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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에 막힌 게임한국…中선 '짝퉁' 쏟아지고 판권 갈취도

[中 정부 한국게임 판호 발급 1년째 '0']

지난달 수입게임 53개 허가에도

리니지2레볼루션·검은사막 등

한국산 신규 대작만 쏙 빠져

中, 사드 핑계로 노골적 견제

韓정부 '미온적 대응' 지적도





국내 중소게임 업체 A사는 얼마 전 공들여 개발한 게임 소스코드와 저작권·판권을 고스란히 한 중국 업체에 넘겼다. A사는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한해 외자 판호(게임 심사 비준)를 내주지 않자 이보다 손쉬운 내자 판호를 얻기 위해 현지 업체와 판매 수익을 공유하는 이면계약을 맺고 영업기밀 등을 모두 제공했다. 하지만 중국 회사는 어차피 A사가 편법적으로 판호를 얻으려 해 법적 대응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당초 약속한 수익 배분을 지키지 않았다. 결국 A사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게임 자체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중국 정부가 한국산 신규 게임에 대한 서비스 빗장을 1년 넘게 걸어 잠그면서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 대형 게임들의 중국 출시가 늦춰지면서 ‘짝퉁 게임’이 등장하는가 하면 중소업체들은 중국 현지 업체들의 횡포에 휘둘리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2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업체가 개발한 게임에 발급한 판호는 전무하다. 중국 정부가 가장 최근인 지난달 말에 발표한 53개 수입 온라인 게임 판호 대상 중 국내 게임업체의 게임은 단 한 개도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은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모두 판호를 받아야 현지에서 게임 서비스가 가능하다.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중국 출시 준비를 마쳤지만 1년째 판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흥행주기가 짧은 게임 업계에서 출시 직후 국내에서만 하루 매출 100억원가량을 올린 대작 출시가 지연돼 회사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최근 “중국 업체들은 해외시장으로 나오는데 넷마블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배틀그라운드(블루홀)’와 ‘리니지 레드나이츠(엔씨소프트)’ ‘검은사막(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사들이 몇 년 동안 수백억원을 들여 개발한 대작들이 판호 때문에 40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한국의 대작들이 중국에서 선보이지 못한 사이 현지에서는 이를 본뜬 ‘짝퉁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 게임심사기관은 ‘배틀그라운드’에 대해 “여러 이용자가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싸우는 장르(배틀로열)가 ‘사회 공동의 번영을 중시하는 중국의 국가 이념과 맞지 않아 (중국에서) 서비스 허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요즘 중국에서는 현지 게임업체들이 만든 배틀로열 장르 게임은 버젓이 서비스되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배틀그라운드를 베낀 게임도 여럿이다.

반면 중국 게임들은 최근 국내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앱시장 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올해 2월까지 출시된 중국 퍼블리셔의 게임 가운데 국내 게임 순위 상위 톱100에 들어 있는 게임은 19개에 달한다. 중국 게임이 국내 퍼블리셔를 통해 유통된 것까지 포함하면 100개 가운데 절반가량이 중국산이다. 이달 국내 시장에 출시를 앞둔 중국 게임만 해도 10개 이상이다. 국내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겉으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내세웠지만 실상은 K게임을 견제하려는 속내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중국 정부는 한국 게임의 경우 일본이나 미국 게임과 달리 출시되는 장르 등이 중국 게임과 비슷해 자국업체들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본다”며 “판호를 내주지 않아도 한국이 일본이나 미국처럼 보복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판단도 깔려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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