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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人]'게임 3인방' 이준호·김택진·나성균의 남다른 친목?

구글·텐센트 국내 영향력 커지자

해외업체 공세에 '도원결의' 하듯

자전거·산행으로 '우정레벨' 키워

AI·간편결제 사업 등 아이디어 공유

서울대 동문·사옥 판교도 공통점





지난해 9월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181710) 회장과 가을 산행을 떠난 NHN엔터 직원들은 의외의 인물이 현장에 나타나 깜짝 놀랐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 개발자로도 유명한 김택진 엔씨소프트(036570) 대표가 산행에 동행했던 것. 김 대표는 이날 이 회장은 물론 NHN엔터 직원들과도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등 ‘특별한 관계’를 보여줬다.

2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이준호 회장, 김택진 대표, 나성균 네오위즈홀딩스(042420) 대표 등이 남다른 끈끈함을 자랑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게임 3인방’은 자전거 여행을 종종 즐기는데 이들이 타는 자전거는 이 회장이 직접 운영하는 아웃도어 가게에서 구매한 제품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판교 NHN엔터테인먼트 사옥까지 자전거로 출근할 정도로 자전거 마니아로 알려져 있으며 김 대표와 나 대표 또한 틈틈이 운동을 즐긴다.

이들 셋의 공통점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셋 중 맏형인 이 회장이 컴퓨터공학(83학번), 김 대표가 전자공학(85학번), 나 대표는 경영학(90학번)을 각각 전공했으며 모두 서울대에서 공부했다. 또 사옥이 판교에 있으며 1990년대 후반에 회사를 창업한 뒤 지금은 게임 외에 인공지능(AI), 간편결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나 대표와 김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인터뷰에서 가장 친한 지인으로 서로를 언급했을 정도로 이전부터 친분이 두터웠지만 이 회장이 이들 사이에 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이 회장은 다소 내성적 성격에다 숭실대 교수 시절이던 1990년대 후반 검색 업체 ‘서치솔루션’을 창업한 후 지난 2000년 이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네이버컴(현 네이버)에 넘겨 국내 벤처 업계 대표들과 친분을 쌓을 기회가 적었다.



이후 이 회장과 김 대표는 2014년 각각 삼성동에 자택을 신축하며 ‘동네 주민’이 된 인연을 바탕으로 2015년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에서 뮤지컬을 같이 감상하며 친밀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 대표는 2015년 음원 서비스인 ‘벅스’를 NHN엔터 측에 1,059억원에 매각하면서 각종 사업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이 회장과 친분을 쌓았다. 이후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는 임직원 명절 선물로 NHN엔터가 서비스 중인 ‘페이코’ 상품권을 제공하기도 했다.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이 커지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업체 간 불화가 이들 세 사람에서만큼은 딱히 없었던 것 또한 친목을 다지게 된 계기로 분석된다. 김 대표의 경우 한때 의기투합했던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와 2015년 경영권 분쟁을 겪은 후 사이가 틀어졌다. 이 회장은 NHN 최고기술책임자(CTO) 재직 시절 NHN 게임 부문 대표를 맡고 있던 김범수 현 카카오 의장과 사업방향에 대해 이견을 보였으며 2016년 NHN엔터가 카카오게임즈에 서비스 관련 특허소송을 제기하며 관계가 예전만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대표의 경우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했던 장병규 현 블루홀 의장과 경영방향 등과 관련해 의견 차이를 보였으며 2005년 장 의장은 네오위즈를 나와 첫눈·본엔젤스·블루홀 등의 회사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각자 행보를 걸었다. 네오위즈는 이외에도 온라인 게임인 ‘피파온라인’ 퍼블리싱 권한과 관련해서는 넥슨과, 중국의 국민게임으로 불리는 ‘크로스파이어’와 관련해서는 권혁빈 대표가 이끄는 스마일게이트와 각각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들 3인방과 갈등을 겪었던 넥슨·카카오·블루홀·스마일게이트 모두 공교롭게 판교에 사옥을 두고 있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과 7년 전만 하더라도 김택진·김정주·나성균 등이 힘을 합쳐 카카오에 53억원을 공동 투자하는 등 업계 분위기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때만 못한 상황”이라며 “구글·텐센트 등 해외 업체 영향력이 커져 가는 상황에서 국내 IT 벤처 1세대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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