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은 23일(한국시간) 오후 이 같은 내용의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 Hyundai Proposals)’을 공개하고 현대차그룹에 대한 공격에 착수할 뜻을 드러냈다. 가속화 제안의 4대 요구는 △현대차와 모비스를 합병 △모든 자사주를 소각 △순이익의 40~50% 배당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 세 명 추가 선임이다.
문제는 4대 요구 모두 현대차그룹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제안이라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안은 정몽구 회장 부자가 기아차 소유 현대모비스 지분을 취득해 현대차-기아차-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끊는 데 있다. 그러나 엘리엇의 요구대로 현대차와 모비스를 합병시켜 지주사로 세울 경우 정 회장 부자는 홀딩컴퍼니 지배 지분 확보를 위해 막대한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또 현행법상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소각해 외부 주주의 의사결정권을 확대하라는 제안과 순이익의 40~50% 고배당도 무리한 요구다. 사외이사 추가 선임 역시 외부주주 의사를 반영해 이사회를 개편하라는 것이어서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자동차 업계는 엘리엇의 무리한 요구를 본격적인 공격 신호로 해석한다. 모비스·현대차·기아차 주식을 1조원 이상 확보한 엘리엇은 모비스 주가를 끌어올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무력화시킨 뒤 ‘딜’을 시도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블록딜로 이익을 챙기거나 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한다는 얘기다. 두 방안이 실패할 경우 다른 주주들을 부추겨 고배당을 관철시킬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주주 및 투자자에 출자구조 재편에 대한 취지와 당위성을 설명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준호·조민규·구경우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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