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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건 원장의 탈모 이야기-21] 미세먼지가 탈모에 주는 영향

두피로 들어간 미세먼지는 탈모에 직접적 영향 적어

호흡기 통해 혈관으로 침투한 초미세먼지가 더 위험

모자보다는 마스크 착용하고 귀가 후엔 머리 감아야

옥건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




예전에는 봄이면 ‘불청객’ 황사로 하늘이 뿌옇던 때가 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황사보다는 오히려 미세먼지가 매일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몇 년 전만 해도 봄마다 활개치던 황사는 어디로 가고 미세먼지만 자꾸 매스컴에 나오는 것일까?

황사와 미세먼지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황사는 중국 북부의 고비사막과 황하 상류의 황토지대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날아오는 현상이다. 황사는 현대사회가 되기 1,000여년 전부터 한반도에 있었던 자연현상으로 삼국사기에도 雨土(흙비)가 내렸다는 구절이 등장한다. 황사는 중국 대륙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사막의 여러 광물가루와 흙먼지, 공장에서 발생한 각종 유해물질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세먼지는 석탄이나 석유 등을 태울 때 발생하는 것으로 자동차나 기차의 배기가스, 공장의 매연, 주택의 난방 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심지어 음식을 조리할 때 가스레인지뿐 아니라 음식 자체에서도 발생한다. 예전에 정부가 고등어를 덜 구워먹으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고 해 어이가 없었던 적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메르스에 안 감염되려면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라는 지침보다는 현실성이 있었던 것 같다. 참고로 삶아 먹는 것보다 구워먹을 때 미세먼지가 8배 정도 더 발생한다고 한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발생 원인이 다르다. 황사는 중국에서 오는 것이고 미세먼지는 국내외 복합적 요인으로 발생하지만 국내 원인이 더 크다. 황사 속에는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가 포함되어 있어서 황사가 있을 때는 중국의 미세먼지와 국내의 미세먼지가 합쳐져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훨씬 증가할 수 있다. 황사 자체는 입자가 크기 때문에 인체에 주는 피해가 미세먼지에 비해 적다. 황사보다 미세먼지에 대한 언론 보도가 현저히 늘어난 이유는 황사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미세먼지의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최근 들어 많이 공론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황사와 미세먼지가 탈모에 주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미세한 먼지로 입자의 크기에 따라 분류하는데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에 더 유해하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은 입자의 크기가 머리카락 굵기의 1/20~1/30 정도인 PM2.5(지름 2.5㎛) 이하를 미세먼지라 부르는데 보통 모발의 굵기가 0.05~0.07mm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입자들이다. 참고로 1년 전에 환경부 기준이 바뀌어서 현재의 미세먼지를 예전에는 초미세먼지라고 불렀다.

모발 굵기 대비 미세먼지 실제 크기 비율.


선진국 수준의 미세먼지 기준에 맞추려다 보니 환경부에서 기준을 강화한 것인데 제대로 된 대국민 홍보 없이 용어의 정의를 바꾸면서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 같다. 현재 기준의 미세먼지는 예전보다 크기가 작고 유해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지금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공기청정기의 센서를 비롯한 미세먼지 제거 기능이 현 기준에 맞게 되어있는 것인지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참고로 PM2.5 이하 크기의 미세먼지를 거를 수 있어야 의미가 있고 그 이하 크기까지 가능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

미세먼지가 탈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 때문인지 미세먼지로 인한 탈모를 예방하려면 모자를 쓰고 외출하고 귀가하면 바로 샴푸를 하라는 글들이 인터넷에 많이 보인다. 그렇지만 사실 건강한 두피 상태라면 미세먼지가 두피를 뚫고 들어가 탈모를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발은 모공을 통해 나오는데 두피의 모공은 피부의 모공보다 크기 때문에 모발과 모공 사이의 공간을 통해 미세먼지가 침투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미세먼지가 모발을 만들어내는 세포까지 침투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탈모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거의 모든 탈모는 모발을 만들어내는 세포가 생산작용을 잘 못할 때 생기는 것이다. 단지 모공을 통해 들어간 미세먼지의 성분들이 자극을 주어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알레르기 반응으로 이차적인 원인의 탈모를 일으킬 수는 있다.

탈모의 원인으로 미세먼지를 생각했을 때 두피에 직접 닿는 미세먼지의 피해는 미비하고 그보다 결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호흡기를 통해 들어간 미세먼지의 성분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먼지가 호흡기 계통에 직접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은 매스컴을 통해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환경부가 미세먼지의 기준을 작년에 더 낮춘 이유는 작은 미세먼지일수록 인체에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현재 환경부 기준의 미세먼지는 호흡기의 제일 깊숙한 곳에 있는 폐포 안에까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이다.

그림에서 동그란 공 같이 생긴 것들이 폐포이고 모세혈관(Capillaries)이 폐포를 감싸고 있다.




모세혈관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산소를 흡수하는 기능을 하는 폐포는 풍선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안에 미세먼지가 들어가면 염증과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폐포에는 혈관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염증이 혈관을 타고 이동하면 전신성 염증 반응 등 큰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미세먼지 자체가 폐포를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문제는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들과 미세먼지 표면에 붙은 유해물질들은 폐포를 통과해 혈관에 그대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로 밝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는 공적인 목적의 측정 수단이 제대로 없어서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미세먼지 경보가 발효되면 당연히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먼지들의 분포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먼지들은 호흡기를 통해 인체 내부까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폐암 발생률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방광암과 심지어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까지 높이고 뇌까지 도달해 치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탈모 쪽으로는 정확한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없지만, 지금까지 이루어진 연구를 바탕으로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미세먼지가 탈모에도 상당히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모발의 뿌리. 그림에서 아래 부분의 빨간색과 파란색 선들이 모세혈관이고 모세혈관의 영양공급으로 가운데 검은 부분인 모발이 생성된다.


모발은 뿌리 끝에 있는 모세혈관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는데 호흡기를 통해 혈관에 들어간 초미세먼지가 그 모세혈관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다분하다. 미세먼지는 심혈관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혈구 몇 개가 지나갈 정도로 좁은 모세혈관은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럴 경우 모발이 자라는 것에 직접 방해가 되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필자의 추정일 뿐 임상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의학적으로 추론해 봤을 때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도 앞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미세먼지가 심할 때 탈모를 걱정하는 분들은 외출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어차피 마스크는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써야 하기 때문에 매스컴에 나오는 미세먼지에 대한 예방책만으로도 탈모는 어느 정도 예방될 수 있다. 모자는 꼭 쓸 필요는 없는데 탈모가 있는 분들은 워낙 조심하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두피에 묻은 미세먼지가 탈모를 유발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 불안한 분들은 착용하는 것이 심적 안정에도 더 좋을 것이다. 혹시 모자를 착용하지 못했다면 외출 후에 바로 샴푸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굳이 미세먼지가 아니더라도 샴푸는 귀가 후나 자기 전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만 머리에 묻은 미세먼지로 탈모가 생길 가능성은 아주 낮다.

미세먼지가 있을 때 비를 맞는 것은 더 안 좋다. 이때 되도록 비를 안 맞는 것이 좋지만 우산 없이 외출했다가 비를 맞았다면 샴푸를 꼭 해야 한다. 비를 맞으면 안 좋듯이 두피에 젤 등을 바르면 안 좋다는 의견도 있는데 잘 마르지 않는 오일 제품 같은 경우는 차단 효과가 있기 때문에 모자를 쓰는 것만큼 효과적일 수 있다. 단 귀가 후에 깨끗이 씻어 줘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세먼지는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며 모발에 직접 묻은 미세먼지보다는 호흡기를 통해 혈관으로 침투한 극미세먼지가 탈모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예방책으로는 모자보다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사실 모발은 원래 먼지나 자외선 등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지닌 신체 기관인데 언제부터 인가 사람들은 먼지로부터 모발을 보호하고 있다. 현대 문명의 발달로 생긴 미세먼지 등 환경 오염이 부메랑이 되어 인간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
/okhairline@naver.com

옥건 원장은···

▲가톨릭의과대학 졸업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 ▲국제모발이식학회(ISHRS) Best Practical Tip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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