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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초록으로 물든 보리밭...싱그런 봄이 너울너울

■전북 고창

30㏊ 구릉 뒤덮은 푸릇푸릇한 보리

바람따라 일렁이는 초록물결 장관

학원관광농원 21일부터 축제 열어

6,000여그루 동백숲 품은 선운사

고즈넉한 고창읍성 거닐면 힐링 절로

고창군 공음면 학원관광농원 일원에서는 해마다 이 맘 때면 청보리밭축제가 열린다. 올해에는 21일부터 5월13일까지 23일간 축제가 이어진다.




보리밭에 안개가 내려앉았다. 초록색 보리와 젖빛 안개 사이의 구분은 수평선의 그것처럼 명확하지 않았다. 보리와 안개는 서로 뒤엉켜 아침 햇살을 받아내고 있었다. 카메라를 둘러매고 보리밭 주변을 서성이는 여행자의 바지 자락은 이슬에 젖어들었다. 카메라의 파인더 속에서는 잎새에 달린 영롱한 이슬방울들이 번져오는 햇살을 튕겨냈다. 차를 달려 고창으로 내려간 날 새벽의 보리밭은 그토록 화사하게 손님을 맞아줬다.

기자가 찾은 고창군 공음면 학원관광농원 일원에서는 해마다 이맘때면 청보리밭축제가 열린다. 올해에는 오는 21일부터 5월13일까지 23일간 축제가 이어진다. 청보리밭축제가 열리는 학원관광농원 일원에는 30㏊에 보리가 파종돼 있다. 수확한 보리의 70%는 일반에게 판매되거나 소비되고 20%는 맥주 재료로 사용되며 나머지 10%는 종자로 비축돼 내년 이맘때 또다시 일대를 파랗게 덮고 관광객들을 맞게 된다. 축제장은 대정마을과 한새저수지 양쪽 방면에서 접근할 수 있지만 축제가 시작되면 한쪽은 입구, 또 한쪽은 출구로 이용돼 일방통행만 할 수 있다. 축제기간에는 버스킹, 보리로 만든 식품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공음면 학원농장길 158-6.



퍼지는 햇살을 맞아 흩어지는 안개를 헤치며 고창읍성으로 향했다. 고창읍성은 조선 단종 때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했다. 모양성(牟陽城)이라고도 불리는 고창읍성은 나주진관의 입암산성과 함께 호남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였다. 모양성이라는 성의 이름에서 모(牟)자는 보리 모자로 이 지역이 일찍부터 보리가 많이 나는 지역이었음을 입증한다.

북쪽을 바라보고 있는 성문의 이름은 궁북루로 ‘북쪽에 계신 임금에게 머리를 조아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궁북루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은 화강암 위에 나무를 얹었는데 남쪽에 마파람이 비를 몰고 올 때 기둥 아랫도리의 나무가 썩지 않도록 한 것이다. 궁북루로부터 시작되는 성곽의 둘레는 1,684m로 한 바퀴 도는 데 30분이 소요되며 성안의 면적은 5만평에 달한다. 조선 후기까지만 해도 전국에 남아 있던 읍성의 숫자는 178개였지만 지금은 순천 낙안읍성, 해미읍성, 고창읍성 3곳만 남아 있다. 이 중 읍성 안에 민가들 없이 관아 건물만 있던 곳은 고창뿐이다.



읍성 아래에는 판소리박물관이 있다. 지난 2001년 개관한 박물관은 신재효 선생이 후학을 양성하던 곳으로 본채 자리에 박물관을 조성해놓았다. 박물관에는 동편제와 서편제를 대표하는 명창들과 관련한 콘텐츠를 모아놓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궁가·적벽가·춘향가·심청가·흥부가 다섯 마당의 자료가 전시돼 있다. 판소리박물관에서는 한 달 전에만 예약하면 1시간가량의 공연도 볼 수 있다.

선운사하면 동백숲이다. 천연기념물 184호인 동백숲은 성종때 식재된 후 600년이 흘렀다. 절 뒤편 둔덕 5,000평에 3,000그루가 식재됐다는 기록이 있는데 지금은 인근으로 퍼져나가 6,000그루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고창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선운사다. 선운사는 고려 때 창건한 절로 한때 암자 89개, 요사채 189개, 승려 3,000명이 기거하는 큰 절이었다. 1,500년 전 백제 때 창건된 절로 조계종 24교구 본사다. 미륵 사상의 본산으로 고창이 가지고 있는 천연기념물 7개 중 송악·동백숲·장사송 등 세 가지가 이 절에 있다. 이 중 송악은 절의 초입 왼쪽 암벽에서 방문객들을 제일 먼저 맞는다.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송악은 수령이 400년으로 뿌리가 암벽을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이채롭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선운사하면 동백숲이다. 천연기념물 184호인 동백숲은 성종 때 식재된 후 600년이 흘렀다. 절 뒤편 둔덕 5,000평에 3,000그루가 식재됐다는 기록이 있는데 지금은 인근으로 퍼져나가 6,000그루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동백 씨에서 추출한 동백기름을 팔아 절 살림에 보탰을 만큼 숲이 우거져 있다. 동백나무는 사철 내내 수분을 머금고 있어 산불이 나면 화재를 24분 정도 지연시키는 까닭에 법당 뒤편에 식재돼 있다. 선운사의 동백꽃은 비교적 늦은 3월에 피고 동박새들이 날아와 수정에 일조한다. 꽃은 3월 말부터 4월15일까지 절정을 이룬다. 봄에는 동백이 선운사의 주인이지만 가을의 주인은 꽃무릇이다. 9월20일을 전후해 2주일 정도 피어 있는데 꽃과 잎이 함께 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서로 사랑하며 만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상사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글·사진(고창)=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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