안을 수시로 헹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잇몸병으로 인한 통증은 다른 치통과 달리 중등도 수준인데다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치과에 방문하면 이미 잇몸 치료 시기를 놓쳐 치아를 뽑아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상황이 되면 씹는 기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성태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일시적으로 증상이 없어지면 잇몸질환이 다 나았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잇몸조직은 서서히 파괴될 뿐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면서 “잇몸병은 세균에 의한 잇몸의 만성 염증성 질환이어서 치료를 했어도 언제든 재발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치과 검진과 철저한 구강 위생관리로 재발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잇몸병 치료를 받은 뒤 3~6개월마다 정기 검진·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이 75%나 되고 이들이 치아를 잃을 위험은 정기 검진·치료를 받는 사람의 2배나 된다. 류인철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잇몸병은 치과에서 원인치료를 받은 뒤 염증을 줄이거나 세균을 억제하는 잇몸약을 먹으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잇몸병이 당뇨, 동맥경화, 심근경색, 호흡기질환, 발기부전, 조산 및 미숙아 출산 등과 연관이 있거나 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치주과학회 연구에 따르면 잇몸병이 있는 사람은 혈관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한 치주질환을 가진 사람은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다. 심한 치주질환자는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정상 또는 중등도 치주질환자보다 2.3배 높으며 당뇨병 합병증인 당뇨병성 신증으로 사망할 확률이 8.5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과 독소, 질환부에서 형성된 염증성 매개물질이 혈관을 통해 온몸으로 퍼져 면역염증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콜레스테롤·염증세포 등이 혈관에 끈적하게 붙어 생긴 지방혹(죽상경화반)과 심장판막에서 잇몸 세균이 발견되기도 한다. 당뇨가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잇몸병이 3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담배를 피울 경우 그 위험이 20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홍지연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치주염을 같이 앓고 있는 당뇨 환자가 치주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고혈당의 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꼭 함께 치료받는 것이 좋다”며 “당뇨 환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3~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잇몸병 예방을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올바른 칫솔질 습관을 들이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는 게 중요하다. 열심히 닦는 것보다 정확하게 닦아야 한다.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은 칫솔질할 때 잇몸이나 치아 사이를 잘 닦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는 겉으로 쉽게 보이는 치아 면만 잘 닦고 혀 쪽 치아 면과 치아 사이 칫솔질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아래 앞니의 안쪽 면은 침샘과 가까워 치석이 생기기 쉬우므로 세심하게 칫솔질을 해야 한다.

치과 치료는 때를 놓치면 시간과 경제적 비용이 커진다. 잇몸은 잇몸뼈가 염증으로 소실되면 재생이 어렵다. 갑자기 잇몸이 아프거나 부을 때는 잇몸조직이 파괴되는 급성 염증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치과를 찾아야 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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