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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호텔 투자의 진화

이응석 EY한영 부동산·관광산업 리더




중국 소재 한 호텔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해외투자기관 최고경영자(CEO)에게 투자 배경을 물었다. 그의 첫 번째 답은 단기적인 수익률이 아닌 타깃 호텔이 속한 관광시장의 잠재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장벽에 따른 글로벌 브랜드의 진출 용이성을 꼽았다. 금융권 출신 CEO임에도 호텔 투자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과 운영의 중요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호텔리어 출신으로 부동산 산업에 몸담으며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 관광 및 호텔산업의 투자를 바라보면 아쉬움과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의 호텔 투자는 증가하는 중국 관광객이 주요 수익원으로 부각되면서 품질에 기반하는(Quality-driven) 5성급 이상 호텔보다는 수요를 겨냥한 가성비 높은 3·4성급 책임임대차(Master Lease) 형태 호텔들의 공급이 늘었다. 정부를 포함한 관련 기관들 역시 시장에 대한 혜안 없이 공급 부족을 공표하며 금융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대체상품 공급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2014년 이후 국내외 이슈들로 주변국들과 외교·정치적 마찰이 지속되고 이에 따른 중국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는 호텔 운영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근본적인 문제는 호텔 산업 특성과 관계없이 중국 관광객만을 겨냥한 저가 상품이 편중적으로 과공급됐고 이는 호텔 시장 전반에 있어 심각한 덤핑현상을 초래했다. 단기적인 접근과 투자로 5성급 이상 호텔들까지도 경쟁력 있는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운 연쇄 파급 효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물론 동북아 시장에서 중국 관광객의 비중과 영향력은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관광 및 호텔 시장이 이 수요에만 의존해서는 질적인 성장과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 즉 장기적인 오너십과 새로운 고객 가치를 추구하는 투자를 통해 서비스와 상품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전 세계 관광시장을 살펴보면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여행산업 역시 저비용 항공의 이용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합리적 소비로의 이동이 추세다. 최근 호텔 업계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밀레니엄 세대와 욜로족(YOLO) 등을 타깃으로 독특하고 개성이 강한 새로운 호텔상품들을 앞다퉈 선보이는 모습은 긍정적인 변화다. 더 나아가 적극적인 M&A 시도와 소프트 브랜드 컬렉션의 도입 등 규모의 경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들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 지배적 상품이었던 중저가 호텔들은 구조조정되거나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새로운 상품으로 개편되는 현상이 한축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적지 않은 건설사들이 직접 디벨로퍼로 변신함에 따른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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