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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플로리다 프로젝트’ 션 베이커 감독,‘디즈니월드 건너편’ 그늘을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봐

션 베이커 감독, 페이소스와 코미디가 어우러진 인생을 말하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정치적인 비평과 재미의 균형을 고민”



지난달 7일 국내에서 개봉해 9만명 관객을 동원한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디즈니월드 건너편’에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깨닫게 되는 영화다. 아이들을 위해 지어진 지구상에서 가장 마법의 공간이라고 생각되는 디즈니의 건너편 ‘매직 캐슬’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일상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다.

션 베이커 감독 /사진=오드(AUD)




감독 션 베이커는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다” 며 “유년시절, 우정, 동성애 등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디즈니는 모르는 사람이 없지 않나. 종교 다음으로 문화적인 현상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보탰다.

션 베이커 감독은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소개할 때, 영화 ‘아워 갱’과 ‘꾸러기 클럽’을 빼놓지 않는다. 두 작품이 가진 특별한 매력은 그에게 많은 영향과 영감을 제공했는데 의외로 그 내막은 평범했다. 첫 번째는 누구나 한번쯤 지나쳐온, 모두가 갖고 있는 ‘어린 시절’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었다. 두 번째는 1929년 미국 대공황 즉, 어려운 경제와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아이들의 세계는 언제나 행복과 웃음이 가득한 어드벤처가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 션 베이커 감독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결국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아이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는 목표에,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을 담겠다’는 의지까지 또 하나 더해져 완성되었다. 션 베이커 감독에게 ‘디즈니월드 건너편’을 처음 소개시켜 준 사람은 공동 각본가이자 제작자 크리스 버고흐였다. ‘디즈니월드 건너편’의 그늘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고민하던 두 사람은 아이들의 순진무구함, 끝없는 가능성을 영화 속에 그대로 담아냈다.

/사진=오드(AUD)


/사진=오드(AUD)


플로리다의 디즈니월드 건너편 ‘매직 캐슬’에 사는 6살 꼬마 ‘무니’와 친구들은 안개에 가려진 무지갯빛 세상을 모험으로 가득 채운다. 특히 미혼모인 엄마와 단 둘이 살지만 ‘무니’의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은 해피 바이러스를 선사한다. 이에 대해 션 베이커 감독은 “인생이란 것 자체가 페이소스와 코미디가 균형을 이룬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빛과 어둠, 어느 한 가지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진실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속 인물들은 늘 웃음이 끊이지 않고 농담도 많이 한다. 힘든 시련이나 역경이 와도 ‘웃음’을 사용한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잘 웃으면서 서로 상호작용한다고 봤다. 그 점을 잘 보여주고 싶었다.”

“6살 나이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상상’ 속에서 살아간다. 실제로 모텔에 사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다 똑같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만으로 10살, 11살 이 되면 아이들이 웃음기가 줄어들고 성인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자기가 처한 환경에 대해 자각을 하게 되는거다. 무니 나이 또래들은 아직까지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주변 환경을 최대한 활용을 하더라. 모텔 주변이 놀이터라고 생각을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션 베이커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면서 아역배우들과 계속 상의절차를 거쳤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 날 이렇게 대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아역배우들에게 똑같이 대우해주고 싶었기 때문.



“브루클린 프린스와 편집실에서 함께하며 내 작업을 지켜보게 했다. 협력을 최대한 많이 할 수 있게 하는 게 감독으로서 책임감이자 윤리라고 생각했다.”

영화의 제목인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디즈니월드 프로젝트의 이름이기도 하고, 미국의 홈리스 지원책을 지칭한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1965년 디즈니가 테마파크 ‘디즈니월드’를 건설하기 위해 플로리다주 올랜도 지역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계획에 붙인 가칭이다. ‘프로젝트(project)’라는 단어는 주거복지를 위한 정책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1971년 ‘매직 킹덤’이라는 이름으로 최초 개장한 이후 현재까지 성업하고 있는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주변에는 2008년 경기침체 이후 안정된 주거를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의 거주지로 쓰이고 있는 일명 홈리스 모텔들이 즐비하다.

영화가 개봉된 뒤 홈리스 문제들의 재조명 역시 이뤄지고 있다. 이 모든 건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 중요한 사회적 이슈를 담아내야 한다’는 션 베이커 감독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진=오드(AUD)


“미국 내 문제점을 나열하라고 하면 끝이 없는데, 미국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서 보여지는 것과 실제 현실은 다른 모습이 많다. 과대포장이나 좀 더 예쁘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으니까. 영화란 게 엔터테인먼트를 선사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재미와 함께 사회 정치적인 비평 역시 담아내야 한다고 본다. 그렇기에 균형을 찾으려고 한다. 영화 속에서 그동안 미국 엔터테인먼트내에서 보여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거장으로 불리는 션 베이커 감독은 중국인 이민자의 극적인 하루를 그린 ‘테이크 아웃’(2004)으로 미국 독립영화의 오스카라 불리는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서 커다란 화제를 모은 후, 본격적인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후 내놓는 모든 작품들의 각본, 연출, 제작, 편집은 물론 촬영까지 도맡으며 재능을 과시했으며 미국의 주변부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신선한 형식으로 담아내 탁월한 연출력을 인정 받았다. 션 베이커 감독은 2014년 영화 ‘스타렛’으로 위트와 섬세한 감동을 선사하며 인디스피릿 어워드, 로카르노, 바르샤바 등 전세계 영화제에서 무수히 많은 러브콜을 받으며, 2015년 영화 ‘탠저린’은 영화 전편을 아이폰5S로 촬영을 감행, 영화의 형식적인 면에서도 끊임없이 도전을 하고 있다.

션 베이커 감독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고 감독관을 전했다.

“어느 나라 관객이든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감동을 받는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탠저린’ 이 불륜과 우정을 다뤘다면, ‘플로리다프로젝트‘ 는 돈이 없는 엄마가 딸을 위해 어떻게까지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건 여기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어디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특별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욕심보단,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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