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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인상]"어려서부터 물건 분해·조립 습관 덕분에 젤리 같은 터치패널

선정윤 서울대 교수





“하이드로젤을 활용해 투명하고 신축성이 뛰어난 터치패널(터치스크린)을 개발한 것도 따지고 보면 어려서부터 무엇인가를 만들고 부수는 데 푹 빠져 있었던 것의 연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정윤(39·사진)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서부터 집에 있는 가전제품을 대부분 분해해 봤는데 일부는 원상복구에 실패해 부모님께 꾸중을 듣기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대 재료공학과에서 학·석·박사를 마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후과정·연구원을 거쳐 지난 2014년 모교 교수로 부임했다.

이온 활용 이오닉 디바이스로

사람·기계간 인터페이스 목표



선 교수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며 “차세대 터치패널을 개발하는 과정이 재미있지만 때로는 연구가 잘 안 돼 골머리를 앓은 적도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연구가 너무 재미있어 새벽2~3시까지 연구한 뒤 집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아침 6시에 출근하기를 반복하다가 한 번은 가슴이 너무 아파 연구실 바닥에 드러누운 적도 있다. 그는 “아내가 늘 ‘당신은 연구에 집중하면 몸을 거의 돌보지 않는다’고 걱정하며 제가 너무 무리할 때는 적절히 브레이크를 걸어준다”며 활짝 웃었다.

하이드로젤로 차세대 터치패널을 만들게 된 계기도 재미있다. 박사 과정부터 본격적으로 하이드로젤을 어떻게 응용할까 고민하던 중 ‘왜 일렉트로닉스(전자 작용의 이론에 관한 학문과 기술)로만 터치패널을 만들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이드로젤은 폴리머와 물이 균일하게 섞인 젤리 상태의 물질로 생체 적합성과 인장성·신축성을 띠지만 쉽게 깨지는 문제가 있다. 선 교수는 “수많은 실험 끝에 하이드로젤의 강도를 대폭 높이는 데 성공하며 상용화의 길을 텄다”며 “오로지 연구에만 몰두한 결과”라고 했다.



여전히 꿈을 이루는 과정이라는 밝힌 선 교수의 목표는 전자 대신 이온을 전하운반체로 사용하는 이오닉(ionic) 디바이스로 사람과 기계 간 인터페이스를 완벽하게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감지와 신호 전달, 연산·기억 과정을 거쳐 실제 작동까지 가능한 이오닉 시스템과 인간 신경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 꿈? 여전히 현재진행형

헌신적 자세가 연구자의 덕목



선 교수는 귀감으로 삼는 인물로 존 허친슨 하버드대 응용과학과 교수와 오규환 서울대 교수를 꼽았다. 그는 “허친슨 교수님은 여든을 넘었지만 매일 일찍 출근해 그날 쓸 연필을 손수 깎는 등 겸손과 성실함을 가르쳐주셨다”며 “멘토인 오 교수님은 고민이 있을 때마다 ‘가장 선 교수다운 것이 잘하는 것’이라고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제자들이나 과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미래 가능성을 믿고 꿈을 향해 꿋꿋하고 담대하게 전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종종 자기 자신에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물어보는 게 중요하다”며 “꿈과 비전, 성실함, 헌신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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