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미래한국 교육에서 길을 찾다]구글, 퀴즈 풀고 수십번 다층면접...4차산업혁명시대 '4C 인재' 찾는다

<4·끝> 획일적 평가제 버리는 기업들

학점·토익으로 선발 평균적 인재

시대 맞지 않고 역량발휘 힘들어

한국필립모리스, 인턴십연계 채용

방학때 프로젝트 참가시켜 평가

"업무습득력 높고 적응속도 빨라"

구글, 직원 성과평가도 다면화

"심층성 높여야 공정성 담보돼"

한국필립모리스의 인턴십 연계 채용 프로그램 ‘인콤파스’에 참여한 한 인턴이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동료들에게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필립모리스




구글은 지난 2004년 인재 채용을 위해 엉뚱한 실험을 했다. 고속도로 옆 광고판에 수학문제를 제시하고 이를 풀어보라고 한 것이다. 문제를 푼 뒤 지정된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또 다른 퀴즈가 등장했다. 구글은 최종 테스트에 합격한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결론적으로 한 명도 뽑지 못했다. 구글의 인재 채용 방식은 이처럼 유난스럽기 짝이 없다. 직원을 최종 채용하기까지 6개월이 넘게 걸렸다. 한 사람의 지원자는 15~25번의 면접을 거친다. 구글이 인재 채용에 시간과 비용을 많이 들이는 이유는 하나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제대로 뽑을 경우 채용 이후 교육과 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단순히 정보기술(IT) 부문뿐 아니라 각각의 영역에서 최고의 재주를 발휘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구글의 채용 리스트에는 미국 컴퓨터학회에서 주는 튜링상 수상자는 물론 태양의 서커스 공연자, 마술사, 철인 3종경기 선수 등도 올라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014년부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턴십 연계 채용 프로그램 ‘인콤파스(INKOMPASS)’를 진행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방학 기간에 각각 회사 프로젝트 업무에 참가시켜 학생들의 역량을 평가하는 형태다. 다른 인턴십 프로그램과 달리 회의 자료 복사 등 허드렛일은 시키지 않는다. 제품 패키지 마케팅 방안, 신규 인사자의 적응 활성화 방안, 생산 품질 관리 전략 등 조직의 고민을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투입돼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최종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 절대평가 기준을 넘어서면 전부 채용하지만 합격 비율은 대략 60% 정도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인콤파스 방식으로 입사한 사원들은 일에 대한 습득력이 높고 적응 속도가 빠르다”며 “토익과 학점 등 획일적 기준에 의한 평가방식보다 우수한 인재를 찾아내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입사 희망자들이 서울시내의 한 고교에서 직무적성검사(GSAT)를 치르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국내 대기업들도 획일적 평가제를 버리고 원하는 인재 찾기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입사 지원자의 독창적인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2015년부터 창의성 면접을 도입했다. 교통사고를 줄이는 방안 등 창의성과 논리성을 동시에 묻기도 하며 전혀 관련이 없는 상황을 연계해 결론을 내라는 주문도 한다. SK그룹 역시 2012년부터 학벌·어학성적 등 스펙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스토리 텔링만으로 인재를 선발하는 ‘SK바이킹챌린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사진관을 운영한 지원자, 각종 전산대회 수상을 도맡아 한 지원자 등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선발됐다. 또 롯데그룹의 ‘스펙 태클 채용’, CJ그룹의 ‘리스펙트’ 등도 스펙을 고려하지 않는 블라인드 인재 선발 방식이다.





기업들이 이처럼 학점과 토익 등을 기초로 합격 여부를 결정 짓던 방식을 폐기하는 것은 더 이상 시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화 시대의 평균적 인재는 기업에서 역량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연구소장은 “인공지능(AI)의 발전 등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협력(Collabora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성(Creativity) 등 4C에 능한 인재를 찾다 보니 선발 방식도 달라지고 기업들의 인재발굴 노력도 전보다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재 선발 방식과 더불어 직원에 대한 획일적 평가제도도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폐기되고 있다. 구글은 2000년대 중순까지 직원의 성과와 관련해 41개의 등급으로 나눈 뒤 매 분기 이를 평가했다. 더욱 세분화할수록 정확한 평가를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데이터를 취급하는 세계 최대의 회사였지만 데이터 지상주의는 심각한 비효율을 가져왔다. 많은 직원이 성과 등급을 구분하고 도출한 결과에 대한 검토와 이의를 처리하는 데 업무 시간을 써야 했다. 관리자의 경우 3개월에 한 번씩 수천 시간을 여기에 허비했다. 구글은 결국 이런 ‘오류투성이’ 평가제도를 폐기하고 5개 등급으로 단순화했다. 다면평가제도도 보강했다. 직원들에게 1년간 자신이 거둔 성과를 적어 제출하라고 한 뒤 해당 사업과 관련한 동료들의 논평도 달도록 했다. 라즐로 복 인사담당 수석부사장은 “구글은 성과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는 다양한 시도를 하며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획일화된 평가제도를 버리고 심층적으로 해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