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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미·중 무역분쟁, 위기인가 기회인가

세계경제 뒤흔드는 G2 분쟁

한국에 부정적이지만은 않아

中에 한발 앞서는 기회 활용을

장윤종 산업연구원 4차산업혁명연구부장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지만 대규모의 폭발성을 지닌 휴화산이다. 3,000억달러를 넘는 대중 무역적자에 대해 미국 정부가 계속 문제 제기를 하기는 했으나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선전포고와 열전은 처음 있는 사건이다. 일촉즉발의 미중 무역분쟁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방 확대를 약속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중국이 무역분쟁의 확전과 수습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많이 연구하고 강온 양면의 대책을 심도 있게 준비해온 것으로 판단된다. 이것이 지금까지 전개된 미중 무역분쟁의 표면이다.

그런데 향후 전개될 분쟁의 양상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무역분쟁의 이면을 볼 필요가 있다. 크게 네 가지 이슈로 정리할 수 있는데 두 가지는 미국 고유의 이슈이고 다른 두 가지는 글로벌 이슈이다. 네 이슈 모두 세계 경제를 뒤흔들 폭발성을 지니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미국에 고유한 북미 정상회담의 레버리지 이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분쟁 현안을 미결 상태로 열어놓고 이를 북미 정상회담의 레버리지로 활용할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북미 회담 이후로 연기한 것과 마찬가지다. 북한을 두둔하는 것과 무역분쟁의 재발이 상충관계에 있다면 중국은 무조건 북한 편을 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둘째, 선진국 모두에 관계된 중국의 시장개방 이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무역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중국의 수출은 2001년 2,667억달러에서 2017년 2조2,792억달러로 16년 동안 8.5배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5.4%로 세계 평균의 2.4배 수준이다. 수입도 빠르게 증가했지만 줄곧 흑자 구조를 유지했다. 최근 5년간 흑자 규모는 무려 2조4,000억달러를 넘는다. 문제는 무역 규모의 증가에 상응하는 대외개방과 제도개혁이 만족스럽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의 시장개방 이슈는 현재 제기된 관세, 지식재산권, 내국인 대우 등의 문제뿐 아니라 환율·보조금 등 폭발성 있는 이슈들도 산재해 있다. 시장개방은 중국에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며 부작용 대비가 미흡한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어 중국이 이 도전에 얼마나 잘 대처하는가에 따라 중국의 미래와 세계 경제의 판도는 크게 변할 것이다.



셋째는 미국, 특히 트럼프 이슈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다. 향후 트럼프식 상호주의(trumpian reciprocity)라는 이름으로 세계 통상에 핫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가 독자적 성격을 지닌다고 생각하는 것은 중국의 개방조치에도 미국의 대중 적자는 크게 줄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과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무역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중국의 제도 개선은 무의미하고 분쟁은 끝날 수 없다. 미중 무역분쟁이 폭발성을 지닌 휴화산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끝으로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패권(digital supremacy) 경쟁 이슈이다.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세계 강국 전체가 각개약진의 국가주의 경쟁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EU는 중국의 추격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의 기술기업 인수합병(M&A)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기술이전 방어조치를 강화해나갈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은 자력갱생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빠질 공산이 높다.

네 이슈 중 트럼프식 상호주의를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나라에 부정적이지 않다. 그동안 중국의 거대한 진전에 속수무책이었다면 이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중국보다는 한발 앞서는(one step further)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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