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윤리 경영을 대폭 강화해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이정희(사진) 신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유한양행(000100) 대표)은 2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협회 사무실에서 취임 두 달여 만에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국민들이 제약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임기 2년 동안의 가장 큰 숙제”라고 강조했다. 그가 국내 제약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초점을 맞춘 핵심 과제는 ‘윤리 경영’이다. 이 이사장은 “국내 제약기업들은 한국전쟁 후 불모지나 다름없던 상황에서도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많은 일을 해왔지만 막상 국민의 시선은 차갑기만 한 점이 아쉽다”며 “14개 이사장단 제약사를 중심으로 윤리 경영 인증을 받는 등 모범을 보여 제약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실제로 지금까지 14개 임원사 중 3곳이 국제표준화기구가 제정한 윤리 경영 시스템의 국제표준인 ISO 37001을 획득했으며 올해 중으로 나머지 임원사들도 모두 인증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과 제약사-벤처 간의 원활한 교류를 돕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사업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도 밝혔다. 이 이사장은 “과거에는 제약사들이 신약 후보 물질을 탐색하는 단계부터 상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에 공을 들여야 했지만 최근에는 각각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들을 잘 연결해 가치를 창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성화하는 추세”라며 “협회도 지난해부터 벤처와 제약사들이 만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하기 위해 애써왔으며 앞으로는 이런 교류와 만남이 시스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특히 혁신 신약 물질의 리서치 작업은 AI의 발달로 상당히 시간이 단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회원사들이 실제로 연구개발(R&D)에 활용할 수 있는 AI 신약 개발 지원 시스템을 협회 차원에서 갖춰 제공하는 것을 올해의 과제로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혁신 신약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약가 정상화, R&D 투자에 따른 세제 혜택 등 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호소했다. 이 이사장은 “국내 제약기업들은 수차례에 걸친 약가 인하를 겪어왔는데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약가 정책이 일관되게 유지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업계에서 불거진 R&D 비용 회계 처리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일부 바이오벤처들만이 R&D 투자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제약사와 협회 회원사는 임상 3상 비용 정도만 자산으로 처리하는 등 극히 보수적인 회계 처리를 하고 있어 문제가 될 일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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