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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변이 없어도 표적항암제 듣는 환자 적지 않다

윤태영 교수·프로티나 개발 검사법

조병철·임석아 교수팀, 정확도 입증

편평상피세포 폐암 등 수혜자 늘듯

암환자의 단백질 상호작용 분석을 기반으로 한 표적항암제 반응성 검사법 개발로 개인 맞춤형 항암치료 수혜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염기서열을 분석해 암 관련 유전자가 변이됐는지 확인할 필요 없이 표적항암제가 듣는 환자들을 보다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됐다.

이 검사법은 특히 표적 유전자는 정상이지만 표적항암제가 듣는 반응성 환자를 골라낼 수 있어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의 혜택을 보는 환자가 늘어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새 검사법은 표적항암제가 겨냥하는 환자 개개인의 표적 단백질(수용체)과 주변 단백질 간에 암세포 분열·증식에 필요한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 서로 내민 ‘손’을 얼마나 많이 잡는지를 파악해 약이 잘 들을지 여부를 예측한다.

4일 서울대 윤태영(생명과학부)·임석아(서울대병원), 연세대 조병철(연세암병원) 교수팀에 따르면 폐 선암 및 유방암 환자의 세포주 13종에 새 검사법을 적용해보니 항암제 표적 유전자가 변이된 환자는 물론 이 유전자가 정상인 환자에서도 표적항암제가 들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군을 골라낼 수 있었다.

이미 항암치료를 받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유전자 변이 폐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2형(HER2) 유전자 변이 유방암 환자 등의 치료 성과와 비교해 표적 단백질과 주변 단백질이 많이 결합한 경우 표적항암제의 효과가 크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폐 편평상피세포암 환자의 종양 5종을 도입한 쥐(아바타 마우스)에 대한 검사에서도 표적항암제가 들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응 예상군을 가려낼 수 있었다. 편평상피세포암 환자는 EGFR 유전자에 변이가 없어 기본적으로는 표적항암제 치료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세포독성이 강한 일반 항암제를 쓰지만 10~15%는 표적항암제에 반응한다고 알려져 있다.



새 검사법은 윤태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KAIST에 재직하던 2015년 창업한 벤처 프로니타(대표 나유진)를 통해 개발했다. 단백질 상호작용 분석 기반의 개인 맞춤형 검사 기술로 이후 적용 대상 암종을 늘려왔다.



이홍원 프로니타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검사법은 두 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폐암의 경우 항암제 표적 단백질인 EGFR의 항체를 심은 기판에 암 조직을 잘게 부순 용액을 흘려 환자의 EGFR 단백질이 항체에 붙으면 나머지를 단백질을 씻어낸다. EGFR 단백질은 수용체 세포막 단백질의 일종으로 단백질 상호작용을 유도하며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단계로 여기에 암 조직에서 EGFR 단백질과 암세포 분열·증식에 필요한 신호를 주고받는 단백질(GRB2·PIK3 등)과 형광단백질표지자를 붙인 ‘검사용 단백질’을 넣어준다. EGFR과 검사용 단백질 간에 신호전달이 일어나면 형광표지자가 빛을 내는데 형광현미경과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형광점의 수를 센다. 형광점의 수가 많은 암 조직을 가진 환자는 표적항암제가 잘 들을 확률이 높다.

조병철 교수는 “상호작용이 얼마나 강하게, 많이 이뤄져야 표적항암제가 잘 듣는지를 구분하는 기준을 마련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등을 통한 유전자 변이 검사와 새 검사법이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에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변이 여부는 혈액으로 검사할 수 있지만 표적항암제 반응군을 선별하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새 검사법은 정확도는 높지만 혈액이 아니라 암조직을 떼내 검사해야 하는 애로점이 있다.

윤태영·조병철·임석아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이홍원 프로티나 수석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논문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발표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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