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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황금빛’ 이다인 “공부만 하다 도전한 연기, 너무 좋았다”

“배우 엄마와 언니가 있다는 자체에 부담감은 없는데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생기는 부담감은 있는 것 같다. 말조심, 행동조심을 두 배는 더 해야 할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단련이 돼 있었던 것 같다. 데뷔할 때도 다른 신인보다 두 배는 잘 해야 시청자분들이 인정해주실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긴장되고 떨린다.”

배우 이다인 /사진=콘텐츠와이






배우 이다인이 연기활동을 하면서 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이다인에게는 엄마 견미리와 언니 이유비가 같은 배우인 것이 큰 장점이기도 했지만 지금껏 자신을 가둔 프레임이자 꼬리표로 따라다녔다. 독립적인 개체로 보이길 원한 만큼 혼돈의 시기도 있었지만 데뷔 5년차, 이다인은 이제 ‘견미리, 이유비의 가족’이라는 수식어를 ‘축복’이라 받아들였다.

2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카페에서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종영 인터뷰 차 만난 이다인은 “지금은 ‘견미리, 이유비의 가족’이라는 수식어를 억지로 떼고 싶은 마음은 없다. 데뷔 초에는 내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라서고 싶다는 생각에 꼬리표를 떼고 싶었는데 그게 오히려 자격지심이었던 것 같다. 가족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자 숙명과 같은 것이다. 20년 후에 중년배우가 돼 있더라도 뗄 수 없는 수식어다. 지금은 가족들이 모두 배우인 게 축복이라 생각한다. 2세 배우가 많지만 세 모녀가 모두 배우인 경우는 없으니 이것도 장점이라 생각하려 한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지금까지 누군가의 가족으로 불렸다면, 이후 붙고 싶은 수식어는 무엇인지 묻자 “작년에 ‘케미요정’이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화랑’에서도 그렇고 ‘황금빛’에서도 우리 커플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앞으로도 ‘케미요정’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지난 1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는 이다인이 게스트로 출연해 평소 자신을 차분한 성격이라 밝히며 쾌활하고 털털한 이유비와 반대 성향이라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다인은 “어렸을 때부터 언니와 성격이 반대였다. 언니는 끼도 많고 활달하고 ‘비글비글’한 성격이었는데 나는 반대로 말도 없고 조용한 편이었다. 지금도 언니는 되게 애교 많고 통통 튀고 아기 같다. 가식도 없고 내숭도 없으며 순수한 편이다. 나는 나름 걱정도 많은 편이고 차분한 편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참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이다인이 연기를 하기로 결심한 순간과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학창시절 공부에 매진했지만, 결국 엄마 견미리로부터 받은 유전적, 환경적 영향을 무시할 순 없었다. “연기에 대한 영향은 어릴 때부터 어쩔 수 없이 받았다. 엄마의 상대역을 맞춰주면서 어릴 때부터 연기에 재미를 느꼈다.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만 하다가 학업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는 공부가 너무 하기가 싫어지더라. 숨통을 트느라 연기에 도전했는데 너무 좋았다. 입시도 연극영화과도 수시 지원을 해 대학에 붙었다.”

“대학에 합격했을 때도 ‘엄마 백’으로 들어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 시선에 짓눌렸지만 나는 그걸 깨고 싶었다. 대학 때 연극 공연을 매달 올렸다. 대학교 1학년 때 좀 큰 비중의 역을 맡아서 연극을 올린 적이 있는데 가족, 친척, 친구들, 학교 선배들까지 공연을 보러 오셨다. 그 땐 도마 위의 생선처럼 재판을 기다리는 심정이었고 부담이 있었지만 칭찬을 많이 받으면서 나에게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 박수갈채를 받고 학교에서 신인상도 수상하고 인정을 받으니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느낌이었다. 그 때 이런저런 시선을 다 벗으면서 희열을 느꼈다. 그 때 처음으로 배우를 꿈꿀 용기가 생겼다.”

이다인이 연기를 본격적으로 마음먹었을 당시 견미리는 선뜻 배우의 길을 응원해줬을까. 야생과 같은 연예계를 먼저 경험해봤기 때문에 가족에게는 다른 길을 추천했을 지도 모른다.

“엄마가 원래 보수적이셔서 공부 외에 다른 걸 못하게 하셨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내가 엄마의 인생을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항상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염두하며 생활했다. 참는 게 버릇이 돼 있었던 것 같고 나는 속 얘기를 잘 얘기하지 않는 폐쇄적인 아이였다. 처음으로 공부도 안 하고 학교도 안 나가겠다고 하니까 엄마가 겁이 나셨는지 ‘뭘 해보고 싶냐’고 묻더라. 그 때만 해도 나는 연기만 생각한 건 아니었고 뭐라도 다른 걸 해보고 싶었다. 나의 인생을 찾아보고 싶었다.”



배우 이다인 /사진=서경스타 DB


2014년 tvN 4부작 드라마 ‘스무살’로 데뷔해 이후 MBC ‘여자를 울려’, KBS 2TV ‘화랑’, 영화 ‘역린’, ‘목숨 건 연애’를 통해 조연 및 특별출연을 해온 이다인은 이번 ‘황금빛 내 인생’으로 데뷔 5년 만에 가장 많은 대중에게 이름과 얼굴을 각인시켰다. 앞으로 이다인이 목표하는 배우로서의 모습은 무엇일까.

“연기 5년차인데,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를 봤을 때 느리지만 차분히 오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급함이 들 때도 있지만 만족한다. 내 꿈은 오래 연기해서 ‘공로상’을 받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앞으로 너무나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웃음) 묵묵히 이 길을 걷다 보면 5년 전과 지금이 너무나 달라져있듯이 또 성장할 거라고 생각한다. 진정성 있고 깊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스스로 비교 했을 때 5년 전과 지금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묻자 이다인은 제일 큰 요소로 ‘성격’을 꼽았다.

“5년 전에 나는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겁이 많았다. 소심하고 용기도 없었고 ‘유리멘탈’ 이었다. 지금은 굉장히 많은 일에 초연해진 것 같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며 중심이 생긴 것 같다. 모든 일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하고 소소한 행복을 찾으려 한다. 행복은 내가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 하루하루 소중하게 사는 걸 모토로 한다. 힘들 때는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는 주문을 많이 걸었다.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하기 위해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봤다.”

앞으로 남은 20대 청춘배우로서의 삶을 어떻게 헤쳐가고 싶은지 묻자 이다인은 지금처럼 급하지 않게, 흔들리고 좌절하더라도 일어나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단단하게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묵묵히 걸어가고 싶다. 배우를 하는 사람들은 항상 조급하고 초조하고 불안하고 좌절하기도 하는 것 같다. 내가 1년에 한 작품을 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지만 오디션을 수도 없이 많이 보면서 많이 떨어지기도 한다. 오디션에 떨어질 때마다 스스로 질책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의연하게 ‘내 게 아니었다보다’ 생각하기도 하고 다음 기회를 잘 잡을 수 있게 떨쳐버리려 한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용기를 불어넣으려 한다.”

주로 천진난만하고 세상 풍파를 덜 겪은 청춘을 연기해 온 이다인은 이후 작품들에서 파격 변신에 대한 야망을 보이기도 했다. “요즘 ‘작은 신의 아이들’ 등 보는 드라마들 대부분이 장르물이어서 그런지 강해보이는 여경, 범죄스릴러 속 악역을 연기해보고 싶다. ‘캔디형’보다 멋있는 ‘신여성’을 연기하고 싶다. ‘황금빛’에서 부잣집 캐릭터를 연기했으니 다음엔 반대되는 것도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다인은 “다른 사람이 되는 것만큼 재미있는 게 없는 것 같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연기의 매력을 밝혔다. “드라마를 할 때마다 해보고 싶은 역할이 생긴다. 나도 끌고 가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당연히 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하면서 잘 만들 수 있게 최대한 준비를 하고 노력을 하고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어떤 캐릭터를 맡든 간에 두려움은 항상 있는 것 같다. 서현이도 나에겐 도전이었다. 연기는 다른 사람들이 평가해주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연기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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