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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W]‘라이브’ 노희경의 10년이 대중성을 만났을 때

반환점을 돈 ‘라이브’가 노희경 특유의 감성과 대중성을 결합해 매회 시청자들을 쫄깃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라이브’는 오양촌(배성우 분) 안장미(배종옥 분) 자녀의 데이트 폭력을 시작으로 연쇄강간사건, 강남일(이시언 분)의 투잡 등의 에피소드를 통해 얽히고설킨 지구대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사진=tvN




첫 방송을 앞두고 과연 경찰 지구대 이야기로 18부작을 풀어갈 수 있을까 의심스러워하는 눈도 많았다. 그러나 끊임없이 진화하는 노희경 작가의 필력은 꺼내고 꺼내도 또다른 재미와 감동이 튀어나오는 이야기 주머니처럼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노희경 작가의 지난 작품들은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 부족한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사랑, 생소하게 느껴지는 직업에 대한 흥미 중 한두 부분을 적절히 활용해왔다. 반면 ‘라이브’에서는 세 부분을 모두 활용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재미와 스릴, 감동 한 편에 모두 담아내고 있다.

초반 인물에 대한 설명 이후 ‘라이브’의 주된 이야기는 각종 사건사고가 담당한다. 살인사건, 불법 성매매, 촉법소년에 의한 범죄 등의 에피소드가 3~4회를 기점으로 전환되면서 지구대 업무와 수사과정을 차분히 설명한다.

직업에 대한 작가의 관찰력 전작 방송국을 다룬 ‘그들이 사는 세상’과 정신과 의사를 다룬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먼저 보여준 바 있다. 시청자에게 생소하게 느껴지는 직업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핵심 메시지와 결합하는 기술은 ‘라이브’를 통해 한층 발전했다.

사진=tvN




노 작가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인간에 대한 성찰’이다. 이를 전달하기 위해 그가 발표한 작품에서 가장 많이 소재는 죽음과 미성숙한 인물의 성장이다.

‘라이브’의 등장인물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일에 미쳐사는 오양촌, 이혼을 선택한 뒤에도 그를 놓지 못하는 안장미, 암에 걸린 것을 동료들에게 숨기고 있는 기한솔(성동일 분), 정년을 앞둔 이삼보(이얼 분), 아내의 셋째 임신으로 어쩔 수 없이 피자가게를 열었지만 동료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강남일, 그리고 등장하는 모두가 저마다의 뚜렷한 문제를 안고 있다.

드라마의 백미는 남녀의 사랑이다. 노 작가는 ‘라이브’에서도 변함없이 서로 부족함을 보듬어주는 형태로 사랑을 그려낸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단지 서로 좋아하는 것이 아닌, 아픔과 상처까지 함께 떠안을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한다.

오양촌과 안장미, 한정오(정유미 분)와 염상수(이광수 분)의 사랑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선 현재 갈등에서 삼각관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단계까지 다다랐다. 앞으로 등장할 오양촌 어머니의 존엄사, 성폭행 당했던 한정오의 과거를 알게된 염상수가 보여줄 관계변화와 노희경식 사랑의 정의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라이브’는 노희경 작가 특유의 감성을 유지하면서 시청자에게 생소하게 느껴지는 직업적 특성을 덧붙이는데 성공했다. 삶에 대한 깊은 고민에 대중성을 덧입혀 작가의 최근 작품 중 시청자들이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청률은 이를 반증한다. 첫주 평균 3%대였던 시청률은 이제 6%대를 훌쩍 뛰어 넘었다. 플랫폼이 케이블임을 감안하더라도 대단한 성적이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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