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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 이야기] 더 똑똑해진 '토마호크' vs 스텔스機도 잡는 'S-400'

< 34 > 미국의 '창' 러시아 '방패' 시리아서 맞붙나

미국은 과연 시리아를 칠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 트위터를 통해 공습 의사를 밝힌 지난 9일 이후 전운이 감돌고 있다. 다소 유화적인 움직임도 없지 않지만 시리아 인근 지중해에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과 영국의 핵잠수함, 프랑스의 순양함 등이 속속 집결 중이다. 러시아는 이에 맞서 시리아에 전개한 기존 병력을 재배치하고 병력과 장비 증강에 나섰다. 전투가 일어난다면 미국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고 러시아는 S-400 미사일로 요격을 시도하는 양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창과 러시아의 방패가 직접 부딪치는 미증유의 상황이 과연 펼쳐진 것인지 주목된다.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이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발사 훈련하는 모습. 구축함 1척에는 약 60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적재할 수 있다.




미군의 창 ‘토마호크’

우수한 명중률에 35년간 업그레이드

최신형 블록Ⅳ는 전자전 대응 기능도

◇군사력은 서방이 우위=중동 지역에 전개된 군사력은 서방측이 우월하다. 시리아 내전에 깊숙이 개입한 러시아가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크게 늘려왔으나 아직 서방측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은 터키뿐 아니라 카타르에도 공군 기지를 확보, 언제든지 지근거리에서 전투기를 발진시킬 수 있다. 영국 공군도 폭격이 가능하다. 중동 지역과 가까운 키프로스섬의 일부인 아크로티리를 해외 영토로 보유한 영국은 공군 병력과 전투기를 상시 배치하고 있다.

위기 고조에 따라 증강되는 연합국의 전력은 더욱 압도적이다. 미국의 해리 트루먼 항공모함 전단은 수상 함정만 따져도 항모와 이지스 순양함 각각 1척, 이지스 구축함 7척으로 구성된다. 이지스함마다 60발씩 탑재한 토마호크 미사일 전력만으로 시리아 내 목표물을 초토화할 수 있다. 아크로티리 공군기지 증강도 검토 중인 영국은 미국의 최신형 공격원잠인 버지니아급에 버금가는 애스튜트급 공격원잠을 지중해 동부로 급히 보냈다. 어뢰와 토마호크 미사일, 하푼 대함 미사일을 섞어서 38기를 장착한 애스튜트급은 소음이 적어 시리아 근해까지 접근이 가능하다. 프랑스의 아키덴급 다목적 순양함도 순항미사일 16기를 탑재한다.

S-400 미사일 발사 대기 중인 시리아 주둔 러시아군 방공 부대. 현존 최강의 대공미사일 시스템으로 미국제 사드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미사일은 전투기 뿐 아니라 초고속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긱까지 요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 방패 ‘S-400’

‘러시아판 사드’로 최강 방공시스템

음속 10배이상 탄도미사일도 요격

◇러시아, 전력은 뒤져도 막강 방패 보유=러시아의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은 구소련 시절, 이집트와 밀월 관계이던 1960년대 초반 이후 가장 커진 상황. 소수 기독교 세력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대다수 수니파 온건 반군, 극렬 이슬람 원리주의 반군(IS) 간의 갈등과 시리아 정부를 내심 지원하는 이란과 터키를 활용하며 영향력을 키워왔다. 최근까지 시리아에 전개한 러시아군은 전투기 80여대, 함정 10척, 병력 약 3,000여명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정부의 ‘민간인을 겨냥한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이 고조되며 병력을 증파한다지만 서방 연합군에 비해서는 열세다. 그러나 러시아는 비장의 카드가 있다. ‘지상 최강의 방공시스템’ ‘러시아판 사드(THAAD)’로 불리는 S-400 대공미사일이 있기 때문이다.

◇21세기판 ‘모순(矛盾: 마호크 vs S-400)의 대결’=미국 트럼트 대통령이 ‘시리아에 미사일이 보낼 것’이라고 경고하자 바로 나온 러시아 측 반응은 격추. 시리아를 공격하는 미사일은 물론 그 공격 원점까지 파괴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트럼프는 ‘스마트한 미사일이 갈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과연 스마트한 미사일이란 무엇일까. 미국의 공격 시나리오에서 선봉은 토마호크(Tomahawk) 미사일. 1991년 걸프전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중동 지역과 코소보 지역, 리비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미군이 군사작전을 펼칠 때마다 제1타를 날렸다. 지금까지 발사된 토마호크는 모두 2,127발로 뛰어난 명중률을 보였다.



과연 미국을 대표하는 창(槍)과 러시아가 자랑하는 방패가 자웅을 겨룰까. 속단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양대 강대국으로 군림하고 냉전과 데탕트를 지나온 미국과 러시아가 대표 무기로 직접 맞붙는 상황은 사상 초유라는 점이다. 이전에서 두 나라의 동맹국이나 위성국들이 미국제와 소련제 무기로 무장하고 대리전을 치른 적은 있어도 양강의 격돌은 처음이다. 그만큼 위험이 크다. 국제 유가가 요동치는 것도, 각국에서 자제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만약 모순의 대결이 일어난다면 공격이든, 방어든 자기 임무에 실패하는 나라는 군사 기술의 측면에서도 불명예를 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35년 동안 개량된 토마호크=미사일 만능주의가 판치던 1960년 후반부터 개념 연구가 시작돼 1983년 실전 배치된 토마호크는 35년을 지나는 동안 무수한 개량을 거쳤다. 미리 입력된 지도에 따라 아슬아슬하게 저고도 비행하면서 목표물을 정확하게 맞추는 기능 자체는 변함이 없지만 위성항법장치(GPS)를 갖추고 연료를 개선한 최신형 토마호크 블록 Ⅳ는 전자전에도 대응하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미국은 공개되지 않은 최첨단 기술로 해마다 약 200기씩 개량을 실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더 똑똑해진(smart)’ 토마호크 미사일이 실전에 투입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최신형 JASSM이 나올 가능성도=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허언이나 과장이 아니라면 다른 대안도 있다. 공군이 보유한 재즘(JASSM) 미사일은 사거리가 370㎞로 토마호크(2,500㎞)보다 짧지만 장점이 많다. 토마호크보다 기술적으로 진일보해 스텔스 성능이 뛰어나고 정확도가 높아진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다. 사거리 연장형(ER)을 투입하면 900㎞ 바깥에서도 미사일을 투하할 수 있다. 다만 재즘을 사용하려면 몇 가지 부담은 있다. 공군에서만 운용해 충분한 수량을 퍼붓기 어렵고 사거리 연장형을 탑재해도 전투기 자체가 공격받을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사드보다 2배 비싼데도 주목받는 S-400=미국이 토마호크든, 재즘이든 공격을 해온다면 러시아는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S-400 대공미사일 시스템에 대한 자신에서다. 음속의 10배 이상으로 돌입해 들어오는 탄도미사일을 물론 스텔스 전투기까지 요격이 가능하다고 큰소리친다. 러시아가 밝힌 제원을 보면 성능은 현존 대공미사일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 한꺼번에 72기의 미사일을 유도할 수 있으며 동시 교전 능력이 36기에 달한다. 최대 사거리가 400㎞로 시리아 전역과 키프로스섬까지 요격권역이다.

고성능이 알려지며 수출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 이어 친서방 노선을 걷는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는 사드와 S-400을 동시에 구매한 유일한 나라다)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터키까지 이 시스템 구매계약을 맺었다. 동급의 미국제 무기보다 러시아제 무기가 훨씬 싸다는 통념과 달리 가격도 비싸다. 사드의 1.8배 이상으로 알려졌다. 만약 모순의 대결에서 S-400이 이긴다면, 즉 토마호크든, 재즘이든 요격할 수 있다면 이 시스템에 대한 수요는 물론 러시아제 무기에 대한 평판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1세기판 ‘矛盾 대결’ 가능성은

양강 대표무기로 직접 맞대결은 처음

임무실패 땐 군사기술 측면서 불명예

◇충돌 자제 국면으로 돌아서나=미국과 러시아의 위험 부담이 큰 만큼 전투가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제 미사일이 격추되거나 러시아인이 공습으로 다치는 상황이라면 세계가 3차 대전의 위협의 처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는 분위기다. 미국도 강경대응 자세에서 한발 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군사적 관점에서도 미국은 공습 논란에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다. 필요했다면 은밀하거나 작전 개시 직전에 알려 기습 효과를 살려야 했건만 미리 대응할 시간을 주고 말았다. 시리아군은 주요 장비와 정예 병력을 러시아군 기지로 이동 배치해 공습 효과도 의문시된다. 미국이 지난해 4월 실시한 폭격이 실효가 없었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미국이 지난해 4월 7일 토마호크 미사일 59기를 동원한 폭격이 이렇다 할 효과를 얻지 못한 마당에 이번에는 미리 대피하고 대응을 준비할 시간과 기회까지 줘버렸다는 지적이 워싱턴에서 나온다.

◇한국과도 관련 있는 모순의 대결=우리나라도 용호상박을 가리는 두 무기체계와 접점이 많다. 한국산 차기 중고도 대공미사일인 철매와 그 개량형에 러시아의 기술이 들어가 있다. 러시아는 S-300을 기반으로 S-400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한국의 민수용 전자기술을 활용해 정보처리 속도 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핵심 지역에 설치된 방공 시스템은 S-400보다 한 수 아래지만 운용방식이 비슷한 S-300 시스템이거나 그 복사판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개발한 현무 3 순항미사일도 토마호크의 운용개념과 비슷하다.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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