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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투자의 최종 책임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네오50 연구소장





‘모든 투자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는 말은 언제부터 회자 됐을까. 지난 1986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증권시장은 1989년 4월 종합주가지수가 1,015포인트를 정점으로 1990년 9월에는 559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주식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연일 시위가 계속되고 창밖에 주문표가 뿌려졌다. 증권 관계 당국은 누적된 증권 거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월10일 담보 부족계좌에 대한 반대매매를 시행했다. 규모는 1,500억원 정도였으나 실제로는 981억원의 매도로 873만주가 반대매매 됐다. 이날의 반대매매를 ‘깡통계좌 정리’라 했다. 이는 엄청난 상처를 가져왔고 많은 교훈을 안겨줬다. 무리한 증권시장 부양정책은 지양돼야 한다. 증권사와 투자자 모두 법 준수 풍토 조성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이때부터 증권회사들은 규정과 원칙을 정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모든 투자에 있어 최종 선택과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음’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광고했다.

최근의 상황은 어떨까. 오늘날 투자업을 하는 회사를 금융투자회사라고 부른다. 증권회사와 자산운용회사·투자자문회사 등이 금융투자회사다. 증권회사의 이름을 금융투자회사로 바꾸고 있기도 하다. 금융투자회사라는 이름은 단순한 중개 기능을 넘어서겠다는 의미다. 오늘날 증권회사는 자체 금융상품을 제조하기도 한다. 운용회사와 투자자문사도 투자성 있는 상품 공급이 목표가 되고 있다. 투자성이란 투자의 기회와 위험을 분석해 기회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말한다. 이때의 투자 권유는 금융투자회사들 중에서 누가 더 투자성 있는 상품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투자자가 금융투자상품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그 결과는 금융투자회사 능력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결국 금융투자회사는 투자성을 보다 더 높은 차원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투자자는 금융투자회사의 투자성 분석 능력을 따져 봐야 한다. 투자성 있는 금융투자상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금융투자업자로서 능력이 있다.



만일 투자의 최종 책임이 모두 투자자에게만 있다면 투자자는 스스로 투자성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모든 투자자가 그 능력을 갖고 있기는 불가능하다. 진정한 금융투자회사의 승부는 투자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의 공급에 달려 있다. 이제 금융투자회사는 중개 기능만을 하는 유통회사가 아니다. 금융투자회사는 금융투자상품의 제조회사이다. 제조회사는 상품의 품질관리와 판매 후 서비스에도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 품질관리는 투자성이며 사후 서비스는 장기 수익률을 관리해주는 것이다. 만일 금융투자회사가 금융투자상품의 제조 기능을 하지 못하고 단순 유통 비즈니스를 하며 모든 투자의 책임을 투자자에게 돌리기만 한다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투자자는 나쁜 금융투자회사를 가려낼 수 있는 능력만이라도 갖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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