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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계 전설, 33년간 키운 회사 떠난다

마틴 소럴 WPP그룹 CEO 사임

회사 자산 유용 등 비리 논란

조사 결과 발표 전 스스로 퇴진

"회사 이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

마틴 소럴 전 WPP 최고경영자(CEO). /블룸버그




지난 33년간 직원 두 명으로 출발한 광고회사를 세계 100여개국에 진출한 세계 최대의 광고회사로 키워낸 글로벌 광고 업계의 입지전적 인물 마틴 소럴 WPP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사임했다. 광고 산업이 인터넷으로 옮겨가면서 회사의 광고 수주가 급격히 줄고 있는 가운데 33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그 자신이 회사 자산 유용 등 개인 비리 혐의에 휩싸인 것이 사임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WPP는 이날 성명에서 “소럴 CEO가 사임하고 로베르타 콰르타 회장이 새 CEO가 선임될 때까지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소럴 CEO는 “33년간 열정을 쏟아부은 회사를 떠나게 돼 슬프다”면서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회사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소럴의 사임은 이달 초 회사가 그의 위법 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소럴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회사 측도 조사 결과 유용 규모가 크지 않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설립자인 그가 비행 혐의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져 나왔다. 외신들도 그가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불명예 퇴진을 하기보다 WPP가 공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스스로 물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소럴은 지난 30여년간 글로벌 광고계에서 발군의 경영 수완을 발휘하며 업계를 쥐고 흔들어온 전설적 인물로 평가된다.



올해 73세인 그는 마흔 살이던 지난 1985년 잘나가던 광고회사의 임원 자리를 박차고 나와 당시 장바구니를 만드는 회사였던 WPP를 인수해 광고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그는 브랜드는 높지만 저평가된 회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하며 회사 규모를 키웠다. CEO를 맡은 이듬해에는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광고대행사인 제이월터톰슨(JWT)을, 1989년에는 글로벌 광고회사인 오길비앤드매더를 집어삼켰다. WPP는 현재는 전 세계 112개국에서 약 20만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세계 최대의 광고회사다.

지난해에는 미 하버드대가 발간한 세계적인 경영저널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 프랑스 인시아드경영대학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2017년 글로벌 CEO 경영 평가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30여년간 이어져온 소럴의 마법은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빛을 잃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WPP 주가가 지난 1년간 30% 떨어지는 등 그의 시대는 이미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여기에 광고 산업의 무대가 기존의 TV나 신문 등 전통적인 매체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가면서 주요 고객들인 소비재 기업들이 광고비를 삭감하기 시작해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주요 고객이던 포드차와 유니레버 등이 광고대행사에 광고를 의뢰하는 대신 직접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해 제품을 광고하기 시작하면서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소럴은 앞서 한 인터뷰에서 “대형 소비재 기업에서 나오는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는 등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며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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